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릿고개…기아, 하이브리드로 막고 보급형 모델로 찌른다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김도균 기자 | 2024.04.05 15:49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서 판매 목표 구체화…"10% 이상 영업이익률 유지"

(서울=뉴스1) = 송호성 기아 사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CES 2024'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기아 PBV 비전과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기아 제공) 2024.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올해 37만2000대→2030년 81만7000대.

기아가 하이브리드차(HEV) 판매 목표를 구체화했다. 전기차(EV) 시장 성장 둔화라는 보릿고개를 하이브리드차로 넘겠다는 복안이다. 향후 3년간 전기차 수요가 정체될 거라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 하이브리드차 판매로 수익성을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전기차 캐즘(대중화 직전 수요 감소 현상)에 맞서 저가형 전기차를 투입해 전동화 선도 브랜드의 입지도 선제적으로 다져놓겠다는 전략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최근 전기차 수요 전망에 따르면 2030년의 수요는 큰 변동이 없지만, 2024년부터 2026년까지의 수요 성장 속도는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응 전략의 핵심은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다. 지난해 출시된 카니발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올해 6개 차종으로 늘린다. 2026년 8종, 2028년 9종으로 확대한다. 주요 차종 대부분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운영하게 된다.

기아는 소형급에 하이브리드 2종을 추가해 수요층을 확보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4분기 경영실적 발표 당시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셀토스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하겠다고 밝혔다. 하이브리드차 판매 목표는 올해 37만2000대, 2026년 57만4000대, 2027년 60만2000대, 2028년 80만대, 2030년 81만7000대로 잡았다.

올해부터 3년간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줄어들 거라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실물경기 부진, 전기차 보조금 축소, 충전 인프라 부족 등에 따른 전기차 수요 둔화 국면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궁극적인 목표는 전기차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전동화 전환은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에 장기 목표에는 변화를 크게 주진 않았다. 당초 목표였던 2030년 전기차 판매량 160만대를 재확인했다. 2024년 30만7000대, 2027년 114만7000대, 2030년 160만대로 설정했다.

올해까지는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전기차보다 많겠지만 그 이후에는 전기차를 더 팔겠다는 목표다. 전기차 성장세 둔화가 다소 해소될 것으로 전망되는 2027년부터는 전기차 판매 목표를 하이브리드차의 2배로 설정했다. 2024년 30만7000대, 2027년 114만7000대, 2030년 160만대로 설정했다.


가격 부담을 낮춘 대중화 모델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한국·북미·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EV3를 시작으로 EV2, EV4, EV5 등 총 6개의 대중화 모델을 운영할 예정이다.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는 카렌스EV를 포함한 현지 특화모델 2개 차종을 신규 출시한다. 대중화 모델 판매는 올해 전체 전기차 판매 비중의 43%, 2025년 55%, 2026년 66%로 예상한다.

EV5와 EV4, EV3 등 중소형 전기차 모델을 3만5000달러(4722만원)~5만달러(6746만원) 가격대로 출시할 예정이다. EV2와 신흥 시장 전략 모델은 3만5000달러 이하의 엔트리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PBV(목적기반 모빌리티)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기아는 내년 첫 중형 PBV인 PV5를 출시하고 PBV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PBV 라인업 가운데 가장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대형 PBV인 PV7은 2027년 출시할 예정이다. 2030년 전후 연간 PV5 15만대, PV7 10만대 등 총 25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PBV란 캠핑카·택배차·택시 등 개인 목적에 따라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는 자동차를 의미한다.

또 올해도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평균 수익을 상회하는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기업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 올해 목표는 11.9%로 잡았다. 기아는 지난해 11.6%로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기아의 경우 수익성이 좋다고 평가받는 일본 토요타의 지난해 예상 영업이익률 11.3%를 넘는다.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은 9.2%였다.

단기적으로는 전기차 원가 경쟁력,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차의 고수익성을 바탕으로 실적을 유지하면서 장기적으로 전동화 전환을 기반으로 SDV(소프트웨어중심차) 중심의 신규 수익원을 창출해 영업이익률을 1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기아는 그동안 획기적인 전기차 라인업 구축, 고객 중심의 모빌리티 미래 제시 등 사업 전반의 다양한 변화를 진행해왔다"며 "자동차 시장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구체화한 중장기 전략을 실행함으로써 고객, 공동체, 글로벌 사회와 환경에 기여하는 브랜드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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