항공권 구매, 호텔 예약 등은 여행사나 예약대행 웹사이트에서 손쉽게 할 수 있다. 특정 호텔 체인의 전세계 지점 어디에 빈 방이 있는지, 여객기나 열차의 시간대별 좌석 현황이 어떤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이용자에게 보이지 않지만 서비스의 실시간 재고를 관리하는 GDS(글로벌유통시스템) 덕분이다.
GDS를 골프장 운영에 끌어온 스타트업이 2019년 설립된 AGL(에이지엘)이다. 에이지엘은 최근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누적 투자유치액은 400억원 규모로 늘었다. 이번 투자는 액수도 작지않지만 투자자들의 면면이 눈길을 끈다.
4대 금융그룹의 벤처캐피털(VC)인 KB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 하나벤처스, 우리벤처파트너스가 빠짐없이 참여했다. KDB산업은행도 나섰다. 이밖에 SV인베스트먼트, TS인베스트먼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등 주요 VC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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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마케팅에 진심인 금융사들 몰렸다━
또 다른 투자사 관계자도 "글로벌 시장 개척과 고객 서비스, 마케팅 확대 등에 골프의 역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에이지엘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했다.
그런데 골프업계에 GDS 활용은 더딘 편이었다. 개별 골프장들이 일제히 예약·결제·운영 시스템을 디지털전환(DX)하고 통합하기 쉽지 않았다. 이용객은 원하는 곳에 직접 연락해야 하거나, 예약 중개 서비스를 쓰더라도 번거로웠다. 개인이 티타임(시작시간)을 예약할 수 있게 한 애플리케이션(앱)이 있지만 금융·여행사 등이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활용하기엔 제한이 있었다. 이 고민을 에이지엘이 풀어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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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항공·여행 앱에서 골프장 원스톱 예약━
황 대표의 골프업계 경력은 또다른 투자유치 포인트다. 황 대표는 골프코스매니지먼트(GCM) 코리아 대표를 지내는 등 골프산업에 20여년 종사해 왔다. 2019년 창업, GDS를 골프장 티타임 예약에 적용한 타이거 GDS를 개발했다. 조경훈 하나벤처스 상무는 "짐 황 대표는 글로벌 골프 전문가로서 전세계에 골프장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에이지엘은 고객이 금융·여행사 채널을 통하지 않고 직접 이용하는 B2C 앱 '헤이티타임'도 운영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헤이티타임은 일본, 싱가포르 등 외국인 이용자들도 손쉽게 전세계 골프장을 예약할 수 있도록 다국어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며 "언어장벽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투자를 통해 국내외 제휴 골프장과 파트너사를 확대하고 글로벌 사업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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