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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합산 소득요건…버팀목 전세대출 7500만원→1억원, 신생아 특례대출 1억3000만원→2억원 상향━
구체적으로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의 신혼부부 소득기준을 현행 75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인다. 신생아 출산 가구 특례대출 부부합산 소득은 1억3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한다.
일부 정부 사업의 소득기준이 신혼부부에게 결혼 페널티로 작용해 혼인신고를 늦춘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정부는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해 신혼부부에게 특례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1월 출시된 신생아 특례대출이 대표적이다.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이내에 출산한 무주택 세대주에 연 1.6~3.3%의 금리로 5억원 한도로 주택구입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전세자금도 신혼부부에게 연 1.2~2.1%의 금리로 최대 3억원까지 대출을 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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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면 손해…위장미혼 판치는 이유━
결혼 장려를 위한 정책인데 정작 부부합산 소득이 적용되다보니 신혼부부들 사이에서 '결혼 페널티'라는 푸념이 나오는 이유다.
한푼이라도 이자비용을 아끼려는 신혼부부들은 육아·부동산 등 커뮤니티에서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것뿐 아니라 아이를 부모 한쪽 호적에만 올리는 방식까지 '꿀팁'이라며 공유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이 현실에선 서류상 미혼모·미혼부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선 소득요건 자체가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중산층이나 고소득층을 저출산 대책에서 홀대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단 지적이다. 저출산 대책의 목적이 저소득층 지원이 아닌 출산율을 높이는 데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부 정부 사업의 소득기준이 신혼부부에게 결혼 페널티로 작용해 혼인신고를 늦춘다는 지적에 따라 부부소득 합산 기준을 대폭 상향하는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근로장려금 맞벌이부부 소득기준도 3800만원 이하에서 4400만원 이하로 상향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맞벌이가구에 대한 근로장려금 지원금액과 지원인원이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3100억원 수준의 맞벌이 가구 지원금액은 3700억원까지 많아지고 맞벌이가구 지원인원도 20만7000명에서 25만7000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근로장려금은 부양가족 유무 및 맞벌이 여부에 따라 가구유형을 △단독가구 △홑벌이가구 △맞벌이가구로 분류하고 소득에 따라 근로장려세제(EITC) 지급액을 산정해 저소득가구에 지원 중이다. 단독가구의 경우 소득 2200만원까지 최대 165만원, 홑벌이가구는 소득 3200만원까지 최대 285만 원, 맞벌이가구의 경우 소득 3800만원까지 최대 33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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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페널티' 문제 지속제기…정부, 제도개선 추진하려는 이유━
혼인신고를 늦추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였던 청약 제도는 부부가 중복 당첨되더라도 먼저 신청한 청약을 유효한 것으로 제도를 개편했다. 과거에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에서 배우자의 당첨 이력이 있을 경우 청약을 신청할 수 없었다. 공공주택 특별공급의 맞벌이부부 합산 연소득 요건도 1억2000만원에서 1억6000만원으로 확대한 바 있다.
다만 정부가 이날 발표한 정책이 바로 도입되는 건 아니다.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과 신생아 출산가구 특례대출은 소득 구간별 대출금리를 확정한 후 시행 시기를 결정한다. 근로장려금과 관련한 내용은 올해 세법개정안 반영해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최종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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