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중앙재해대응센터는 이날 낮 12시 기준 대만 전역에서 사망자 9명, 부상자 1050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으로 고립된 사람은 101명으로 집계됐다. 연락이 닿지 않는 실종자가 34명으로 사망이나 부상자 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사망자는 진원과 가까워 피해가 집중된 화롄현에서 모두 나왔다. 대부분 산사태로 떨어진 낙석 등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유명 관광지인 타이루거국립공원에서 4명, 쑤화고속도로 주자창에서 1명, 다칭수이터널 휴게구역에서 2명, 광산지역에서 1명, 화롄현 시내 건물에서 1명 등이다.
지진 직후 100명 안팎으로 알려졌던 부상자 수는 피해 신고가 계속 접수되면서 10배 이상 늘었다. 건물이나 터널에 갇혔던 사람들은 속속 구출되고 있지만 아직도 최소 101명이 남아 있다.
중앙재해대응센터는 현재 화롄현 인근 광산 지역 64명, 타이루거국립공원 등 관광객 24명, 출근 길에 버스를 타고 있던 징잉호텔 5명 등이 고립돼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징잉호텔 직원 약 30명 등은 연락이 닿지 않아 실종자로 분류한 상태다.
화롄현 일대 학교와 직장은 운영을 중단했다. 화롄현과 연결된 도로와 철도 등이 폐쇄돼 피해 지역으로의 접근도 제한되고 있다. 집을 잃은 사람들은 학교 운동장과 체육관 등에 마련된 임시숙소에 머물고 있다. CNN은 화롄현 인구(약 30만명)의 30%는 도시에 살고 있지만 나머지는 접근하기 어려운 해안이나 산악 지역에 거주 중이어서 사상자 등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전했다.
TSMC는 주요 생산설비가 안전하다고 밝혔지만 생산라인 파손과 운영 중단 등으로 수백억원대 손실이 예상된다. IT전문매체 디지타임즈에 따르면 지진 발생 후 10시간이 지난 시점 TSMC의 장비 복구율은 70~80%대로 일부 공장 시설이 파손돼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아이폰 위탁생산 업체인 폭스콘과 대만 2위 파운드리업체인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도 전날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직원들을 대피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발생한 대만 지진은 약 2400명의 사망자가 나온 1999년 9월 21일 규모 7.6의 강진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대만 재난 당국은 지진 발생 후 이날 오전까지 300여 차례 여진이 발생했으며 향후 3~4일간 강도가 큰 여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고립자 구조와 실종자 수색 등에 나선 구조대원들도 여진 때문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백악관과 일본 총리실 등은 대만이 원할 경우 즉각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지칭하는 중국도 "이번 지진과 관련해 엄중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재난 구호 지원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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