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강서구 대한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제45대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취임식에서 윤성찬 신임 회장이 이같이 언급했다.
윤성찬 회장은 취임사에서 "현재 양방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메꾸기 위해 양방 공중보건의들이 병원으로 파견 가면서, 이들이 기존에 근무했던 지방의 의료 소외지역 역시 의료공백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는 한의사 역시 해부학·생리학·병리학·약리학 등을 공부한 전문가들"이라며 "이들을 활용한다면 의료 소외 지역의 1차 의료 공백을 충분히 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의사들이 양의사의 눈치를 봐선 안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한의계는 몹시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보건 의료계 역시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있다"며 "한의계의 상황과 보건 의료계의 위기는 결국 하나로 연결된다"라고도 했다. 이어 "고작 양의사라는 직역 하나에 발이 묶여 전 국민이 양의사들의 눈치만 보는 작금의 현실은 대한민국 건국 이래 수십 년 간 이어져 온 양방 중심의 보건의료 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그는 1차 의료에서 (정부가) 한의사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도 보건지소가 설치되지 않은 지역에 존재하는 보건진료소엔 간호사·조산사 등이 보건 진료 전담 공무원으로서 일정 교육과정을 거친 뒤 감기, 소화기 장애,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 치매와 두통 등 신경과 영역에 이르기까지 1차 의료를 담당하고 있다"며 "증상에 따라 혈압약·당뇨병약을 포함해 89개 품목의 양방 의약품을 처방하고 있다"고 했다.
윤 회장은 최근 일부 의원급에서 주 40시간까지만 진료하겠다며 진료 축소를 선언한 데 대해 "의료인으로서 진료를 무기로 국민에게 윽박지르는 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1차 의료 대부분을 차지하는 질환에 대한 한의원의 치료 효과, 질환 관리는 양방의원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라고도 했다.
한편 지난 1일 취임한 윤성찬 회장과 정유옹 수석부회장은 2월 26~28일 실시한 제45대 회장·수석부회장 선거에서 총 선거인 2만278명 가운데 68.85%인 1만3962명이 투표했고, 이 가운데 47.03%인 6567표를 얻어 당선됐다. 지난 1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윤성찬 회장은 원광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경기도 한의사회 재무부회장, 제29·30·31대 경기도한의사회장, 중앙대의원,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정유용 수석부회장은 대전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중랑구한의사회장, 서울시한의사회 기획이사, 중앙대의원으로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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