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Z세대가 공구 벨트 세대가 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배관공, 전기기사, 용접공 등 숙련 기술직의 임금과 이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젊은 세대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직업 훈련소를 선택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WSJ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대학 등록금이 급등한 반면 그 효용성은 낮아졌다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에서 직업 훈련 칼리지에 등록한 학생 수는 전년 대비 16% 증가했는데, 이는 전국 학생 정보센터(NSC)가 2018년부터 관련 데이터를 추적한 이래 최고 수준이다. 이 기간 건설 기술을 공부하는 학생 수는 23% 늘었고, 냉난방공조기 및 차량 유지 보수업무 기술을 배우는 학생도 각각 7% 증가했다.
지난해 9개월간 용접 프로그램을 수료한 20살의 태너 버게스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원래 대학에 가려는 생각도 했지만, 코로나 팬데믹 기간 부모님이 하루종일 집에서 컴퓨터만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고, 대학에 가는 게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샌디에이고의 병원 내 파이프 설치 용접 일을 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5년 정도 일을 한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억대 연봉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들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실제로 기술직의 임금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건설직 신규 직원의 임금은 전년 대비 5.1% 오른 4만8089달러(약 6500만 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비스 분야 종사자 임금 인상률은 2.7%로 3만9520달러(약 5300만 원)에 그쳤다. 급여 분석업체 ADP에 따르면 "건설직 신입사원의 연봉 평균값이 회계사나 정보기술(IT) 유지보수 업계 수준을 넘어선 지 4년째"라고 설명했다.
펜실베이니아의 배관·난방·냉각 도급업자협회는 직업학교를 운영하는데, 5년 전까지만 해도 직업학교를 졸업한 사람의 초봉이 3만5000달러(4730만원)이었지만 요즘에는 6만달러(8110만원)로 두 배 가까이 오른 상태다. 협회 전무이사인 마이클 맥그로는 "팬데믹 이후 이 산업에 많은 근로자가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WSJ은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인해 일부 젊은이들의 진로 선택이 바뀌고 있다고도 짚었다. 지난해 미국의 한 기업이 현지 고등학생, 대학생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다수의 응답자는 "AI의 성장을 고려할 때 블루칼라 직업이 화이트칼라 직업보다 더 나은 직업 안정성을 제공한다"고 답변했다.
Z세대들이 기업가적인 판단에서 숙련된 기술직을 먼저 선택한다는 분석도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수리 직업학교에 다니며 자동차와 관련한 기술을 익힌 뒤 궁극적으로 개인 사업을 차릴 준비를 한다는 취지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