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물가 정점"…'못난이사과'부터 '재정 풀기'까지 분주한 정부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세종=유재희 기자 | 2024.04.02 16:40
[서울=뉴시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대구광역시 군위군의 한 사과 농가에서 올해 사과 생육 관련 현황 및 개화기 저온피해 대응 상황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4.04.01.
정부가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긴급 가격안정자금'을 무제한, 무기한으로 투입한다.

지난해 가을부터 과일 가격 안정을 위해 비축물량 공급 확대, 할당관세 지정, 가격안정자금 투입 등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약발이 통하지 않은 탓이다. 정부는 계획대로라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본다. 2%대 물가 상승률의 조기 안착이 정부의 목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4월부터 기상 여건이 개선되고 정책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추가적인 특이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3월에 연간 물가의 정점을 찍고 하반기로 갈수록 빠르게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상목 "3월, 연간 물가의 정점"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는 통계청의 '2024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직후 열렸다. 과일값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물가 상승률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컸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3.1%로 전월과 동일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5% 오르면서 3%대를 유지했다. 사과(88.2%)와 배(87.8%)의 가격은 역대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도 전년동월대비 1.2% 오르는 등 이른바 '공급측' 요인이 많이 작용했다.

다만 변동성이 높은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하고 추세적인 물가를 보여주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대비 2.4%로 지난 2월(2.5%)보다 하락하면서 안정적인 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한국은행 역시 향후 물가 흐름은 '둔화' 쪽에 무게를 둔다. 다만 불확실성에도 방점을 찍고 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추세적으로는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나 유가와 농산물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당분간 매끄럽지 않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농산물 가격이라는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의 무제한 투입을 예고했다. 현재 1500억원 규모의 농축산물 긴급 가격안정자금이 운용되고 있지만 '특단의 조치'에도 과일값 등 농산물 가격이 좀처럼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고물가의 상징 '사과값'…왜 안 잡혔을까



실제로 기재부는 지난해 10월 사과 등 가격이 불안정한 12개 농산물에 대해 최대 30% 할인 지원을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사과 가격 안정을 위해 계약물량의 집중적인 조기 출하, 못난이 사과 시장 출하 확대를 추진했다. 같은 달 바나나, 망고, 자몽 등 수입 과일의 할당관세도 인하했다.

올해 들어선 설 명절을 앞두고 공급 물량을 늘리는 대책을 폈다. 특히 명절 수요가 집중되는 만큼 사과·배는 전체 정부 공급 물량의 60% 이상인 4만4000톤을 설 명절을 앞두고 집중 공급했다. 농협 과일 선물 세트는 10만개를 시중 가격에 비해 15~20% 할인 판매했다.

설 명절이 지난 이후에도 과일 가격이 안정되지 않자 정부는 재정투입 규모를 늘렸다. 지난달 6일에는 3~4월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에 600억원을 투입해 주요 먹거리 체감가격을 40~50% 인하하고 수입과일 3종에 대한 추가 관세 인하와 함께 오렌지·바나나 등 주요 과일을 직수입하기로 했다.

이후에도 먹거리 가격 급등으로 민심이 어수선해지자 1500억원의 긴급 가격안정자금을 투입했다. 농산물 단가를 누르는 예산을 기존의 5배에 가까운 수준인 960억원, 전국 대형마트 등에서 농축산물 구입시 최대 2만원 할인받을 수 있는 할인 예산도 2배 이상인 500억원으로 늘리는 게 골자였다.

그런데도 지난달 사과·배 가격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게 치솟았다. 전년동월 대비 상승률만 90%에 육박했다. 최 부총리는 "정부는 '장보기 무섭다'는 말 한마디를 무겁게 받아들여 2%대 물가가 조속히 안착되도록 총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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