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중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CRIC(중국부동산정보)는 지난달 31일 올 1분기 중국 100대 부동산 기업 누적 매출액이 7792억4000만위안(약 145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5%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1분기 매출 100억위안(약 1.9조원) 이상을 기록한 회사는 총 16개사에 그쳤다. 지난 2022년 같은 기간엔 40개사, 2023년엔 34개사가 100억위안 이상을 기록했었다.
중국 부동산 매매에는 계절성이 있다. 1~2월 중에 있는 춘제(음력설) 기간 중국인들은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고향으로 간다. 당연히 부동산 거래가 뚝 끊기고, 미뤄뒀던 계약이 몰리면서 춘절 직후 부동산 거래가 급증하는 패턴이 매년 반복된다. 그러나 올해는 이런 흐름조차 사라졌다. 3월 거래량이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CRIC에 따르면 3월 30개 주요도시 신규 주택 공급량은 51%, 주택 매매량은 56% 줄었다.
중국국제금융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1분기 부동산 시장은 수요와 공급이 모두 약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국진증권은 "주요 도시의 부동산 시장이 지속적으로 극심한 조정을 겪고 있다"며 "부동산 판매량을 기준으로 투자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부동산 기업들이 부동산 개발 투자를 줄이면서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에서 우려가 커지는건 각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할 수 있는 부동산 대책들을 대거 도입했음에도 시장이 요지부동이기 때문이다. CRIC는 1분기 전국 127개 성·시 정부에서 전년 대비 40% 늘어난 152개의 부동산 규제 완화대책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딩쭈유 상하이 이하우스부동산연구소 전무는 "올 초부터 정책 측면의 지속적 최적화와 호재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 신뢰가 불충분하다"며 "업계의 기대치는 전혀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을 통해 발표된 주요 부동산 기업들의 올해 실적목표도 낮다. 대부분 기업들이 아예 올해 목표를 설정하지 않은 가운데 지난해 수준을 유지만 해도 성공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홍콩 상장사이자 포브스 글로벌 2000대 기업에도 포함됐었던 미적부동산(Midea Real Estate)은 "현금흐름의 안전을 먼저 보장하고 사업 규모는 축소시켜야 한다"며 "연간 판매량은 작년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부동산 거래절벽은 내수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에 기인한다. 기업의 실적이 줄어들고 가계 가처분소득이 줄어들면서 부동산 거래가 뚝 끊겼다. 외국인 투자가 줄어들며 고가의 월세를 책임졌던 주재원들이 줄어드는 것도 한몫했다. 집값이 내려가니 중국 인민들의 자산규모는 축소되고 대출을 받아 집을 산 가정은 부담이 커진다.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부동산 기업들은 줄도산 위기를 맞고 있다.
2분기 전망도 어둡다. 중지연구소 첸웬징 시장조사책임은 "부동산 공급 및 수요 정책의 지속적인 최적화 조정으로 주택 구입자 수는 완만한 회복을 보일 수 있으며 정부 지원으로 시장 신뢰도는 향상될 것"이라며 "그럼에도 2분기 신규 주택 매매 면적은 또 전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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