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롭고 '평'화로운 동네 지킨다…북한산에 CCTV 다는 경찰서장

머니투데이 최지은 기자 | 2024.04.03 05:40

[우리동네 경찰서장⑤]방유진 서울 은평경찰서장 "무엇보다 국민 안전, 치안 프로세스 구축 최우선 목표"

편집자주 | 형사, 수사, 경비, 정보, 교통, 경무, 홍보, 청문, 여청 분야를 누비던 왕년의 베테랑. 그들이 '우리동네 경찰서장'으로 돌아왔습니다. 행복 가득한 일상을 보내도록 우리동네를 지켜주는 그들. 서울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연일 구슬땀을 흘리는 경찰서장들을 만나봅니다.

인터뷰 중인 방유진 서울 은평경찰서장/사진=이기범 기자

# "'은평'은 은혜롭고 평화로운 곳… 무엇보다 주민 안전과 치안이 중요합니다."

지난해 11월 서울의 한 경찰관 머릿속에 동료 직원한테 들었던 이 말이 맴돌았다. 은평구는 주택들이 밀집했고 서울에서 노령 인구도 4번째로 많아 기존과 다른 치안 행정이 시급하다고 봤다. 범죄가 자주 발생하거나 발생할 위험이 높은 지역 환경을 미리 개선해 범죄 발생률을 크게 낮추겠다는 복안이었다.

그와 경찰서 직원들의 고민은 범죄예방 환경 설계 단계에서 경찰 역할을 구체화하는 데 다달았다. 이같은 생각은 지난해 11월 서울 은평구 범죄예방 환경 설계 조례에 담기게 됐다. 조례에는 구청장은 범죄예방 환경설계 추진을 위해 '경찰서' 등 유관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가게 됐다. 도시 환경 설계를 할 때 범죄 전문가인 경찰 의견을 필수적으로 청취해야 한다고 조례에 명시한 것은 서울시 중 은평구가 최초다.

서울 은평구 범죄예방 환경설계 조례/그래픽=조수아


'은혜롭고 평화로운' 동네 지키는 은평경찰


지난해 7월 부임한 방유진 서울 은평경찰서장의 이야기다. 방 서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경찰이란 '경계하고 살핀다'는 뜻"이라며 "한 번 더 보고, 한 번 더 만나고, 한 번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경찰 업무를 기계나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찰과 구청 등 유관기관은 지역 치안을 위해 'CPTED'(셉티드) 사업을 시행한다. 셉티드 사업이란 도시 시설 설계 단계부터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기법이나 제도를 통칭한다. 어두운 골목길에 가로등을 설치하거나 침입 절도를 예방하기 위해 울타리를 세우는 것 등이 셉티드 사업의 일환이다.

은평서 관내는 넓게 형성된 주민 거주지역을 북한산이 감싸고 있다. 은평서는 올해 은평구청과 협력해 북한산 둘레길에 CCTV(폐쇄회로TV) 167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방 서장은 "백조가 물 위의 평온한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수면 아래서 수없이 발을 구르듯 은평서 직원들이 현장에서 열심히 뛰기에 은혜롭고 평화로운 은평구가 될 수 있다"며 "국민 안전 최우선의 치안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이 구조가 정상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재임 기간 최우선 목표"라고 밝혔다.

은평서는 지난해 은평주민들이 투표로 선정하는 '은평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범죄 분석과 지역 주민 의견 청취를 통해 관내 취약 지점을 발굴하고 지역 주민 불안 요소를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사진=서울 은평경찰서 제공
방 서장은 일어난 사건과 처리 과정을 팀장-과장-서장이 차례로 확인하는 '삼중 점검 체계'에 중점을 둔다. 은평구는 서울에서 청년 인구가 6번째로 많은 구다. 지역에 젊은 인구가 많으면 데이트 폭력이나 가정 폭력 등 관계성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데 피해자가 신고를 철회하는 경우가 많아 사실관계를 수차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은평서는 지난해 은평 주민들이 투표로 선정하는 '은평 대상'에서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범죄 분석과 지역 주민 의견 청취를 통해 관내 취약 지점을 발굴하고 지역 주민 불안 요소를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사법시험 경력 특채로 경찰 입직…판례 직접 분석하는 경찰서장


방유진 서울 은평경찰서장/사진=이기범 기자
방 서장은 사법시험 경력특채로 2010년 경찰에 입직해 경찰청 인사담당관실을 거쳐 여성안전기획과장, 경기북부청 수사과장, 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장 등을 지냈다.

입직 후 법조 지식을 살려 직원들 업무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경찰에서 구속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사로부터 보완 요청을 받은 상황이었다. 앞선 판례나 해석에 따르면 관계인 100여명 이상을 더 조사해야 했다. 피의자 신병 확보와 범죄 사실 소명을 위해 한시가 급했다.

수사관들이 답을 찾지 못하고 있을 때 방 서장이 직접 나섰다. 몇백 장에 달하는 수사 기록과 판례를 직접 살펴보고 새롭게 해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재차 구속 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이 받아들여 곧바로 구속 영장이 청구됐다.

방 서장은 경찰을 '공기 같은 존재'라 표현한다. 주민들이 평온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공기처럼 존재하는 경찰들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기에 가능하다는 의미다. 방 서장은 "만약 일상에 침해받거나 불안한 일이 생긴다면 그 옆에는 경찰이 있으니 지체 말고 도움을 요청해 달라"며 "국민들이 안온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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