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배상' 얼마나…리딩뱅크 변수될까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김도엽 기자 | 2024.04.05 05:11
주요은행 한화오션 충당금 적립액(추정치) 및 환입여부/그래픽=최헌정

은행들이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이하 홍콩 ELS)' 자율배상을 결정하면서 '리딩뱅크' 쟁탈전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2조원대로 추정되는 '홍콩 ELS' 배상금으로 은행권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다만 한화오션을 비롯한 충당금, 상생금융비용, 채권평가이익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2조원대 '홍콩 ELS' 배상금이 올해 금융지주와 시중은행의 순이익 순위를 바꿀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지주 기준으로 지난해 1위는 KB금융지주, 은행 중에선 하나은행이 리딩뱅크 자리를 지켰다. '홍콩 ELS' 배상금은 KB국민은행이 1조원대로 가장 많을 전망이고 이어 신한은행 3500억원, 하나은행 2000억원 순으로 예상된다.

배상금으로 금융회사 순위가 바뀔 것으로 보이나 배상금 외에 다양한 변수가 순위에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은행들이 부실에 대비해 쌓아놓은 충당금 효과가 첫 번째 변수다. 은행별로 제각각인 한화오션 충당금 환입 여부가 대표적이다. 하나은행은 약 1500억원 규모의 한화오션 충당금을 쌓았다가 지난해 대출상환으로 일부를 이익으로 환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도 약 300억원의 충당금을 이익으로 환입했다. 반면 국민은행은 한화오션 충당금 약 1500억원을 요주의여신으로 유지했다. 올해 다른 은행처럼 정상여신으로 재분류하면 1500억원 규모의 이익증가 효과가 생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충당금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쌓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요주의 이하 여신 대비 충당금 적립비율 기준으로 국민은행이 101%로, 유일하게 100%를 넘겼다. 반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85%, 61%로 상대적으로 낮다. 올해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연체율이 올라 대출부실이 늘면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충당금 부담이 은행별로 달라질 수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거액의 '홍콩 ELS' 배상금을 지불하더라도 숨은 이익이 곳곳에 있어서 생각만큼 실적에 타격이 없을 수 있다"며 "그만큼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생금융 지원액 비용처리 금액이 올해 실적에 영향을 준다. 신한은행은 올해 추가로 부담할 비용이 거의 없지만 △하나은행 1516억원 △국민은행 1271억원 △우리은행 1064억원으로 추가로 비용처리해야 한다.

올 하반기 이후 금리인하에 따라 은행들이 보유한 채권평가이익도 변수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은행별 유가증권 보유액(은행계정·금융감독원 통계)은 △국민은행 95조4654억원 △신한은행 86조9228억원 △하나은행 84조1270억원 △우리은행 77조7219억원에 달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상생금융 지원액이 '홍콩 ELS' 배상금과 맞먹기 때문에 올해 은행들이 상반기 거액의 배상금을 지급하더라도 전년 대비 순익이 크게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 금리인하 전망이 있어 은행이 보유한 채권에서 평가이익이 발생해 순익감소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요은행 상생금융 비용처리/그래픽=최헌정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
  5. 5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