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중 피격 사망한 시장후보…선거 앞둔 멕시코 잇단 비극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 2024.04.03 17:50
오는 6월 2일 대통령선거·국회의원선거·지방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멕시코에서 출마 선언을 한 후보들이 잇따라 피살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집권여당인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 소속의 히셀라 하이탄(38) 셀라야 시장 후보가 지난 1일(현지시간) 출마선언 직후 지역 유세장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사진=히셀라 하이탄 후보 SNS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집권당인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 소속의 히셀라 하이탄(38) 셀라야 시장 후보가 전날 출마선언 직후 지역 유세장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소셜미디어(SNS)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하이탄 후보가 자신의 당명인 "모레나"를 외치며 길거리를 걷고 있을 때 갑자기 총성이 들리고, 군중이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는 사이로 그가 쓰러지는 모습이 보인다. 멕시코 현지 매체는 하이탄 후보가 신변 보호 요청을 한 지 몇 시간 만에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이날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정례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우리 당 소속 시장 후보가 살해된 것을 확인했다"며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나선 사람들이 거리에서 대면해야 할 이런 상황에 대해 매우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 카르텔이 시장을 결정하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살해 사건으로 정부는 일부에게 경호원이나 방탄 차량을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지방자치단체 후보자들이 보안 문제에서 후순위에 있다는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6월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갱단의 행동이 늘 것으로 멕시코 당국은 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출마를 선언한 후보자 가운데 15명이 사망했다. 통신은 "누구도 살해에 대한 책임이 어디에 있다고 지목하지 않지만, 멕시코 마약 카르텔이 지역 경찰을 통제하거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돈을 갈취하기 위해 종종 시장과 시장 후보의 암살을 시도해왔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멕시코 남부 태평양 연안의 게레로주에서 칠라파시의 유력한 시장 후보로 두각을 나타내던 여당 소속 토마스 모랄레스가 자신의 집 앞에서 총을 맞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게레로주의 또 다른 도시 아토야츠의 시장 후보였던 알프레도 곤잘레스도 지난달 초 총격범에 의해 살해됐다. 게레로주는 미국 국무부가 범죄와 폭력을 이유로 자국민에게 여행 금지를 권고한 멕시코의 6개 주 중 하나다.

지난 2월에는 이웃 미초아칸주 마라바티오에서 시장 후보 2명이 서로 몇 시간 간격으로 총격범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한 사람은 집권 모레나당 출신이고 다른 한 명은 보수정당인 국민행동당 소속이었다. 또 다른 시장 후보는 이미 작년 11월에 죽은 채 발견됐다.

ABC뉴스는 지난 2006년 펠리페 칼데론 당시 대통령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마약 퇴치 캠페인을 시작한 이래 42만 건 이상의 살인 사건과 수만 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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