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튀르키예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68.5%로 집계됐다. 이는 블룸버그 전망치(69.1%)보다는 낮았지만, 전월치(67.1%)보다 높아졌다. 서비스, 교육, 음식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이었다. 교육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04%, 전월 대비 13%로 가장 많이 올랐다. 식품, 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전월의 72.9%에서 75.2%로 높아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도 튀르키예 인플레이션은 5개월 연속 70%에 근접했다"고 했다. 튀르키예는 팬데믹 이후 세계 각국이 앞다퉈 금리 인상을 결정할 때도 에르도안 대통령의 고집으로 '금리인하' 정책을 펼쳤었다. 또 최저임금도 급격하게 올렸다. 이 여파로 물가가 급등하고, 화폐 가치가 급락하자 지난해 6월부터는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8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다. 지난 2월에는 '긴축 종료'를 시사하며 동결을 결정했지만, 지난달 '인플레이션 전망 약화'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역대 최고 수준인 50%로 올렸다.
전문가들은 월간 인플레이션 수치가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줄었다는 것을 시사할 수도 있지만,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니콜라스 파르 경제학자는 "월간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기는 했지만, 정책 입안자들이 달성하고자 하는 한 자릿수 인플레이션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며 "최근 인플레이션 수치는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고 정부가 재정 정책 긴축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최근 지방선거 참패로 '30년 종신 집권' 계획 등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것도 추가 긴축의 가능성을 높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선거 패배를 인정한 뒤 물가 안정을 위한 금리 인상 등 긴축 기조를 고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주요 외신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선거 참패에 대해 "물가 상승, 경기침체에 지친 유권자들이 에르도안 대통령을 처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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