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성모병원에서 전공의로 근무하다 사직서를 제출한 류옥하다씨가 2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인근 회의실에서 '젊은 의사 동향 조사 및 현안 해결과 대안 제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전공의·의대생 3만1122명 중 1581명(5.08%) 응답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후 전공의 수련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한 비율은 34%(531명)이었다. 복귀 의사가 '있다'고 답한 비율은 66%로 1050명으로 집계됐다.
복귀 의사가 있다고 답한 이를 대상으로 '전공의 수련을 위해 선행돼야 하는 조건이 있다면 무엇이냐(복수 응답)'는 물어본 결과 '의대증원·필수의료패키지 백지화'가 93.0%, '구체적인 필수의료 수가인상' 82.5%, '복지부 장관·차관 경질' 73.4%, '전공의 52시간제 등 수련환경 개선' 71.8% 순으로 답했다.
복귀 의사가 없다는 이들은 '차후 전공의 수련 의향이 없다면 이유는 무엇이냐(복수 응답)'는 질문에 '정부와 여론이 의사 직종을 악마화하는 것에 환멸이 났기 때문(87.4%)'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구조적인 해법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증원·필수의료패키지를 추진했기 때문(76.9%)' '심신이 지쳐서 쉬고 싶기 때문(41.1%)' 등이 뒤따랐다.
'한국의 의료 현실과 교육 환경을 고려할 때 적절한 의대 정원 규모는 얼마라고 생각하십니까?'는 질문에는 '감축 또는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96%(1518명)였다. 응답자의 64%는 '감축해야 한다', 응답자의 32%는 '기존 정원인 3058명을 유지해야 한다', 응답자 4%는 '의대 증원을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 의료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복수 응답)'는 질문에는 '현실적이지 않은 저부담의 의료비(90.4%)' '비인간적인 전공의 수련 여건(80.8%)' '응급실·상급종합병원 이용의 문지기 실종(67.0%)' '어떤 의료기관에서 진료받더라도 건강보험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 당연지정제(62.4%)' 순으로 나타났다.
'사직·휴학 과정에서 동료나 선배로부터 압력·협박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99%가 '아니다'고 답했다. 해당 설문조사의 표본집단은 표본집단으로는 의과대학 예과 1학년~본과 4학년, 인턴, 레지던트 1~4년차 11개 그룹이다.
류옥하다 사직 전공의는 "대통령이 어제 담화에서 비과학적이고 일방적인 2000명 증원을 고수하겠다고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젊은의사 동향조사'가 보여주듯 현실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전공의와 학생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은 "젊은 의사들이 의료현장에서 왜 생명을 살린다는 보람과 긍지를 갖지 못하고 있는지, 왜 오늘의 불행한 사태가 발생했는지 조사 결과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면서 "의협은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이번 사태 해결의 핵심은 그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는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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