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SPC…허영인의 '연매출 7.8조원' 공든탑 휘청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 2024.04.02 16:25
허영인 SPC그룹 회장./사진=뉴스1
SPC그룹 창업주 2세 허영인 회장(75)이 검찰에 체포됐다. 허 회장이 강제 수사를 받게 되면서 회사 경영에도 타격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를 중심으로 한 유럽 시장 진출 등 글로벌 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연매출 7.8조원 시대'를 열며 경영 능력을 입증한 허 회장은 내부 노사갈등을 봉합하지 못하면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검찰, 병원 치료 중이던 허영인 회장 체포 영장 집행 이례적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임삼빈)는 2일 오전 허 회장에 대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 법에 따라 검찰은 체포 후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으면 피의자를 석방해야 한다. 허 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 기한은 오는 4일 오전이다. 검찰은 시한 내에 허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 회장은 지난달 3차례(18·19·21일) '업무상 이유'로 검찰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지난달 25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으나 가슴 통증으로 1시간 만에 조사가 중단됐다. 검찰은 지난 1일에도 허 회장을 불렀으나 건강상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SPC 측은 주치의 소견 등을 감안해 병원에서 조사받을 수 있도록 요청했지만 검찰은 이날 체포영장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도 병원에 입원한 기업 오너(소유주)에 대한 체포는 이례적이란 평가다.

파리바게뜨 영국 1호점 '베터시 파워스테이션점'의 모습./사진=SPC그룹
문제는 2017년으로 거슬로 올라간다. 당시 파리바게뜨 제빵사 5000명에 대한 '불법 파견' 이슈와 맞물려 노조 설립까지 추진됐다. 이후 노사가 끊임없이 불협화음을 내면서 논란이 됐다. 제빵기사 직고용을 목적으로 2018년 1월 자회사 PB파트너즈가 설립됐다. 허 회장은 2019년 7월부터 2022년 7월까지 PB파트너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른바 '노조 파괴' 논란이 계속되면서 SPC그룹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허 회장이 이날 체포 되기 전 SPC 황재복 대표와 백모 전무가 이 사건과 관련해 구속됐다. 이들은 수사 정보를 미리 빼내고, 600만원 가량의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연매출 7.8조원, 허영인의 '공든탑' 흔들릴 위기


허 회장이 내부 조직 관리에 실패하면서, 경영 실적으로 쌓아 올린 '공든 탑'이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허 회장은 2015년 SPC그룹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2030년까지 연매출 20조원, 전세계 매장 1만2000개를 보유한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위대한 식품기업)'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었다. 이른바 '2030년 비전'이다. 허 회장은 계열사 사장으로 지내다 1994년부터 회장 직에 올랐다.

SPC의 미래 성장 방향은 '해외 사업'에 무게를 두고 있다. 허 회장은 1990년대 후반부터 글로벌 사업 확장 의지를 밝혔고, 파리바게뜨를 중심으로 해외 매장을 공격적으로 출점하고 있다. 미국과 아시아 등 해외에서 파리바게뜨가 인기를 끌면서 매출도 따라 올랐다. 2022년 기준 파리크라상과 매출액이 5조3000억원, 비알코리아 7900억원 등 '연매출 7조8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1%정도로 적다.
허영인 SPC 회장(왼쪽)과 마리오 파스쿠찌 회장(오른쪽)이 함께 SPC그룹 주요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SPC그룹
허 회장은 이번 체포 영장이 발부 되기 직전에도 해외 사업을 위한 업무를 했다. 최근 허 회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은 유럽이다. 허 회장은 검찰 소환을 거부하고 지난달 24일 한국을 찾은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파스쿠찌 CEO(최고경영자)이자 창업주 3세인 마리오 파스쿠찌(Mario Pascucci)를 만나 파리바게뜨의 현지 진출을 논의하기도 했다. SPC그룹은 한국과 이탈리아 수교 140주년 행사에도 참여한다.

베스트 클릭

  1. 1 선우은숙 "면목 없다" 방송 은퇴 언급…'이혼' 유영재가 남긴 상처
  2. 2 "이선균 수갑" 예언 후 사망한 무속인…"김호중 구설수" 또 맞췄다
  3. 3 [영상] 가슴에 손 '확' 성추행당하는 엄마…지켜본 딸은 울었다
  4. 4 1년에 새끼 460마리 낳는 '침입자'…독도 헤엄쳐와 득시글
  5. 5 [단독] 19조 '리튬 노다지' 찾았다…한국, 카자흐 채굴 우선권 유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