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 대박이라더니…신약 바이오 대규모 적자 언제까지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24.04.03 16:27
고바이오랩과 지놈앤컴퍼니의 2023년 연결기준 실적/그래픽=이지혜
코스닥 대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기업으로 꼽히는 고바이오랩지놈앤컴퍼니가 대규모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등 상업화 성과를 확보하지 못한 영향이다. 주가는 계속 하락해 투자자 손실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지놈앤컴퍼니 주가는 상장 이후 최고점 대비 10분의 1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고바이오랩과 지놈앤컴퍼니는 나란히 2020년 4분기 상장해 매출 증대와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 두 기업 다 지난해 말 계속사업손실에 대한 관리종목 지정 유예기간이 종료됐다. 또 매출액 30억원 미달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유예기간은 내년 말 끝난다. 두 기업 다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이 30억원 미만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바이오랩과 지놈앤컴퍼니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각각 185억원, 551억원으로 적자를 냈다. 지놈앤컴퍼니는 2년 연속 500억원 이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고바이오랩과 지놈앤컴퍼니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앞세워 각각 2020년 11월과 12월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두 기업은 IPO(기업공개) 당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기술이전을 자신했지만, 신약 상업화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고바이오랩은 건강기능식품, 지놈앤컴퍼니는 마이크로바이옴 CDMO(위탁개발생산)와 화장품으로 일부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바이오랩은 상장 다음 해인 2021년부터 면역 피부질환 치료제 기술이전을 통해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 영향으로 임상시험이 지연됐고 기술이전 거래도 속도를 내지 못했다.

고바이오랩은 2021년 중국 신이(SPH Sine Pharmaceutical Laboratories)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후보물질 'KBL697' 및 'KBL693'의 중화권 지역 권리를 이전하는 내용이다. 계약 규모는 총 1억725만달러(약 1450억원)다. 계약금은 250만달러(약 34억원)로 적자에서 벗어나기엔 부족한 규모다.


또 고바이오랩이 기술이전을 기대한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 'KBLP-007'은 임상시험을 자진 취하했다. 임상 중단 사유는 환자 모집 어려움과 전략적 의사결정 등이라고 설명했다.

지놈앤컴퍼니는 IPO 전인 2019년 LG화학과 체결한 'GEN-001' 계약 이후 눈에 띄는 기술이전 거래를 성사하지 못하고 있다. GEN-001은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으로 당시 동아시아 권역 권리를 LG화학에 이전했다. 당시 구체적인 계약의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지놈앤컴퍼니의 지난해 신약 개발 사업 매출액은 약 2억원으로, 전체의 1.5%에 불과하다. 신약 파이프라인 기술이전 거래의 상업화 성과는 미미한 수준인 셈이다. 지놈앤컴퍼니는 IPO 당시 GEN-001 기술이전으로 지난해인 2023년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현실과 괴리가 크다. 마이크로바이옴 피부질환 치료제 'GEN-501' 기술이전도 실패했다.

다만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첫 번째 경구용(먹는 약)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승인하면서 국내외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신약 개발이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 등 마이크로바이옴을 적용할 수 있는 산업군이 넓어지고 있는 점도 기대할 만한 요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면역항암제나 병용요법, 뇌질환 치료제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국내 기업의 상업화 성과가 부진한 것은 사실"이라며 "CDMO나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활로를 찾고 있지만 무엇보다 신약 파이프라인 임상 연구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증명해야 시장의 관심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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