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줄었다고?…킹달러에 현기차는 웃는다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 2024.04.02 16:11
현기차 주가 추이/그래픽=이지혜
현기차(현대차·기아)가 1분기 판매량 감소라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랐던 주가도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낙관적 전망을 유지했다.

2일 증시에서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7500원(3.30%) 떨어진 22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도 4000원(3.68%) 하락한 10만4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1분기 차량 판매량 전망치가 낮아진 탓에 실적 둔화 우려가 제기되며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지난 한 주 동안 코스피가 0.1% 하락했지만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4.3%, 2.4% 떨어졌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1분기 판매량은 1년 전과 비교할 때 감소했다. 지난 1일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차량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9% 줄었다고 밝혔다. 기아도 같은 기간 1% 감소했다. 국내에서는 고금리와 경기침체 여파가, 해외에서는 지난해 3월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쳤다.

판매량은 줄었으나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긍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 1달러에 1300원이 넘는 강달러 추세가 이어진 덕택에 줄어든 판매량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원화 약세에서 비롯한 우호적 환율 효과를 누리기 위해 국내 공장의 수출 비중을 지난해 1분기 59%에서 올해 1월 66%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전체 수출 물량 중 북미 비중도 같은 기간 55%에서 67%로 확대해 수익률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며 "그럼에도 지난해 1분기 1달러에 1200원 수준이었던 환율이 올해 1분기 1300원을 상회하는 등 우호적인 환율 효과로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 해외 지역 판매량도 소폭 감소했지만, 상대적으로 미국 지역에서는 선방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최태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려와 달리 미국의 1분기 자동차 소비는 예상 대비 훨씬 좋은 수준을 유지하며,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초 부진을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도입 속도가 더뎌지자 시장의 관심도 내연기관을 주력으로 하는 자동차 회사로 옮겨가고 있다. 전기차 회사들이 충전 인프라 부족과 높은 차량 판매 가격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동화 전환 시점을 5년 늦추겠다고 밝힌 메르세데스 벤츠 주가는 최근 3개월간 18% 가까이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테슬라는 30%가량 하락했다.

손민영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3개월간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50개 회사 중 현대차를 포함한 레거시 업체들의 시가총액은 17.3% 증가했으나, 테슬라를 중심으로 하는 미래차 업체들의 시가총액은 27.9% 감소했다"며 "유럽과 미국은 배출가스 기준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새로운 소비 대국이라 불리는 인도에서의 지위도 굳건하다. 현대차의 인도 시장 내 점유율은 약 15%로 1위인 마루티스즈키(40%)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8.4%를 기록해 추후 인도 내 중산층 숫자가 늘어나면 인도 내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지되는 현대차가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전시된 현대자동차.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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