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의 China Story]중국 무역, 시장점유율 하락 속에 구조적 변화 뚜렷

머니투데이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 2024.04.02 02:05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정유신
중국이 최근 부동산 구조조정에다 소비부진으로 내수시장의 어려움이 커진다. 그러면 '세계의 공장'으로 세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중국의 무역(수출입)은 어떤가. '1위 선두'긴 하지만 몇 가지 뚜렷한 구조적 변화가 나타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어떤 특징과 변화를 보이는지 2023년 무역구조를 통해 간단히 살펴보자.

첫째, 중국 무역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2022년(약 12.6%)을 정점으로 하락세'란 점이다. 중국의 무역규모는 2013년 4조달러를 넘어 미국을 제치고 1위에 등극한 이래 2021년 6조1000억달러, 2022년엔 6조3000억달러까지 늘었지만 2023년엔 5조9000억달러로 2년 만에 6조달러(전년 대비 5% 감소)를 밑돌았다. 대내외 수요부진으로 수출입이 모두 감소했다. 특히 매년 평균 5~15% 증가세였던 수출이 7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게 타격이 컸다.

앞으론 어떨까. 우선 수출은 2022~2023년의 14%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중국의 산업집적도와 제품경쟁력을 고려할 때 점유율이 급락하진 않겠지만 현수준 유지 내지 상승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는 게 시장의 대다수 의견이다. 미중갈등 등의 영향 등으로 반도체, 스마트폰 등 주요 제품의 공급망이 중국 주변국으로 이전되는 데다 선진국과 일부 신흥국이 과도한 중국산 수입(예 : 자동차배터리, 태양전지 등)을 줄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수입도 현 10.7% 수준에서 감소세가 예상된다. 중국의 기술력 향상에 따른 하이테크제품의 수입대체, 재생에너지 도입에 따른 화석연료 수요감소, '애국소비'에 따른 수입감소가 주요인이란 분석이다.

둘째, 수출제품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2013년만 해도 수출 10대 품목에 포함된 액세서리(6위) 가구(7위) 의복(8위) 등을 소위 '신(新)수출 삼총사'로 불리는 전기차(4위) 리튬이온 등 배터리(5위) 태양전지(6위) 등이 대체했다. 이들 '신수출 삼총사'는 한마디로 친환경·첨단화 제품이다. 2023년 세 품목을 합해 1조위안(약 20조원)을 돌파했고 전기차를 포함한 자동차 수출(500만대)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2013년 대비 자동차는 무려 17배, 축전지는 9배, 태양전지는 2배 이상 늘었다. 시진핑정부의 캐치프레이즈는 '자립자강'(自立自强)과 '제조강국'이다. 첨단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 고도화에 미국의 '공급망 포위전략'에도 대응한다는 목표인데 나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물론 아직은 진행형인 미완성 단계고 첨단제품 수출을 안정적으로 늘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중국을 겨냥한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와 프렌드쇼어링(Friend Shoring) 정책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셋째, 중국의 핵심 무역상대국이 한국 일본 대만에서 아세안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2010년엔 한국 일본 대만 비중이 21.9%로 1위, 유럽연합(EU) 16.1%, 미국 13.0%, 아세안 13.0% 순이었으나 2023년엔 아세안 비중이 15.6%로 1위, 한국 일본 대만 15.2%, EU 13.3%, 미국 11.3%로 그뒤를 따랐다. 요컨대 아세안 등 신흥국이 무역의 중심이 됐는데 이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대중수입 규제(예 : 반도체, AI 등), 중국 정치와 대만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미국 유럽의 우려, 중국 공급망 전략에 따른 중국 기업의 생산거점 이전 등이 주요인이다.

넷째,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무역확대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의 총수출은 감소했지만 2023년 대러시아 수출은 전년 대비 46.9%, 우즈베키스탄은 67.2%, 카자흐스탄은 52.8% 급증했다. 주된 배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2022년 2월). 러시아는 미국 일본 유럽의 제재와 이들 기업의 러시아 철수로 인한 수입차질을 중국 러시아 또는 중앙아시아를 통한 삼각무역 확대로 보완한 셈이다. 최근 대중 무역적자 등 수출에 애로가 많은 우리나라로선 꼼꼼히 챙겨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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