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사지 말고 구독하세요"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 2024.04.02 06:16
차세대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해 인공지능(AI) 성능을 강화한 LG 그램 프로/사진제공=LG전자
가전도 빌려 쓰는 '구독 시대'다. 흔히 알려진 정수기에 더해 냉장고와 세탁기, TV 등 대형 가전까지 품목이 늘어나더니, 이제는 들고 다니며 사용하는 노트북까지 거의 모든 제품군을 빌려 쓸 수 있게 됐다.

LG전자는 지난달부터 온라인 브랜드 스토어(OBS)에서 노트북 구독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연말 노트북 구독 사업이 인기를 끌자 온라인 구독 신청도 가능하게 한 것이다. LG전자는 지난달 노트북 구독 판매량이 두 달전인 올해 1월 대비 4배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가전 구독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 비결 중의 하나는 '케어 서비스'다. 일시불로 가전을 샀을 때는 무상 A/S(애프터서비스)를 통상 1~2년 정도만 받을 수 있는데, 가전을 구독 하면 계약 기간 내내 AS를 받을 수 있다. 특히 노트북같은 이동형 제품은 집 안에 놓고 두는 가전보다 AS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초기 구매 비용을 줄일 수 있단 점도 구독 수요가 많아지는 이유 중 하나다. LG전자의 그램 프로(40.6cm)제품을 예로 들면, 현재 공식홈페이지에서 일시불로 구매할 경우 가격은 219만원이다. 하지만 4년 구독 기준 월 요금은 6만8500원이다. 제휴 할인 카드에 따라 월 4만5500원까지 구독료를 낮출 수도 있다. 다만 총 구독 기간 동안 지출하는 요금은 오히려 더 높을 수 있다. 6만8500원을 4년간 내면 총 328만8000원이 된다. 일시불보다 100만원 이상 비싸다.


신제품을 누구보다 빨리 사용하려는 얼리 어답터들이 늘어난 것도 한 요인이다. 통상 7년 이상의 수명 주기를 갖춘 가전을 사지 않고, 짧은 시간 구독해 쓰다가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식이다. 어차피 한 가전을 오래 쓸 생각이 없는 소비자들에겐 초기 비용을 줄이는 구독 서비스가 매력적인 셈이다. LG전자의 가전 구독 서비스 주기는 3년부터 6년까지 설정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구독 서비스는 성장세가 꺾인 가전 시장에서의 새로운 사업 모델로 여겨진다.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전 구독 매출은 9269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전년 대비 31% 급성장했다. 최근 5년간 구독 매출 성장률은 27%다. 업계 관계자는 "매월 구독료와 일시불을 비교했을 때 전체 합산으론 구독이 더 비쌀 수 있다"면서도 "AS 등 유지 비용과 구독 결합 할인 서비스 등을 고려하면 초기비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에게 합리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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