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조 명예회장을 추모하기 위한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사흘째 이어졌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달 29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효성그룹은 이날까지 조문객을 받고 2일 영결식을 열 예정이다.
조 명예회장은 가족들에게 유언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사업을 번창시켜라"는 취지의 말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일평생 '기술 중심 주의'를 강조해온 조 명예회장의 지론이 담긴 메시지다. 공학도 출신인 그는,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스판덱스·타이어코드 등 효성그룹의 글로벌 1위 제품을 만든 장본인이다. 1971년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만들기도 했다.
이날 조문을 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기자들에게 "고인은 대한민국의 기술 경영의 선각자였다"며 "이를 모범으로 삼아서 후배들이 앞으로도 잘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문에 앞서 따로 추도사를 내고 "기업가 정신의 모본(模本)이 되며, 기술입사(技術立社)를 넘어 기술입국(技術立國)의 중요성을 깨우쳐준 분"이라고 밝혔다. '섬유 라이벌' 코오롱그룹의 이웅열 명예회장은 장례식장에서 "대선배였고, 우리 섬유업계의 별이었던, 대단한 분"이라고 추모했다.
신사업 드라이브도 강하게 건다. 효성그룹은 오는 6월 임시주총을 통해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기존 지주회사(효성티앤씨·효성중공업·효성화학·효성티엔에스 등)와 조현상 부회장의 신설 지주회사(효성첨단소재·HIS·효성토요타 등)로 나눠진다. 여기서 조현준 회장은 '수소'를, 조현상 부회장은 탄소섬유·아라미드 등 '슈퍼섬유'를 미래 먹거리로 키울 게 유력하다. 효성중공업과 효성첨단소재는 액화수소와 탄소섬유 사업을 위해 각각 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1968년생인 조현준 회장과 1971년생인 조현상 부회장의 재계에서 역할 확대에 기대를 거는 목소리도 있다. 장례식을 통해 두 형제의 재계에서 존재감이 확인되기도 했다. 조현준 회장의 절친으로 알려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과 친분이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한 걸음에 조문을 왔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1976년생), 허윤홍 GS건설 대표(1979년생), 정기선 HD현대 부회장(1982년생), 한화의 김동관 부회장(1983년생)과 김동선 부사장(1989년생) 등 5~10세 정도 어린 재계 인사들도 차례로 빈소를 찾았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태원 회장이 어떻게 보면 (재계) 1세대하고 2세대의 중간 역할을 하고 있다"며 "(조현준·조현상 형제에게) 그런 점을 부탁드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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