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국제유가가 꿈틀대고 있는 점은 변수다. 수입 증가로 이어져 상품수지 흑자 확대를 제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성적 '적자늪'에 빠져있는 서비스수지 역시 골칫거리다.
5일 한은이 발표한 '2024년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누적 경상수지는 99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55억3000만달러 적자를 냈던 전년보다 확연히 좋은 출발이다.
상품수지가 11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덕분이다. 무엇보다 수출 개선세가 뚜렷하다. 1~2월 수출액은 1073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었다. 1~2월 반도체 수출(195억8000만달러)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7.9% 증가했다.
정부와 한은은 반도체 호조에 따른 수출 개선세에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상수지가 500억달러 흑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지난 2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기존 전망치(490억달러)보다 30억달러 많은 520억달러를 제시했다.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흑자폭이 당초 예상보다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단기 전망도 밝다. 무역수지 흑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는 42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3월 반도체 수출은 117억달러로 2022년 6월(123억달러)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부장은 "서버, 모바일, PC 등 전방사업의 AI(인공지능), 데이터 관련 수요가 견조하게 지속되고 있어 반도체 경기 개선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3월 통관기준 무역수지가 2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을 봐선 수출은 3월에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경상수지도 양호한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영국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4일(현지시간) 배럴당 90.65달러를 기록했다. 5개월 만에 90달러를 돌파했다. 싱가포르에서 거래된 두바이유 역시 배럴당 89.63달러로 90달러 목전까지 올랐다.
송 부장은 "원유도입단가는 국제유가보다 1개월 가량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며 "3월까진 원유도입단가가 전년 동월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지만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가 커지고 있어 4월 이후 원유도입단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상승은 4월 이후 수입과 경상수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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