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지난해 연결 이자이익은 7조9266억원으로 전년(7조4437억원) 대비 6.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견고한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기업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조6752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5대 금융지주 중 우리금융그룹과 NH농협금융그룹의 순이익을 넘어섰다.
호실적을 보였지만 수수료이익을 포함한 비이자이익은 오히려 감소세다. 기업은행의 비이자이익은 2020년 6145억원, 2021년 5971억원, 2022년 3844억원으로 점차 줄다가 지난해 6487억원으로 반등했다. 다만 지난해 유가증권관련손익이 크게 늘어 일회성 실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비이자이익의 핵심인 수수료이익은 2021년 6315억원, 2022년 5718억원, 지난해 4770억원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김성태 기업은행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비이자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카드, 퇴직연금, 외환과 수익증권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은행은 최근 카드 사업 확대를 통한 수수료이익 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개인고객·카드사업그룹'을 분리해 '카드사업그룹'을 따로 떼어내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최근에는 카드 전용 플랫폼인 IBK카드 애플리케이션(앱)을 구축하고 있다. 카드사업을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하고 대고객 카드 마케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미성년자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계좌 개설이 필요 없는 선불카드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날 공식 출범한 기업은행의 9번째 자회사인 IBK벤처투자도 이같은 비이자이익 활로 개척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BK벤처투자는 정책형 벤처캐피탈로서 민간 벤처시장을 보완하고 정부정책을 지원해 창업 초기 기업을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관계기업 투자로 1063억원의 지분법이익을 기록했다. 전년(619억원)에 견줘 71.7% 늘어난 수치다.
다만 벤처투자의 특성상 실질적인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IBK벤처투자는 창업 극초기 기업에 집중적인 지원을 펼칠 예정"이라며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벤처기업의 성장을 돕는다면 장기적으로 지분투자에 따른 비이자이익 등이 따라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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