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26위 '파묘'의 천만 흥행이 남긴 특별한 의미

머니투데이 김나라 기자 ize 기자 | 2024.04.02 09:36
/사진=(주)쇼박스)


여전히 거센 '파묘' 신드롬, 그 경이로운 '1000만 흥행' 고지를 넘어서며 세운 업적들도 어마 무시하다.


'파묘'(감독/각본 장재현)는 지난달 23일 개봉 단 32일 만에 1,000만 축포를 터뜨린 바. 이후 대세 손석구의 '댓글부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 등 쟁쟁한 신작들이 개봉했으나, 박스오피스 역주행까지 성공하는 티켓 파워로 흔들림 없이 장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개봉 6주 차 주말 동안(3월 29일~31일)에도 무려 41만 8,005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정상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현재 '파묘'의 누적 관객 수는 1,100만 3,344명으로 역대 개봉작 흥행 순위 26위까지 올라섰다. 적수 없는 1위인 만큼 25위인 '실미도'(1,108만 명) 또한 가뿐히 넘길 것으로 점쳐진다.


게다가 '파묘'는 나홍진 감독의 수작 '곡성'(687만 명)을 제치고 오컬트 장르로는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 대기록을 내며 충무로 흥행 역사를 새롭게 썼다. 장르의 다양성 확장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이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인데, '파묘'가 낳은 신드롬 효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영화 산업의 위기 속 희망의 빛을 비춰준 '파묘'가 남긴 눈에 띄는 성과들은 뭐가 있을까, 되짚어봤다.




# 최민식 '어서 와, 환갑 아이돌은 처음이지'


모름지기 1000만 흥행작이라 한다면 응당 폭발적인 인기가 따라붙기에, '신드롬'이란 키워드가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 수도 있다. '파묘' 역시 'N차 관람' '입소문 열풍' 등이 뜨겁게 조성되었지만, 여느 1000만 영화와는 분위기가 또 달랐다.


'파묘' 신드롬이 특별한 대표적인 이유는 바로 '할꾸'(할아버지 꾸미기)라는 듣도 보도 못한 열풍을 불러왔다는 데 있다. 주연 최민식이 누구보다 무대인사에 진심으로 임하며 MZ세대 관객들의 취향을 저격한 것이 극장에서의 새로운 소통 문화를 형성한 것이다. 최민식은 "저 뒤에 강동원이 왔어요"라는 귀여운 거짓말(?)을 서슴지 않고, 61세 나이에 우스꽝스러운 머리띠도 대환영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젊은 층의 '덕질' 욕구를 자극했다. 과자 가방까지 거뜬히 착용한 최민식이기에, 관객들과 티키타카가 터지니 '할꾸'가 과열되고 이는 곧 엄청난 화제성으로 이어졌다.


'민식바오' '감귤민식' '쿠로민식' '키티민식' 등 최민식 '할꾸' 인증샷이 SNS에 퍼지며 결국 그에게 '환갑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안겨다 준 '파묘'다. 특히 최민식은 팬이 짜준 목도리를 소중하게 챙기는 모습으로 감동을 선사한 바. OTT 플랫폼이 매섭게 치고 나오며 극장이 시들해진 상황에서, 영화와 관객의 진정한 소통을 확인케 하며 극장의 존재 이유를 증명해 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김고은·이도현, 'MZ무당 듀오' 나란히 '1000만 배우' 등극



'파묘로 최민식은 2번째, 유해진은 4번째 1000만 관객 배우가 되었는데 김고은과 이도현으로서는 첫 '1000만 관객 배우' 반열에 오르는 영광을 새겨주었다. 김고은은 극 중 무속인 화림 역할로 완벽 변신, 신들린 듯한 열연으로 흥행을 견인했다. "농담처럼 '돈값 해야지'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이건 정말 진심이다. 배우로서 받는 페이에 대한 정말 일말의 양심과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라는 투철한 사명감이 빛을 발해 '돈값' 그 이상을 해낸 김고은. 유독 흥행과 연이 없던 그는 마침내 데뷔 12년 만에 '파묘'로 흥행 한풀이에 성공하며 유의미한 의미를 새겼다.


김고은 곁을 든든히 지킨 제자 봉길 역의 이도현에겐 더욱 놀라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군백기'에 치른 스크린 데뷔작으로 단박에 꿈의 '1000만 배우'로 거듭나는 역대급 성과를 맛본 것이다. 이도현은 현재 공군 군악대로 복무 중인 바. 입대 전 넷플릭스 '스위트홈' 시리즈, '더 글로리' 시리즈로 주목받은 그는 OTT 아들에서 '파묘'가 낳은 차세대 충무로 스타로 각광받고 있다.


# 봉준호 '기생충' 이어 아시아 강타


장재현 감독의 'K-오컬트'는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까지 제대로 '파묘'들었다. 전 세계 133개국 판매를 기록하며 주요 국가에서 순차적으로 개봉한 가운데, 해외 관객들을 단단히 홀린 것.


특히 인도네시아에선 불과 22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 영화 이전 최고 기록은 2020년 현지에서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으로 70만 명이다. '파묘'가 이를 훌쩍 뛰어넘고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이 본 한국 영화로 등극했다. 게다가 북미를 휩쓴 할리우드 신작 '쿵푸팬더4'를 꺾고 3일 연속 상영 스크린 수 1위를 기록, 인도네시아 극장가에 이변을 일으켰다.


더불어 베트남에선 영화 '육사오(6/45)'를 큰 격차로 제치고 한국 영화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달성했다. '파묘'는 베트남 개봉일 기준 박스오피스 66만 달러(약 8억 8,631만 원)를 기록했으며, 개봉 첫 주에만 무려 302만 달러(약 40억 5,555만 원)의 흥행 수익을 거둬들였다.


대만에서도 일주일 만에 총 2,884만 대만 달러(약 12억 1,185만 원)의 흥행 수익을 올리며 전 세계적으로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파묘'다.


그렇다면 '파묘'의 흥행은 어디까지 갈까? 한 극장 관계자는 "'범죄도시4'가 개봉되는 24일 전까지는 뚜렷한 경쟁작이 보이지 않기에 당분간 흥행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1200만 달성은 가능하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다. 그 이상은 하늘의 뜻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해외에서도 북미지역에서 최근 개봉했고 개봉 국가가 늘어가는 중이어서 '파묘' 신드롬은 한창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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