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질 생각'이 없는 사과값…대통령도 "마음 무겁다"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 2024.04.03 05:00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2일 오전 서울시내 한 전통시장에 사과가 진열돼 있다. /사진=김명년
"국민들의 부담이 해소되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기 위해 1500억원 이상의 납품단가, 할인판매 지원과 같은 특단의 조치를 실시했지만 국민들의 부담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동향이 발표된 직후 나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특히 농산물과 국제유가 인상분이 물가를 이끌었다. 특히 사과와 배 가격은 급등세를 이어갔다. 정부는 물가가 정점을 찍은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장바구니 물가 대응에 나섰다.



"이런 사과값은 없었다"…44년 만에 가장 많이 오른 사과값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2024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1% 상승한 113.94로 집계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2.8%를 기록하며 6개월 만에 2%대로 진입했지만 지난 2월(3.1%)부터 다시 3%대를 기록 중이다.

계절적인 요인과 일시적인 충격을 배제한 근원물가는 안정세를 유지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방식의 근원 물가지수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2.4%를 기록하며 전월(2.5%)보다 소폭 하락했다. 농산물석유류제외지수 상승률 역시 한 달 사이에 2.6%에서 2.4%로 떨어졌다.

하지만 과일 등 농산물 가격은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농산물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5% 올랐다. 신선과실의 물가 상승률은 40.9%다. 과일값 급등세의 핵심으로 꼽히는 사과(88.2%)와 배(87.8%)는 관련 물가 조사가 시작된 1980년 1월, 1975년 1월 이후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

정부는 과일 물가가 체감보다 더 높게 형성됐다고 설명한다. 통계청 조사에는 정부의 할인 지원이 전부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과일류 소비자 체감가격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현장에서 뵙는 소비자들의 말씀으로 체감물가는 보다 낮아지고 있다고들 하신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국민들께서 느끼는 물가 수준이 결코 낮지 않다"고 언급한 것처럼 전반적인 체감 물가는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체감물가라고 할 수 있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8% 상승하며 전체 상승률을 웃돌았다.



정부,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 무제한·무기한 투입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기 위해 1500억원 이상의 납품단가, 할인판매 지원과 같은 특단의 조치를 실시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부담이 해소되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며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때까지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을 무제한, 무기한으로 투입하고 지원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대책의 효과가 나타난 품목도 있다. 망고 가격은 수입과일 확대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4% 떨어졌다. 마늘(-11.1%), 양파(-10.5%) 등 채소도 가격이 내려갔다. 정치적 공방의 대상이 됐던 파는 가격이 23.4% 올랐지만, 올해 1~2월에 50.1~60.8%까지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물가당국은 향후 물가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등 불확실성은 남는다. 석유류 가격만 하더라도 지난달에 1.2% 상승하며 13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매끄럽지 않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2%대 물가에 조속히 안착되도록 적극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농축수산물 유통구조 개선 등 구조적인 대응에도 나선다. 최 부총리는 "3월에 연간 물가의 정점을 찍고 하반기로 갈수록 빠르게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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