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링크 독점 눈앞…"한국도 저궤도 통신위성 개발 서둘러야"

머니투데이 박건희 기자 | 2024.04.01 05:30
28일 서울 중구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우주위성 정책의 현안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고려대 기술법정책센터 제81회 정기세미나의 모습 /사진=고려대 기술법정책센터
지구 저궤도에 통신위성을 설치해 '스타링크'와 같은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저궤도 위성통신사업'에 대한 국가연구·개발사업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본평가가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전세계적 추세로는 늦은 출발"이라면서도 "지금이라도 서둘러 국가간 연합을 통해 위성인터넷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8일 '우주위성정책의 현안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고려대 기술법정책센터(센터장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정기세미나에서 위성통신포럼 집행위원장인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한국이 '국제 저궤도 위성망 얼라이언스(연합체)'를 주도해야 한다"며 "국가기술력을 입증하기 위해 저궤도 통신위성의 연구·개발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EO(저궤도 위성)은 지구 상공 300~1500㎞에서 지구 주변을 돌며 지구탐사·이동통신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위성이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수백, 수만 개에 이르는 통신위성을 저궤도에 배치한 '위성통신망'을 통해 전세계에 광대역 인터넷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원웹 등이 대표적 저궤도 위성통신사업자다.

스타링크는 이미 지구 주변에 위성 6000여개로 이뤄진 촘촘한 인터넷망을 만들었다. 위성에서 지상으로 바로 인터넷을 쏘기 때문에 지상 이동통신 기지국이 없는 사각지대까지도 인터넷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강 교수가 제안한 '국제 저궤도 위성망 얼라이언스'는 스타링크 등 일부 기업이 전세계 위성인터넷망을 독식하기 전에 자체기술을 개발해 기업 의존성을 낮춘 독자 위성망을 구축하자는 게 골자다. 얼라이언스에 참여한 국가가 개발단계부터 운영비까지 비용을 분담해 수백 기에 달하는 위성군집을 발사하는데 드는 비용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그는 "얼라이언스를 이끌려면 우리나라가 그만큼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걸 입증해야 하는데 예타심사 중인 저궤도 위성통신사업이 그 시작"이라고 했다. 총사업비 약 4700억원의 저궤도 위성통신사업은 지난해 10월 '삼수' 끝에 예타심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다만 저궤도 위성통신사업이 '비용 대비 성과' 문제 등으로 예타 대상 심사에서조차 번번이 탈락한 만큼 이번 통과도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등록해 위성이 들어설 궤도와 주파수를 할당받는 것도 숙제다. 이민석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실장은 "ITU에 궤도와 주파수를 등록하는 것은 선착순"이라며 "위성을 먼저 발사하는 사람이 발사비용 등을 줄일 수 있는 '좋은 자리'를 가져가는데 후발주자는 위성간 혼·간섭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정하는 과정까지 거쳐야 하는 구조"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들과 손잡아 통신위성 선발대가 좋은 자리를 모두 선점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패널로 참석한 지은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파방송관리과장은 "발사체나 관측·항법 등 위성 중심으로 우주산업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통신위성에 대한 국가적 투자는 아직 크지 않은 것같다"며 "한국이 이동통신과 우주기술에서 가진 강점을 접목해 새롭게 열리는 통신시장에 적기에 뛰어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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