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낮아지는 성장률에 높은 PER 부담…주가는 어디로[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24.04.04 18:35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테슬라 주가 추이/그래픽=김다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애플과 사우디 아라비아의 석유회사인 아람코를 합친 것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하곤 했다.

테슬라의 시총이 머스크의 장담대로 압도적인 전 세계 1위가 되려면 진정한 혁신으로 성장세가 가속화돼야 한다.

물론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기술과 현재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혁신으로 실적을 급성장시킬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하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FSD와 옵티머스가 언제 상용화될지 요원한 가운데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는 3일(현지시간) 테슬라가 토요타와 같은 일반적인 자동차회사를 닮아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토요타는 견고한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력적인 자동차를 꾸준히 내놓는 세계적인 자동차회사다. 하지만 테슬라 투자자들에겐 테슬라가 토요타를 닮아간다는 얘기가 끔찍한 악몽처럼 들릴 수 있다. 밸류에이션 때문이다.

토요타는 2025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에 불과하다. 반면 테슬라는 43배에 달한다.

이처럼 밸류에이션 격차가 큰 이유는 테슬라의 성장 속도가 토요타에 비해 월등히 빨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테슬라의 성장 속도는 급격히 둔화됐고 영업이익률은 하락하고 있다.

자동차회사별 올해 영업이익률 전망치/그래픽=김다나

테슬라의 올해 영업이익률은 9%에 못 미치는 8.7%로 전망된다. 이는 올해 토요타의 영업이익률 전망치 11.9%에 3%포인트 이상 뒤쳐지는 것이다. 2022년만 해도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은 거의 17%에 달해 약 8%였던 토요타를 압도했다.

이에 대해 퓨처펀드 액티브 ETF(상장지수펀드)의 공동 설립자이자 테슬라 주주인 게리 블랙은 "왜 성장하지도 않은 기업(테슬라)에 (EPS의) 43배나 되는 돈을 지불할까"라고 반문했다.

팩트셋이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테슬라의 올해 EPS는 2.80달러로 지난해 3.12달러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2025년에는 EPS가 다시 3.88달러로 늘어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테슬라의 2025년 EPS 전망치는 지난 1년간 45% 낮아졌고 올 1분기 전기차 인도량이 극히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테슬라의 올 1분기 전기차 인도량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 것이란 시장 컨센서스와 달리 8.5% 감소했다. 이에 대해 JP모간의 애널리스트인 라이언 브링크먼은 테슬라의 올 1분기 전기차 인도량이 시장 컨센서스를 "기록적으로" 하회함에 따라 테슬라의 2025년 EPS 전망치를 기존 4.25달러에서 3.35달러로 낮춘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몇 개월 전만 해도 테슬라가 2023년부터 2026년까지 매출액과 순이익이 연평균 25%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제는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낮춰 잡고 있다.

퓨처펀드 액티브 ETF의 블랙은 성장주 투자자들에겐 성장률 하락이 절대적인 밸류에이션 수준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테슬라가 성장이 거의 없는 가치주가 될 것이란 의미는 아니다.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테슬라의 매출액이 향후 5년간 100%, 2배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기간 토요타와 포드의 매출액 성장률은 각각 20%와 10%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배런스는 테슬라의 향후 매출액 성장률이 다른 전통적인 자동차회사들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긴 해도 이전에 비해서는 대폭 낮아진 만큼 테슬라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며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BC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올들어 32.2% 급락했으나 올해 EPS 전망치 기준 PER은 여전히 59배가 넘는다. 이는 올들어 주가가 80% 가까이 급등한 엔비디아의 선행 PER 36.4배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사실 PER이 싸다, 비싸다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 기업의 모든 스토리가 녹아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PER이 다른 자동차회사에 비해 높은 것은 테슬라가 단순한 자동차회사가 아니라 자동차 소프트웨어부터 로봇공학, 에너지, 인공지능(AI)까지 포괄하는 혁신기업이라는 믿음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이런 종합적인 스토리는 한 분기나 1년 실적이 나빴다고 바뀌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테슬라가 가지고 있는 첨단기술들도 수익으로 연결돼야 의미가 있다. 문제는 테슬라 매출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기차 사업은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고 새로운 수익원은 부각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점차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머스크가 오늘 23일 실적 발표 때 테슬라의 미래에 대한 의구심과고 불확실성을 해소시켜 줄만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정보와 가이던스를 제시해줄지 주목된다.

한편, 4일엔 신규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 외에 특별한 경제지표 발표는 없다. 다만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비롯해 톰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의 발언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베스트 클릭

  1. 1 [단독]구로구 병원서 건강검진 받던 40대 남성 의식불명
  2. 2 박지윤, 상간소송 와중에 '공구'는 계속…"치가 떨린다" 다음 날
  3. 3 2세 신발 만든 지 5개월 만 파경…지연, 황재균 흔적 싹 다 지웠다
  4. 4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쯔양 복귀…루머엔 법적대응 예고
  5. 5 33평보다 비싼 24평…같은 아파트 단지인데 가격 역전된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