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값 뛰고 철광석값 떨어지는 데에는 중국이 있다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 2024.04.02 18:02
올들어 철광석 가격이 t당 100달러가 붕괴되는 등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구리 가격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철광석과 구리 가격의 엇갈린 움직임은 부동산을 대신할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는 중국의 변화에 따른 원자재 시장의 재편을 뜻한다고 2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저우산 항만에 쌓인 수입 철광석 /사진=블룸버그
1일 철광석 선물 가격이 한때 t당 95.4달러로 급락하며 수년간 지속된 중국 부동산 위기로 인한 영향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지난 1월초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철광석 선물은 t당 143.5달러로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중국 부동산 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 우려로 가격 하락이 지속됐다.

중국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철광석 가격이 되레 하락한 것도 예상 밖이다. 3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예상치를 뛰어넘은 50.8을 기록하며 반년 만에 경기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신재생에너지·전기차 같은 새로운 성장엔진을 모색하면서 제조업 회복과 부동산 침체 사이의 간극이 깊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018년 정점을 기록할 때 부동산 산업은 중국 경제의 약 25%를 차지했으나 현재는 20%로 비중이 쪼그라들었다.

철광석과 구리 가격 추이/사진=블룸버그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신품질 생산력(新質生産力, New productive forces)'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신품질 생산력은 차세대 IT기술,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상업항공, 양자기술 등 미래 첨단산업을 포함하고 있으며 신경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중국이 그리는 신경제에서 필요한 건 철강이 아니라 구리다.

중국 철강업체도 부동산 침체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작년 안강철강의 순손실은 32억5700만위안(약 6030억원)에 달했다. 중국 최대 철강업체 바오우철강그룹은 120억위안(약 2조22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순이익 규모는 전년 대비 1.5% 줄었다.


중국 철강업체의 실적 악화 이유로는 철강 수요 감소, 철강 공급과잉 및 높은 원자재 비용이 손꼽힌다. 차이신은 부동산 수요 둔화로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철강업계가 구조 조정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앞에서 언급한 철광석 가격 하락도 중국 부동산 침체와 중국 철강업체 실적 악화로 인한 영향이 크다. 중국의 최대 석탄 수출국인 호주는 올해 철광석 가격이 t당 95달러에 머물고 내년 84달러까지 하락할 것이며 2029년까지 70달러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올들어 구리 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하며 철광석과 선명한 대조를 이뤘다. 공급 이슈가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지만, 전기차·이차전지로 대표되는 에너지 전환에서 구리의 핵심적 위치가 향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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