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뽑으면 되는겨" 예측 불가 충청 표심…여야 모두 목표는 같다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이병권 기자, 정진솔 기자, 천현정 기자, 김인한 기자, 오문영 기자, 안재용 기자, 오석진 기자 | 2024.03.30 08:00

[the300] [MT리포트] [2024 빅매치 르포] '대전·충청' 격전지를 가다(종합)



여야 모두 "절반이 목표"…충청도 양반들, 이번에도 '황금 밸런스'?




[청주=뉴시스] 추상철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충북 청주시 육거리종합시장을 방문해 제22대 총선 김수민 후보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05. photo@newsis.com /사진=추상철
(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송재봉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3.2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
과거 대전·충청 지역은 표심 예측이 힘든 '스윙 보터(Swing Voter) 지역 중 하나였다. 의석수는 대전, 세종, 충남, 충북을 합쳐 28석에 불과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28석 가운데 20석을 휩쓴 지난 21대 총선을 제외하면 특정 정당에 의석을 몰아주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은 수성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중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에 힘을 실어주던 과거 대전·충청지역의 표심에 기대하며 수복을 노리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번 4·10 총선에서 28개 대전·충청 지역구 가운데 최소한 절반 이상 지역구에서 승리를 가져오겠다는 목표다. 충남은 윤석열 대통령이, 충북 청주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연고가 있는 만큼 해볼 만하다고 분석한다. 한 위원장은 이달 27일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을 공약으로 꺼낸 것도 대전·충청 지역 표심을 흔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민주당도 14석 이상을 지키겠다는 의지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 때 당선자를 배출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수성을 자신하고 있다. 이상민(국민의힘), 황운하(조국혁신당), 김종민, 박영순(이상 새로운미래), 박완주(무소속) 의원 등 5명의 의원이 탈당한 것은 뼈아픈 지점이다. 하지만 새롭게 수혈한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등을 앞세워 출혈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전충청 주요 격전지 여야 대진표/그래픽=이지혜
지역구별로 나눠보면 7석이 걸린 대전에선 민주당의 수성 여부가 관건이다. 유성을과 대덕에서는 전, 현 민주당 후보들끼리의 대결이 펼쳐진다. 유성을에서는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겨 6선에 도전하는 이상민 의원이 민주당 영입 인재 황정아 후보와 맞붙는다. 이 지역은 이 의원이 내리 5선(2008년 총선에서는 자유선진당 소속)을 한 지역이다. 민주당 소속이던 박영순 의원이 탈당해 새로운미래 후보로 나서는 대덕에서는 박정현 민주당 후보, 박경호 국민의힘 후보와 3파전을 벌인다.

대전 동구에선 현역의원인 장철민 후보가 국민의힘 비례대표인 윤창현 후보와 맞붙는다. 동구는 대전·세종·충남북 의석 28석 중 순서상 가장 먼저 호명돼 '충청 정치 1번지'로도 불린다. 대전역 등이 위치한 원도심 지역이고 대전 서부지역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민 연령대가 높아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곳이라 알려졌다.
역대 총선 대전지역 투표율, 정당별 역대 대전지역 총선 의석수 확보 현황/그래픽=이지혜
충남 홍성·예산은 지난 13대 총선부터 더불어민주당이 단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한 보수 텃밭이다. 민주당에선 천안에서 4선을 지내고 충남지사를 했던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도전장을 던졌다. 국민의힘은 이 지역에서만 4선을 한 홍문표 의원 대신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공천을 받았다. 이밖에 당진에서는 정용선 국민의힘 후보와 현역 어기구 민주당 후보가 재대결하고, 천안에서도 4년 전 1300여표 차이로 당락이 갈린 전 국방부 차관 출신의 신범철 국민의힘 후보와 친명계 현역 문진석 후보와 다시 만났다.

19대 이후 민주당계가 모두 당선됐던 세종시는 현역의원들이 이번 총선에 모두 출마하지 않는 까닭에 경합을 예고하고 있다. 세종갑 지역은 류제화 국민의힘 후보와 김종민 새로운미래 후보가 양자구도를 형성했다. 이영선 민주당 후보가 갭투자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된 까닭이다. 갈 곳을 잃은 '민주당 표심'을 누가 더 많이 흡수하느냐가 관건이 됐다. 한 위원장의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 공약도 지역 민심을 흔들 변수로 꼽힌다.
역대 총선 충남지역 투표율, 정당별 역대 충남지역 총선 의석수 확보 현황/그래픽=이지혜
8석이 걸린 충북은 21대 총선에서 여야 4 대 4 균형을 맞췄다. 이번 총선에선 지역구 여야 현직 의원 4명 모두가 공천에 불발된 청주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청주 상당구에선 5선의 정우택 국민의힘 후보가 돈 봉투 의혹으로 낙마했고 청원구에선 변재일 민주당 의원이 컷오프(공천배제)당했다. 서원구의 이장섭 민주당 의원과 흥덕구의 도종환 의원은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했다.

이에 따라 서원구에선 국민의힘 김진모·민주당 이광희, 흥덕구에선 국민의힘 김동원·민주당 이연희, 청원구에선 국민의힘 김수민 ·민주당 송재봉, 상당구에선 국민의힘 서승우·민주당 이강일 예비후보가 각각 맞붙는다.
역대 총선 충북지역 투표율, 정당별 역대 충북지역 총선 의석수 확보 현황/그래픽=이지혜
충북 충주에선 4선에 도전하는 현역 이종배 의원이 전 국토교통부 2차관 출신 김경욱 민주당과 대결을 벌인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서 이미 맞붙은 바 있던 만큼 누가 '리턴매치'의 승자가 될지 주목된다. 보은·옥천·영동·괴산에서도 4선 도전에 나선 현역 박덕흠 후보가 전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출신의 이재한 민주당 후보와 19·20대 총선에 이어 세 번째로 맞붙는다. 증평·진천·음성 역시 민주당 현역 임호선 의원과 국민의힘 경대수 전 의원이 재대결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충북은 보수세가 강한 곳이라 경북이랑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충남은 다르다. 민주당이 의석을 더 많이 가져올 듯하다"며 "대전은 젊은 도시고 학생들이 많다, 민주당의 전통 우세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대전보다는 충청지역이 캐스팅 보터라고 할 수 있다"며 "국민의힘 입장에서 보자면 충남에서 6석, 충북에서 5석 정도 가져올 듯하다"고 말했다.




"이상민 국회의장 가는겨" "황정아 팬이어유" …'과학도시' 유성 격돌



◆ "황정아 후보, 팬이에요"…'과학 도시' 유성에 뜬 '카이스트女 모델'

'대전·충청' 격전지를 가다-대전 유성을ⓛ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후보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대전 유성을 국회의원 후보가 지난 21일 대전 유성구 승적골삼거리에서 아침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오문영 기자
"반갑습니다. 국회의원 후보 황정아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지난 21일 오전 11시.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대전 유성구을 국회의원 후보가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 노동조합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지부 노조원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직원들과 인사하기 위해 구내식당에 들렀다. 직원들은 "영광입니다" "화이팅 하세요"라며 황 후보를 맞았다. 한 60대 남성 연구원은 "황정아 후보님 팬이에요! 제 아들도 좋아해요"라며 사진 촬영을 요청하기도 했다.

50대 연구원 A씨는 황 후보와 인사한 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R&D(연구개발) 연구지원을 위해 열심히 일해 주실 것이라고 믿고 있다. 워낙 이쪽 분야에 본인이 계셨어서 연구원의 고충이나 이런 부분도 잘 알고 계시지 않나"라며 "또한 유성구에 오래 사셨고 자녀들도 여기서 키우셨기 때문에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공약을 잘 세워서 추진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TV 드라마 '카이스트' 속 여주인공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황 후보는 전남 여수 출신으로 전남과학고를 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에서 학부와 석·박사를 마쳤다. 카이스트 겸직교수이자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과학기술위성 1호인 우리별 4호 탑재체 제작, 누리호 탑재 도요샛(초소형 위성) 개발을 주도했다. 이번 4·10 총선에서 민주당 과학기술 분야 인재로 발탁돼 유성을 전략공천을 받았다.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 옮긴 지역구 5선 현역 이상민 후보와 맞붙는다.

황 후보는 '여성 과학자' 타이틀을 토대로 유성을에서 무서운 속도로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었다. 특히 유성을이 품고 있는 '과학기술 요람' 대덕연구개발특구(대덕특구) 연구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그를 처음 본 사람들도 명함에 쓰인 이력을 보곤 동지애를 느끼듯 호감을 내비쳤다. 정부의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크게 한몫하는 분위기였다.

이를 정면으로 겨냥해 황 후보는 R&D 시스템 복원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R&D 예산에 국가 예산의 5% 이상을 투입하도록 하는 'R&D 예산 목표제'를 법제화하고, 5000억 규모의 R&D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게 핵심이다. 유성구를 과학강국 수도로 육성하기 위한 △우주항공청 연구개발 본부 유치 △나노·반도체 국가첨단산단·안산국방산단 조기 구축 등의 공약도 내놨다.

황 후보는 "근거 없는 과학기술 R&D 예산 삭감에 대해 많은 시민께서 분노하고 계신다. 특히 R&D 예산 삭감은 우리 유성의 지역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며 "우리 지역 민생경제 그 자체인 R&D 시스템을 복원하고, 유성의 초격차 연구개발 역량이 경제와 산업으로 연결돼 민생경제를 살찌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성구에서 약 30년 동안 살며 세 아이를 키운 경험을 토대로 육아·교육·주거·문화 등 공약도 빼놓지 않았다. △공공산후조리원 설립 및 산후조리비용 지원 등 아이돌봄 국가책임제 △지역첨단산업 장학제도 도입 및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등 공교육 인프라 강화 △청년·신혼부부 공공주택 및 주거비 지원 확대 △소규모 영화관·공연장·지역민 모임방 등 지역복합형 문화공간 조성 등이다.

황 후보는 "거리 인사를 다니다 보면 '못 살겠다. 바꿔달라'는 시민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만큼 대전 유성 시민들의 삶이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라며 "또한 최근 지역의 큰 시장인 노은 시장을 찾았는데 소상공인분들께서 제 손을 꼭 잡고 '제발 민생을 회복시켜달라' 하실 때 정말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민생경제를 반드시 복원해 시민들의 삶을 지키겠다"고 했다.

황 후보는 이날 IITP를 찾기 전 출근길 인사, 이웃 돕기 모금 행사, 국립대전현충원 참배 등 일정도 수행했다. 출근길 인사는 승적골삼거리에서 했다. 대덕특구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곳이다. 황 후보는 본인 이름이 크게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30cm 정도 높이의 발판 위에 올라서서 지나가는 차량들을 향해 오른손을 흔들었다. 그를 알아본 사람이 창문을 내리고 인사하거나 아는 체를 할 때면 "감사합니다"라고 크게 외치며 90도 폴더 인사를 했다. 경적을 "빵! 빵!" 울리며 황 후보에게 호응하는 시민도 있었다.

대덕특구로 걸어서 출근을 하던 30대 연구원 윤모씨는 황 후보와 인사를 한 뒤 머니투데이 더300과 만나 "황 후보를 처음 봤고 누군지 몰랐다"면서도 "명함 이력을 보니 관심이 생긴다"고 했다. 항공우주 관련 연구를 한다는 60대 B씨는 R&D 예산 삭감 얘기를 꺼내며 "한번 이렇게 예산을 없애면 뒤처질 수밖에 없고, 이를 되돌리는 데 30년 이상은 걸린다"며 "황 후보를 찍어 정부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 후보는 1시간가량 이어진 출근길 인사를 마친 뒤 국립현충원을 찾아 총선 승리 의지를 다졌다. 국립현충원에는 황 후보의 친할아버지가 6.25 참전 상이용사로 안장돼 있기도 하다. 황 후보는 현충탑 참배를 마친 뒤 기자에게 "이제 본선 레이스가 시작됐으니 지치지 않고 열심히 하게 해달라고 조상님들께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방명록에는 '과학강국 대한민국 완전히 새로운 유성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황 후보 캠프 관계자는 "새 인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상황이고 R&D 예산 삭감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 시민분들께서 반갑게 맞아주시는 분위기"라며 "분 단위로 일정을 수행하면서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며 긍정적인 여론을 지속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황 후보도 정치 신인답지 않게 배우고 익히는 속도가 빠르다"라고 했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이 돌아본 유성을에선 황정아라는 새 인물에 대한 기대감이 엿보였다. 정부심판론과 R&D 예산 삭감 논란도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분위기였다. 이상민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서는 당적을 바꾼 데 대한 비판, 관록과 안정감에 대한 기대가 공존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대전 유성을 국회의원 후보가 지난 21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하고, 친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묘역을 찾은 모습./사진 제공=황정아 후보 캠프
반석역 인근에서 만난 70대 C씨는 "우리 지역은 대덕특구가 있어서 (이 분야를) 주력해서 키워야 하는데 딱 맞는 과학자 출신 황정아 후보가 왔다"며 "주변에 아는 연구원들에게 물어보니 황정아 후보 평이 좋았다. 약력도 풍부하고 과학계에서 성실하고 유능한 시절을 보낸 젊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상민 후보에 대해서는 "5선이나 했는데 국회의장도 못 한 것을 보면 무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당적을 바꿔 출마한 것도 좋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50대 D씨도 "이상민 의원은 이제 안 된다"며 "민주당 탈당했을 때 많은 사람이 마음을 접었고, 대전 사람들은 한번 아니라고 생각하면 절대 마음을 안 바꾸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노은역 인근에서 만난 60대 E씨는 "경제 문제를 잘 다루지 못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황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경남 진해에 살다가 최근 유성을로 이사를 왔다는 50대 F씨는 "이 지역은 과학 산업단지에 대한 전폭적 지원이 필요한 동네라고 들어서 민주당, 그리고 황정아 후보를 지지하려 한다"고 했다.

반면 유성구에서 10년째 거주 중이라 밝힌 70대 G씨는 "확실히 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투표할 생각"이라며 "이상민 의원이 당적을 바꿔서 출마했는데 연륜이 있고, 일도 잘 한다고 본다. 당적 바꾼 것에 대해서는 크게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 "첫 장애인 국회의장 가는겨"…'대전 유성' 이상민의 6선 도전

'대전·충청' 격전지를 가다-대전 유성을② 이상민 국민의힘 후보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1일 오후 3시 대전 유성구 선거사무소에서 장애인단체 건의사항을 전달받고 있다. 대전지체장애인협회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국민의힘 후보 지지에 나섰다고 한다. / 사진=김인한 기자
지난 21일 오후 3시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서 휠체어를 탄 지체장애인 10여명이 각종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이들은 선거철에만 장애인에 반짝 관심을 갖는 정치에 희망을 버렸다면서도 자신들과 같은 처지인 이 의원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겠다며 지지를 선언했다.

지체장애인 A씨(50·남)가 "6선에 성공해서 우리나라 정치 역사상 처음으로 장애인 국회의장이 돼달라"고 하자 가라앉았던 분위기는 이내 박수와 환호로 가득찼다. 곳곳에서 "꼭 당선되셔서 장애인들을 위한 목소리 낼 수 있으면 좋겄슈" "장애인들의 대부로서 첫 국회의장 가는겨" 등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체장애인 가족 B씨(34·여)도 "휠체어를 타는 불편함은 장애인과 그 가족만 알기 때문에 이상민 의원은 공약을 실현할 수 있는 분"이라며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변경한 것보다 장애인들의 권리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4·10 총선 지지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사회적 약자 보호'…與가 의제 주도
6선 도전하는 국회의원 이상민 '20년 여정'. /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이 의원은 생후 6개월 때 소아마비에 걸려 지체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후유증으로 한쪽 다리에 장애가 생겼다. 하지만 주어진 여건에 굴하지 않고 1992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10년 이상 활동했다. 그는 2004년 총선부터 현재까지 20년간 대전 유성에서 5선에 성공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12월 민주당에서 탈당했다. 당내 소신파로 분류됐던 그는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당'으로 변질됐다며 쓴소리꾼을 자처해왔다. 그러던 중 올해 1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영입 제의를 받고 여당에 입당해 유성을 후보로 4·10 총선을 준비 중이다.

이 의원은 그동안 국민의힘의 약한 고리였던 '사회적 약자 보호' 등의 의제를 주도하며 기존 과학계는 물론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대전지체장애인협회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보수정당 후보 지지에 나섰다고 한다.

이 의원은 총선 공약으로 자립형 장애인 쉼터와 장애부모 양육지원센터 설립,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의 최저임금 소득발생 시 지원금 비공제 등을 내놨다. 이 공약들은 그동안 민주당 등 야권이 주도했던 의제이지만 이 의원이 주도권을 잡고 지지세를 넓혀가고 있는 모양새다.

"'민심의 지조' 지키고자 탈당...20년간 민심 가장 좋아"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1일 대전 유성구 북대전 IC 인근에서 거리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 사진=이상민 의원실
이 의원은 "최근 거리에 인사를 나갔더니 어느 분이 '지조 지키세요'라고 비판을 하시더라"면서 "저는 이재명 사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에 더 이상 동참할 수 없었고 '민심의 지조'를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탈당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유성을은 국민의힘에서 험지 중 험지로, 불구덩이에 화약을 가지고 뛰어드는 심정으로 나왔다"며 "국민의힘에 입당한 것은 정부 여당의 힘을 활용해 어려운 계층에 좀 더 따뜻한 손길을 내밀고 과학기술 발전, 지역과 국가발전에 보탬이 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만나는 민심은 20년 간 가장 좋다"고 했다. 실제로 이 의원이 이날 북대전 IC(나들목) 앞에서 손으로 'V'자를 그리며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자 상당수가 호응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자 C씨(52·남)는 자동차를 세우고 "민주당이 황정아 박사를 후보로 내세웠다고 하더라도 이재명 사당을 찍을 순 없다"며 "여론조사가 좋진 않지만 힘내시라"고 했다. 50대 남성은 "민주당 후보는 과학은 잘 알겠지만 유성은 잘 모를 것 같아 고민된다"고 했다.

"R&D 예산 삭감, 與野 합의 있어…민주당 발뺌 안 돼"

이 의원은 올해 R&D(연구개발) 예산이 전년 대비 4조6000억원 줄어 26조5000억원으로 확정된 데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1차적 책임이 있으나 예산안 확정은 국회 심의 과정을 통해 확정된다"며 "여야 간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도 책임이 있는 것으로 이제 와서 발뺌해선 곤란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과학기술인 처우 개선을 위해 △정년 65세로 환원 △과학기술인 연금 확충 △과학기술인 예우 공간 조성(기념 공원, 거리, 명예의 전당 등) △과기부총리제 승격 등을 약속했다.

그는 "집권여당으로서 내년 예산에 과학기술 R&D 예산 전부 복원을 원칙으로 하고, 긴급 예산은 올해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해결하겠다"며 "R&D 예산, 세출 예산의 5% 의무 법제화를 통해 안정적 지원을 거듭할 것"이라고 했다.

대전 유성을은?

대전 유성을 정보. /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단일 선거구였던 대전 유성은 인구 증가로 2016년 20대 총선부터 갑·을로 분구됐다. 유성을은 국내 최대 규모 연구단지인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는 게 특징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26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비롯해 2200여개 기업에서 4만8000여명이 종사하고 있어 '과학 1번지'로 불린다. 민주당이 안정적 R&D(연구개발) 예산 지원 등을 강조해온 곳으로 대전에서 민주당세가 가장 강한 지역 중 하나다.

역대 총선 결과를 살펴보면 2000년대에 들어 민주당 후보가 잇따라 당선됐다. 민주당계로 당선됐다가 자유선진당으로 적을 옮겨 당선된 이상민 의원(2008년·18대 총선)이 유일한 예외다. 다만 유성 내 부촌인 스마트시티와 군 부대인 자운대를 중심으로 보수 정당 표가 나오는 편이다. 최근 유성 지역 아파트값 상승으로 보수 성향 목소리도 커지는 추세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유성 터줏대감' 이상민 현역 의원을 앞세워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2004년 제17대 총선을 시작으로 유성에서 내리 5선을 한 이 후보는 지난해 말 '이재명 사당화'를 비판하며 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우주 과학 전문가' 황정아 후보를 내세웠다. 황 후보는 KAIST 출신으로 2007년부터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인공위성 등을 개발해 오다가 현 정부의 R&D 예산 삭감 문제 등에 반발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민주당 영입인재 6호다.





"내 팍팍 밀어줄껴" "이번에 꼭 돼야 혀"…장철민·윤창현 승자는?



◆ "내가 팍팍 밀어줄껴"...대전 동구 '젊은 피' 장철민의 수성전

'대전·충청' 격전지를 가다-대전 동구①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내가 팍팍 밀어줄껴. 열심히 혀!"

지난 21일 오후 1시40분쯤, 대전 동구 용운시장. 한 행인이 4·10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마주치자 이같이 말했다. 그러자 시장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한 상인이 "내가 우리 장철민 의원을 잘 알아"라며 "처음 왔을 때는 열심히 좀 하라고 '쿠사리'(핀잔이라는 뜻의 일본어)를 좀 줬는데 좀 심하게 했었나 싶어서 미안해"라고 맞장구를 쳤다.

장 의원은 2012년 의원실 7급 비서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원내대표 정책조정실장,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을 거쳐 21대 국회 진출에 성공했다. 민주당 험지로 여겨지던 동구에서 36세 최연소로 당선돼 화제가 됐다. 이어진 의정활동에선 젊은 피 다운 패기와 묵직한 정치 구력을 토대로 대전의료원 건립 확정, 혁신도시·도심융합특구 추진 등 성과를 냈다. 이번 총선에선 당내 3인 경선을 1위로 통과하며 재선에 도전하게 됐다. 국민의힘에서 윤창현 의원(비례대표)를 공천하면서 '현역 맞대결'이 성사됐다.

장 의원은 이날 '민주당 국회의원 장철민' '더 큰 일 하겠습니다'란 글자가 적힌 파란색 점퍼를 입고 용운시장 일대 거리인사에 나섰다. 용운시장은 2007년 정식 등록돼 용운동 발전과 함께 성장해온 전통 종합시장으로 100여명의 상인들이 50여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장 의원 캠프 관계자는 "용운시장 상인 분들을 포함해 동구가 원래 보수세가 강하지만 (장 의원이 지난 4년간 활동하면서)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 기류도 확산되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장 의원도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최근 지역 인사를 다녀보면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폭정에 대한 분노가 지역 전반에 퍼져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 배경에는 정부가 지역을 소홀히 하며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비전을 외면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으로 과학도시 정체성을 가진 대전의 피해가 컸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장철민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동구)이 19일 오전 대전 중구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3.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장 의원은 이날 특유의 친화력과 넉살로 상인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안부를 주고받았다. 상인들이 "손이 차다"며 악수하기에 미안쩍어하면 덜컥 양손을 맞잡고 "하나도 안 차갑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의 성격을 아는 듯 상인들도 농이 섞인 인사를 던졌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60대 상인은 자신이 입은 빨간색 옷을 가리키며 "오늘은 위장 색으로 입었다. 원래는 내가 파란색이 잘 어울린다"고 말했고, 다른 한 상인은 박카스를 건네며 병에 붙은 '파란색 스티커'를 강조해 보였다.

각종 나물 등을 파는 채소 가게의 주인인 80대 어르신은 장 의원과 인사를 한 뒤 머니투데이 더300에 "정부는 뭘 하는지 살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장 의원이 시장에 얼굴을 자주 비춰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시장 근처에서 속옷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55)는 장 의원에 대해 "젊은 사람인데 사람들과 관계가 참 좋다"며 "서민들 의견이나 잘 못사는 사람들 의견을 잘 듣고 민원을 해결해 준 게 몇 개인지 모른다. 원래는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았는데 (이번 총선에서) 장 의원을 뽑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전 동구 내 국민의힘 지지세도 만만치 않았다. 장 의원을 아는 시민들은 그에 대한 호감을 내비쳤지만, 그를 잘 모르는 이들 사이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지원을 둘러싼 지역 민심은 팽팽했다. 어느 쪽을 지지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고, 국회가 맨날 싸우기만 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투표를 안 할 생각이라는 이들도 꽤 있었다.

이 지역 토박이라 밝힌 권모씨(62·여)는 "대통령을 뽑아놨으니까 한 번은 밀어줘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여당 사람을 뽑아야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대전역 근처에서 식당을 하는 50대 김모씨는 "뽑아놔야 만날 싸움이나 해서 올해는 투표를 안 할까 싶다"며 "주변에서는 그래도 투표는 해야한다고들 말해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동구 민심을 사로잡기 위해 '원도심의 완전한 회복'을 총선 목표로 세웠다. 그는 "지난 4년간 동구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숙원사업 해결과 동구의 미래를 위한 성장동력을 마련했다. 동구의 도약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다"며 "이제 동구의 더 큰 도약을 이루고자 한다. 동구를 국가균형발전의 성공적인 모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1호 공약으로는 CTX-a(대전역~세종청사~공주 광역급행열차) 노선 신설을 내걸었다. 청주공항과 반석역을 잇는 충청권 광역철도 CTX 노선에 X축으로 연결되는 노선을 신설하는 게 골자로, 대전·세종·충남·충북 민주당 총선후보들이 공동으로 약속한 공약이기도 하다. 장 의원은 "충청지역을 1시간 생활권으로 구축해 동구가 그 중심 역할을 하도록 만들겠다"며 "말로만 선심 쓰는 윤석열 정부에 맞서 동구를 충청권 메가시티의 중심지로 우뚝 세우겠다"고 했다.

장 의원은 CTX-a 노선 신설 외에도 충청 메가시티 조성을 위한 공약으로 △판암동 도심융합특구 2단계 사업 추진 △세천역→신장산역 명칭 변경 및 신장산역 도시철도~광역철도 복합 환승역 추진 △AI(인공지능)·로봇 교육인재양선센터 유치(로봇 체험박물관을 추가해 학습 공간 마련) 등도 제안한 상태다. 향후 세대별·동별 공약도 하나씩 발표해 나갈 계획이다.

장 의원은 "저는 대전 동구와 함께 꿈을 꾼다"며 "이제 동구의 더 큰 도약을 이루고자 한다. 21대 국회의원 당선 이후 약속드렸던 '동구와 대한민국의 정치를 제대로 바꿔보겠다'라는 초심을 지키고, '더 큰 일 하겠습니다'라는 새로운 약속으로 대전의 미래를 책임지겠다. 대전의 미래, 장철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 "목청이 왜 이리 좋은겨"…대전 동구를 달리는 '경제통' 윤창현

'대전·충청' 격전지를 가다-대전 동구② 윤창현 국민의힘 후보

윤창현 국민의힘 후보가 대전 동구 한 복지관에서 배식봉사를 하고 있다/사진=이병권 기자
"배식을 깔끔하게 잘 하시는구만, 봉사 많이 다니세요?"
"하여튼 우리는 2번이야. 파이팅하세요!"

오는 4월 총선에서 대전 동구에 출마하는 윤창현 국민의힘 후보가 대전 동구 산내주공아파트에 위치한 복지관에서 배식 봉사를 하는 도중 한 80대 여성이 이같이 말했다. 총선을 20일 가까이 앞두고 윤 후보는 지난 21일 오전 대전 동구 곳곳을 돌며 봉사활동을 하는 등 본인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오전 10시부터 낮 12시30분까지 윤 후보가 들른 장소만 5곳이 넘었다.

윤 후보가 이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충북 옥천군에 위치한 고(故)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하는 버스였다. 윤 후보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육영수 여사를 뵙고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며 "기를 확 빨아들여서 우리 동구에 털어놓으면 끝내줄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시민들은 "아이고 우리는 2번이야 2번" "이번에 꼭 돼야 하는데"라며 호응했다. 윤 후보 특유의 굵고 낮은 베이스톤 목소리를 듣고 "목청이 왜 이리 좋냐"는 반응도 나왔다.

버스 인사를 마친 윤 후보는 인근의 한 노래교실로 향했다. 윤 후보가 노래교실에 도착하자 한 70대 여성이 박수를 치며 "어서 들어오라"고 맞았다. 윤 후보는 노래교실 수강생들에 "저도 좀 껴주십시오"라고 인사했다. 처음에는 다소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던 수강생들은 "노래하고 간다고?"하며 윤 후보를 반겼다. 아직 공식 선거운동기간 전이라 마이크를 사용하지 못해 윤 후보가 노래를 하지는 못했지만 다른 사람이 노래를 하는 것을 들으며 박수를 크게 치기도 했다.

윤 후보는 노래교실을 떠나며 "전통가요를 몇개 배웠어야 하는데 대학가요제 쪽으로만 준비가 돼 있어가지고"하며 멋쩍게 웃음을 지었다. 그는 "몇번 노래를 (생목소리로) 하기도 했는데, 사람 마음을 얻는다는 게 참 어렵습니다"라며 "마음이 가야 표가 가니까"라고 말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후보가 대전 동구에 위치한 한 노래교실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이병권 기자
이후 윤 후보는 대전 동부 모범운전자회 회의에 참석해 인사를 했다. 70여명이 모인 회의 맨 뒷자리에 참석해 모범택시 운전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몇몇 운전자와는 셀카를 찍기도 했다. 한 60대 남성은 "파이팅하라"고 응원했다.

윤 후보는 산내주공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복지관에서 배식 봉사를 하며 오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해당 복지관에서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도시락 배달을 합쳐 약 250명의 노인 등에게 점심을 제공한다. 복지관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은 약 100명이다. 윤 후보는 배식봉사를 하며 "열심히 하겠습니다. 힘을 좀 실어주세요"라고 인사했다. 한 지지자는 "2번 화이팅"이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중장년층과 노년층에게는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는 30~40대 여성들의 마음을 여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윤 후보는 "명함을 나눠드릴 때 안 받는 분이 10명이라고 하면 그중 거의 9명은 30~40대 여성"이라며 "우리 당이 이미지 메이킹에 실패한 부분도 있고, 맘카페 등 영향도 큰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싫어하지만은 마세요'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더 노력해야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대전 동서부의 경제 격차, 일자리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동서격차가 교육, 문화 등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근본적인 문제를 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한 학부모께서 다른 구의 학생들이 내신 잘 받으려고 동구에 위치한 고등학교로 오는 학생들이 있다고 한탄한 적이 있었다"며 "동구의 경제를 살리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를 위해 지난 19일 설립승인을 받은 대전형 공공벤처캐피탈(VC) 대전투자금융(대전 투자청)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했다. 오는 2027년까지 투자청과 대전은행을 도심융합특구에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도심융합특구는 대전역을 중심으로 한 경제특구다. 또 윤 후보는 대전역세권 도심융합특구와 메가충청스퀘어 공간에 민간·공공기관을 유치하고 핀테크와 디지털금융이 투자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도심융합특구 입주 기업과 창업 기업 등에 세제혜택을 주는 지방세법 등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윤 후보는 양질의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동구를 교육발전특구로 지정하도록 교육청 등과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연간 최대 60억원의 교육 관련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정부가 추진하는 '자율형공립고 2.0'인 천동고를 대전 동구에 신설하고 일반고인 가오고를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자율형 공립고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동구 교육지원센터 설립도 추진한다.

윤 후보는 서울대 물리학과·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석사 학위,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경제학자 출신 정치인이다. 대전중앙초등학교와 대전중학교, 대전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윤 후보는 2005년부터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로 부임해 재무관리 분야를 가르쳤다. 지난 2012년에는 한국금융연구원장을 역임하기도 한 경제 전문가다.

윤 후보는 "지금 대전은 여당의 프리미엄을 누릴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며 "천동고 설립, 대청호 규제완화, 철도 지하화, 충청 통합메가시티 등 사업 승인부터 국비 확보까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국회의원이 원팀이 돼 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지난 4년간 대전 국비는 증가한 데 반해 동구가 받은 국비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44억원씩 줄었다"며 "제가 당협위원장을 맡은 1년간 동구 국비를 569억원 증액시켰다. 동구 발전을 견인할 민·관의 자본을 끌어올 수 있는 실력과 네트워크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대전 동구는/그래픽=최헌정
◇대전 동구는?

대전 동구는 대전역과 대전복합터미널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 지역을 품고 있다. 북부에는 대청호, 남부는 금산군에 접해 있어 남북으로 긴 모습의 지역구다. 지난 15대 국회(1996~2000년) 까지는 갑·을로 나뉘어 있었으나 2000년 16대 총선부터 합구돼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대전·세종·충남북 의석 28석 중 순서상 가장 먼저 호명돼 '충청 정치 1번지'로도 불린다.

대전역 등이 위치한 원도심 지역이고 대전 서부지역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민 연령대가 높아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곳이라 알려졌다. 다만 가오지구 등 신도심을 중심으로 한 표심 변화로 섣불리 승패를 예단할 수 없는 분위기다. 실제 2000년 이후 치러진 총선에서 17대(2000년) 자유민주연합, 18대(2004년) 열린우리당, 19대(2008년) 자유선진당, 20대(2012년)·21대(2016년) 새누리당, 22대(2020년) 민주당이 당선되는 등 여야가 공수교대를 하듯 당선된 지역이다.

현재 대전 동구 현역 의원은 장철민 민주당 의원으로 2020년 총선에서 이장우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를 3.45%포인트(p)차의 박빙 승부를 벌였다. 2년 전에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선 박희조 국민의힘 동구청장이 황인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3.19%p차로 제치고 승리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비례대표인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을 단수공천했다.





"밀어줄테니께 잘 혀봐" 설욕이냐 수성이냐...신범철·문진석 승부



◆ "밀어줄테니께 잘 혀봐"...'재선 도전' 문진석 "천안을 100만 도시로"

'대전·충청' 격전지를 가다-충남 천안갑ⓛ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천안갑·초선)이 지난 25일 오후 충남 천안시 동남구 천안중앙시장에서 한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사진 =오문영 기자
"우리 문진석 의원이 열심히 혔어. 내가 못 걷는 한이 있더라도 찍어줄겨"

지난 25일 오후 3시45분쯤, 충남 천안시 동남구 천안중앙시장.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한 어르신이 4·10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반갑게 인사하며 "테레비에서 잘 보고 있어. 초심만 잃지 말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상인이 문 의원의 어깨를 툭툭 쳐주며 "나도 문 씨여"라며 친근감을 표한 뒤 "조금만 더 잘 혀봐. 밀어줄테니께 나라가 좀 잘 좀 돌아가게 혀봐"라며 말을 보탰다.

문 의원은 경기도 성남 풍생고와 중앙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정책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천안에서 사업을 하며 정당 활동을 이어오다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며 정계에 본격 입문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의 초대 비서실장·정책특보 등을 거치며 정치 내공을 쌓았다. 이후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천안갑 후보로 출마해 신범철 국민의힘 후보를 1.4%포인트(p)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번 총선에서는 신 후보와 재대결을 벌인다.

21대 국회에서 초선다운 열정과 중진 못지않은 노련함으로 △천안역 증개축 확정 △천안 스타트업 파크 유치 등 미래먹거리 준비 △동부 6개 읍·면 성장 발판 마련(동부스포츠센터 건립 정부 지원 30억 원 확정·수신산업단지 국토교통부 심의 통과 등)과 같은 굵직한 지역 성과를 냈다. 중앙 무대에서는 전략기획위원장 등 핵심 당직을 맡으며 체급을 키웠다. 지난 대선 경선 때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도와 측근 그룹 '7인회' 중 한 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문 의원은 이날 '일 잘하고 좋은 사람 문진석'이라는 글이 적힌 파란색 점퍼를 입고 천안중앙시장 일대를 누볐다. 1918년 남산중앙시장으로 시작한 천안중앙시장은 천안과 발전을 함께해온 전통시장이자 천안 최대 상설시장이다. 보수세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원도심의 중심부지만, 정권심판론을 언급하며 호응하는 이들이 꽤 많았다. 한 행인은 문 의원을 마주치자 "정권심판 잘 알고 있다"고 했고, 국밥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원래 여기가 다들 저쪽(국민의힘)인데 아닌 사람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때마침 윤석열 대통령의 '875원 대파' 발언이 시장의 화젯거리였다. 채소를 파는 상인들이 윤 대통령 발언 이야기를 꺼내면 문 의원은 "875원이면 농민들이 망하겠다. 어이가 없지 않나"라며 맞장구를 쳤다.

이불·담요 등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문 의원이 "친구들까지 해서 딱 3표만 도와달라"고 하자 "적어도 30표는 모아야 하지 않나. 소심하시네?"라며 농담 섞인 응원을 건넸다. 그는 문 의원과 대화를 마친 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요즘 내가 분위기를 보니까 (민주당에) 좋은 건 투표를 원래 잘 안 하던 사람들, 중도층들이 이번에 막 (민주당을) 찍어주려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과거 문 의원과 찍었던 사진을 내보이거나, 문 의원에게 받았었던 명함을 꺼내 들며 '문진석 개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반면 "나는 국힘(국민의힘) 쪽이여"라며 문 의원의 인사를 거부하거나 명함을 받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문 의원은 포기하지 않고 넉살 좋게 다가갔다. "아이고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으셔? 웃어야 성공하는 거야"라고 말하며 무거운 분위기를 풀어내기도 했고, "일을 잘하는 사람을 뽑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시간 되실 때 제가 열심히 했는지 안 했는지 찾아봐 주시고, 진짜로 잘하지 못했다면 집으로 돌려보내 주셔도 된다"고 자신감 있게 말해 일부 호응을 얻어내기도 했다.

문 의원 캠프 관계자는 "그래도 선거가 가까워지니 구도심에서도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많이 올라온 분위기"라고 말했다. 문 의원은 "윤석열 정부 2년 동안 물가는 치솟고 시장 상인들은 코로나19(COVID-19) 때보다 상황이 어렵다고 얘기한다"며 "수많은 국민이 사망한 이태원 참사, 해병대 채상병 순직에도 정부는 입을 닫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 주권자께서 준엄한 심판을 내려주실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지난 25일 오후 충남 천안시 동남구 천안중앙시장 근처 모습.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현수막이 각각 걸려있다./사진=오문영 기자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이 천안갑 지역을 둘러본 결과, 정권심판론에 대한 호응이 컸지만 원도심을 중심으론 국민의힘에 대한 견고한 지지세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어느 쪽을 지지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정치 이슈에 대한 피로감을 내비치는 시민들도 있었다.

청룡동에 거주하는 50대 A씨는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교해가며 "누가 뭐라 해도 민주당"이라며 "지금 검찰 독재가 너무 심한 것 같다. 정부도 밉고, 국민의힘도 밉다. 이재명 대표는 대장동이다 뭐다 하면서 나쁜 놈이라고 하는데 선거용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 40대 남성은 "개인적으로 보면 문진석 의원이 아무래도 낫다"고 말했다.

반면 천안역전시장에서 만난 60대 여성 B씨는 국민의힘 지지자임을 밝히며 "민주당은 일절 표를 안 줄 것"이라고 했다.

천안지하상가에서 20년 넘게 장사를 하는 C씨는 "이제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뭐가 다른가 싶다"며 "솔직히 지난 총선 때는 문진석 의원을 흔쾌히 찍었지만 지금 뭐가 바뀌었는지 잘 모르겠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투표는 해야겠지만, 표 주고 싶은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 의원은 지역 민심을 사로잡기 위해 '철도 혁명을 통한 성장'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천안역을 기점으로 청수~독립기념관~병천~오창국가산업단지를 거쳐 청주공항까지 연결하는 철도망 구축 △천안 도심 철도 지하화 △GTX-C(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천안 연장 사업 국비 지원 관철 등이 골자다. 동부지역 산업단지 기회발전특구 추진·청룡동 미개발지구 개발 등 경제·일자리 공약과 동부스포츠센터 완공·생활체육시설 확충과 같은 문화 공약도 내놨다.

문 의원은 유권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이제 막 시동이 걸린 천안 발전이 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일 잘하는 지역 일꾼을 뽑아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천안 발전이 멈추지 않고 나아갈 수 있도록 기관차 역할을 하겠다. 천안을 100만 도시, 서울과 경쟁할 수 있는 최고의 도시로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4년 만에 총선에서 다시 맞붙게 된 신범철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서는 "윤석열 정부에서 국방부 차관을 하신 분으로 국방 전반에 걸쳐 실무를 담당하시면서 풍부한 국정 운영 경험을 쌓은 분"이라면서도 "다만 최근에 해병대 채상병 순직 수사외압 의혹이 진실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는데 신 후보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관여한 바 없다면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신 후보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혐의를 부정하고 계신 것은 의혹 당사자로서도, 시민들의 한 표를 호소하는 후보자로서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수사외압이 없었다고 보는 여론이 20% 수준에 불과한데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할 정치인이 정작 국민을 외면하고 있어 참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 "이번엔 될거여"…천안이 낳은 '국방 전문가' 신범철의 설욕전

'대전·충청' 격전지를 가다-충남 천안갑② 신범철 국민의힘 후보

신범철 국민의힘 후보가 충남 천안시 청룡동의 한 사거리에서 퇴근하는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사진=안재용 기자
"이번에는 신범철이 조건 없이 될거여."

25일 오후 충남 천안시 동남구 청룡동 천안청당초등학교 인근 사거리, 4.10 총선에서 충남 천안갑에 출마한 신범철 국민의힘 후보가 저녁 피켓 인사를 하는 것을 보며 한 60대 지지자가 이같이 말했다. 신 후보는 꽤 많은 비가 내리던 이날 오후 하얀 우비를 입고 약 1시간 동안 퇴근하는 시민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하트 모양의 피켓을 앞뒤로 몸에 건 신 후보가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인사를 하자 한 운전자는 창문을 내린 뒤 "화이팅입니다!"라고 외치며 손을 흔들고 지나갔다. 비가 내려 운전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응원의 의미를 담아 "빠방~"하고 경적을 울리고 가는 이도 있었다.

신 후보는 사거리의 신호에 따라 차가 오는 방향으로 몸을 돌려 손을 흔들고 무릎을 굽혀 인사를 했다. 때로는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면서 "신범철입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 후보 측 관계자는 "오늘 같은 날은 비가 와서 소통이 쉽지 않지만 평소에는 더 적극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혀 주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갑 지역의 표심은 신·구도심 별로 갈리는 분위기였다. 천안역전시장에서 만난 한 60대 남성은 "이번에는 신범철이 될 거다. 천안에 (선거구가) 세 군데 있는데 셋에 둘은 국민의힘이 될 것 같다"며 "지난번에 (더불어민주당을) 180석을 줬는데 5년 동안 뭘 했나. 물가만 올랐다"고 했다.

한 60대 여성도 "지난번에 신범철이 여기 왔었는데 괜찮더라"고 했다. 옷 가게를 운영하는 한 40대 여성은 "솔직히 말해 정치에 크게 관심은 없다"면서도 "원래 이쪽 시장은 민주당이 많았었는데 이번에는 절대 안 찍는다고 하더라"고 했다.

신범철 국민의힘 후보가 충남 천안시 청룡동의 한 사거리에서 퇴근하는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사진=안재용 기자
반면 천안 동남구 청룡동 등 새로 개발된 지역에서는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다. 신 후보는 "이쪽에서는 상대적으로 반응이 안 좋은 것이 사실"이라며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 후보는 "돌아다녀 보면 제발 싸우지 말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해주신다"며 "그래서 네거티브에도 일절 대응하지 않고 묵묵히 하고 있다"고 했다.

신 후보는 천안을 교통의 요충지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신부성정역, 청수역, 구룡역 등을 신설해 천안 동남지역에서 '내집 앞 전철'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또 신 후보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C노선 연장을 통해 50분대 서울생활권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GTX-C노선 연장에 대비한 천안역 신축도 서두르겠다고 했다.

원도심 등 소외된 지역을 살리기 위한 공약도 내놓았다. 신 후보는 우선 천안역 인근에 국방AT센터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국방AT센터가 생기면 관련 방위산업체와 첨단 IT(정보통신)기업도 함께 들어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신 후보는 키자니아 등 키즈테마파크를 원도심에 유치하고 천안의 대표 관광명소인 독립기념관을 자연과 함께 휴식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 지역에서 4년 만에 재도전에 나선 신 후보는 윤석열정부에서 국방부 차관을 지낸 국방·안보 전문가다. 충남 천안 남산초와 계광중, 북일고를 졸업한 천안 토박이다. 충남대 법대에서 학·석사 학위를 받은 뒤 서울대 법학대학원에서 법학 박사를 수료했다. 1995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을 시작으로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자문위원, 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실장, 국립외교원 교수,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한국국가전략연구원(KRINS) 외교안보센터장 등을 지냈다.

신 후보는 "여당 후보로서 국회의원이 된다면 천안시를 비롯해 충청남도와 중앙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낼 자신이 있다"며 "지금까지 쌓아온 전문성과 실력으로 공약을 실천하겠다. 진심을 알아봐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갑은?


'충남의 정치 1번지'로 통하는 천안갑은 천안역 등 구도심권과 6개 면 지역을 품고 있다. 현재 구도심권 개발과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C노선 연장 등이 지역 최대 화두다.

대체로 야당세가 강한 천안 내에서 상대적으로 보수색이 강한 편이다. 이번 4·10 총선의 경우 천안병에 있던 청룡동이 천안갑으로 편입되면서 여야 간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청룡동은 젊은층 비중이 높아 민주당 강세가 예상되는 곳이다.

14대 총선(1992년)에서는 민주자유당, 15대 총선(1996년)에서는 자유민주연합 등 보수정당이 당선됐으나 16대(2000년)부터 19대(2012년)까지는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 민주통합당 등이 연이어 당선되기도 했다. 20대(2016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으나 2018년 재보궐 선거와 21대(2020년) 총선에서 연이어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했다.

현재 충남 천안갑 현역 의원은 문진석 민주당 의원으로 2020년 총선에서 당시 신범철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를 1.42%포인트(P)차로 제쳤다. 보수정당인 우리공화당(0.78%)과 친박신당(0.71%)이 총 1.49% 득표한 것을 고려하면 박빙의 승부였던 셈이다. 문 의원과 신 후보는 오는 4월 총선에서 4년 만의 '리턴매치'를 펼치게 됐다.





"이종배면 가능혀" "김경욱은 다를 겨"…충주 '리턴매치' 승자는?



◆ "이번엔 다를겨"…'설욕전' 김경욱 "충주 발전의 적임자"

[2024 빅매치 르포] '대전·충청' 격전지를 가다-충북 충주ⓛ 김경욱 더불어민주당 후보
4·10 총선에서 충북 충주 선거구에 출마하는 김경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23일 오후 충북 충주시 충의동 자유시장에서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오문영 기자
"내가 택시비 깎아주면서 모은 사람이 몇이나 되는 줄 알어? 이번엔 다를겨!"

지난 23일 오후 2시쯤, 충북 충주시 성서동 젊음의거리.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4·10 총선에 출마하는 김경욱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마주치자 "내가 (김 후보를 위해) 두 팔 걷고 움직이는 사람"이라며 이같이 응원했다. 이에 김 후보는 양손으로 파이팅 포즈를 취하며 "이번에 한 번 꼭 바꿔봅시다"라며 "누가 한 번이라도 더 뛰느냐의 싸움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충북 충주 출신으로 충암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1989년 행정고시 33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국토교통부(국토부)에서 교통물류실장과 기획조정실장, 제2차관을 지낸 '교통·물류' 전문가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에게 7.3%포인트(P) 차이로 패한 뒤, 이듬해 인천국제공사 시장에 취임했다.

이번 총선에선 당내 3인 경선을 1위로 통과하면서 설욕전에 나서게 됐다. 국민의힘에서 4선 도전에 나선 이 의원을 공천하면서 4년 만에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김 후보는 이날 성서동 젊음의거리와 충의동 자유시장 일대 거리인사에 나섰다. 충주를 넘어 충북의 '핫플레이스'로 불리는 장소들인데다 주말 낮이었지만, 거리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김 후보는 "성서동 주변 상권이 예전만 해도 지역의 중심이었는데 지금은 힘든 게 사실"이라며 "시민들의 지역 발전에 대한 열망이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김 후보를 만난 시민들은 하나같이 지역 발전을 주문했다. 국토 교통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온 그의 이력이 장점으로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옷 가게에서 쇼핑 중이던 한 어르신은 김 후보에게 "건설 교통 쪽은 누구보다 잘 알 테니까 도시재생 사업 좀 제대로 해달라"며 "주차장 몇 곳 짓고 했는데 코로나19(COVID-19) 이후로 유통 구조도 바뀌고 해서 지금 상황이 너무 안 좋다"고 했다. 그러자 옷 가게 주인인 60대 A씨도 "맞다. 여기 지역 좀 살려주셔야 한다"고 동조했다.

다른 한 상인도 "46년째 성서동에서 살고 있는데 공실이 이렇게 많았던 적이 없다. 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라며 "당선되셔서 잘 정책을 좀 세워달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참 큰 숙제다"라고 반응하며 시민들 목소리에 경청했다. 때로는 "(상권 주변을 지나는) 충주천을 서울의 청계천처럼 이용해 볼 수도 있겠다" "조금씩 건드릴 것이 아니라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말하며 의견을 주고받기도 했다.

지난 총선에 출마했던 경험 덕분인지 김 후보 인지도는 상당히 높은 분위기였다. 상인들은 대개 김 후보를 반갑게 맞이했고, 고생한다며 물이나 음료를 권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상인은 거리를 지나가던 김 후보를 보더니 가게 문을 활짝 열고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김경욱 화이팅!"을 외쳤다. 그는 김 후보에게 다가와 "여론이 지금 반반이래"라며 "조금만 더 열심히 해보셔"라고 응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40대 B씨는 가게 안에 김 후보 명함을 붙여두기도 했다. B씨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10년 넘게 시장과 국회의원을 국민의힘에서 계속하고 있는 것에 대한 피로감이 있는 편"이라며 "여기에 요즘에 경기도 안 좋다 보니 좀 변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있고, 민주당 후보를 찍으면 달라질까 하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충주가 보수 세가 강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와 이 의원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CBJ 청주방송 등 충북 언론사 6곳이 지난 17~18일 충주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의원은 46%, 김 후보 40%의 지지를 받아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였다(3개 통신사에서 제공된 휴대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 응답률은 15.1%,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야권 후보 단일화로 사퇴를 선언한 진보당 후보가 해당 여론조사에서 3% 지지를 받았던 것까지 고려하면 상당한 접전"이라며 "충주가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구인 것은 사실이지만 변화에 대한 갈망이 높아지고 있고, 20~50대 사이에서 정권 심판 기류가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지역 발전을 열망하는 민심을 정면으로 겨냥해 "충주를 중부내륙의 명실상부한 교통 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고 선언했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D 노선 충주 편입 △과천-충주 간 민자고속도로 추진 △중부내륙철도 복선화 △제2경부선 철도망 구축 △충북선 철도고속화 사업 조기 착공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후보는 "충주-서울 50분 시대를 이룰 것"이라며 "제5차 국가철도망계획이 현재 수립중인데 (공약들을) 해당 계획에 반영하고, 고속도로의 경우 적격성 조사 및 투자심의를 원활히 이끌어내겠다. 저는 국토부에서 철도국장·국토정책관·교통물류실장 등 주요 부서를 모두 거쳤다. 대표적인 기획통이자 해결사로 정평 난 이 김경욱이 반드시 추진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경제 분야 공약으로 △지역화폐·온누리상품권 할인율 및 발행 확대 △자영업자 산재보험 도입 △농촌인력공급센터 설치 등을 약속하며 '충주 소득 4만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보건복지 분야에서는 △충북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유치 △공공산후조리원 설치 △청년주택 보급 확대 등을, 문화·관광 분야에서는 △국립중원역사문화센터 건립 △국립충주박물관 조기 건립 △충주호 금가권역 생태공원 조성 등 공약을 내걸었다.

김 후보는 "충주는 자연환경과 더불어 문화·역사·예술 등 지역발전을 위한 자원과 기반 요소가 풍부한 도시다. 그럼에도 지난 15년간 충주는 가지고 있는 자원에 비해 이렇다 할 발전을 이뤄내지 못했다"며 "충주를 정체시키고 발전을 이뤄내지 못한 정치세력의 무능을 종식하겠다. 충주 발전의 적임자가 누구인지 우리 충주 시민 여러분들께서 현명히 선택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시민들의 요구와 눈높이에 부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역량과 비전을 알리고 충주 발전을 위한 진정성을 보일 수 있도록 더욱 겸손하게 시민 한분 한분께 다가가겠다"며 "'김경욱을 선택하면, 충주가 달라진다'는 믿음을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도록 더 진심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강조했다.

◆ "대학병원 유치, 이종배면 될 거여"…'4선 도전' 충주 토박이의 진심

[2024 빅매치 르포] '대전·충청' 격전지를 가다-충북 충주② 이종배 국민의힘 후보
이종배 국민의힘 후보가 충북 충주시 숭덕 꿈터에 방문했다/사진=정진솔 기자
"우리가 충북대 병원(분원)을 가져오려고 하는데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덕에 아마 될 거여"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한 지난 28일 오전 8시 충북 충주시 문화사거리에서 열린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선거 출정식에 참석한 한 60대 지지자가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 선거 출정식에는 선거를 돕는 사무원과 자원봉사자 약 80명 외에도 100명에 가까운 지지자들이 모였다.

이 후보는 단상에 올라 "충주 발전이 이대로 멈춰선 안 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세종시로 국회를 이전해 충청도를 발전시키겠다고 했다"며 "'4월에는 4선, 이번에는 2번'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 연설에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사거리를 지나던 한 승용차 운전자는 창문을 내리고 단상을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다.

이날 충주 문화사거리에 모인 지지자들은 이 후보에 대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한 60대 남성 지지자는 "기업이 많이 유치돼서 일자리 창출이 많이 됐다. 보통 지방에는 젊은이들이 없는데 여긴 그래도 젊은이들이 있다"며 "그런 점이 좋다"고 했다. 다른 60대 여성 지지자도 "이 의원은 선량하고 거짓 없고 일도 잘하고 누구 비방도 안 한다"며 "만나면 반가워하고 누구 비방도 하지 않는다. 예산도 많이 따 왔다"고 평했다.

이 후보는 출정식을 마친 후 충북 원예협동조합 춘계영농강습회로 이동해 충주지역 농민들에게 인사했다. 이 후보는 강습회에 방문한 한 농민에게 "고생하시죠? 풍년농사 이루시길"이라고 인사했다. 이에 해당 농민은 "맞아 맞아"하며 웃어보였다. 명함을 나눠주고 있는 이 후보에게 다가가 "사실 나 당원이에요"라는 귓속말을 건네는 사람도 있었다.

이 후보 방문에 농민들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이 후보와 악수한 한 50대 여성은 "아이고 여기까지 오셨네, 손이 차다"며 환대했다. 한 40대 여성도 "어머 의원님 오셨네. 화이팅!"하고 인사했다. 이 후보는 "농업인들은 시끄러운 걸 별로 안 좋아한다"며 "가까운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한데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후 장애인 직업교육시설인 '숭덕 꿈터'에 방문했다. 숭덕 꿈터는 장애인에게 작업활동, 일상생활훈련 등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바리스타 양성, 제과·제빵 교육 등 장애인들이 사회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이 후보가 숭덕 꿈터에 방문하자 한 장애인이 "이종배 시장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이 후보는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충주 시장을 역임한 바 있다. 한 숭덕 꿈터 관계자는 "시장이셨을 때부터 (이 후보를) 봐서 지금은 국회의원이지만 시장으로 기억하는 것 같다"며 "(숭덕 꿈터는) 비교적 새로 생긴 곳이라 시설이 좋다. 운영하는데 (이 후보가) 많이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이후 이 후보는 장애인들이 제과·제빵, 커피 제조 교육을 받는 것을 살펴봤다. 이 후보는 "정치라는 게 약자를 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 장애인 직업교육시설을 찾은 이유에 대해 "첫날인 만큼 되도록 많은 분들에게 인사드리고, 또 앞으로 (당선되면) 무엇을 하겠다고 보여드리는 상징적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후 동충주농협 장수대학과 엄정내창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한 후 오전 일정을 마쳤다.
이 후보는 시민들이 충주를 떠나지 않도록 정주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이 후보는 충북대학교 병원 충주 분원을 유치하겠다고 했다. 충북대 의대 정원이 211명 증원된 만큼 분원 유치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충주에 충북대 병원 분원이 유치되면 제3차 의료급여기관이 없는 다른 충북 북부지역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 후보는 경기 성남 판교와 충주를 잇는 KTX 개통에 이어 중원공공비행장 민간개방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군이 사용하고 있는 중원공공비행장을 민간에게 개방해 항공 물류 허브공항으로 조성하고 대규모 물류단지를 구축해 충주를 교통물류 중심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이 후보는 △충주호 환경규제 완화 △중원종합휴양레저타운 조기 조성 및 내수면 마리나개발 △국립중원역사문화센터 건립 △ 사계절 식물원 조성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충주는 대한민국 중심에 있는데도 경부선 축에서 벗어난 탓에 그동안 발전에서 소외됐다"며 "국민의힘 초대 정책위의장,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거친 당 중진으로서 충주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충북 충주시에서 태어나 충주 주덕초, 충주중, 청주고를 졸업한 충주 토박이다. 이 후보는 현재도 충주에 거주하며 의정활동을 하고있다. 고려대학교 법학대학 행정학과에서 학사학위를 받았다. 이 후보는 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충청북도청과 행정자치부, 행정안전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등에서 근무했다. 충북도 행정부지사와 행정안전부 제2차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후 이 후보는 2011년 충주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2014년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20대(2016년), 21대(2020년) 총선에서 연이어 당선된 3선 의원이다.


충북 충주는?

충주는 충북권에서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충주시·중원군으로 출범한 뒤 1995년 중원군이 충주시에 통합되면서 지금의 명칭이 됐다.

소선거구제가 실시된 1988년 13대 총선을 시작으로 이 지역에서 치러진 총 11번의 선거에서 보수진영이 도합 8번의 승리를 거뒀다. 16대(2000년)부터 18대(2008년)까지는 민주당계 정당 후보가 국회의원으로 배출되기도 했으나, 이후 두 번의 재·보궐을 포함한 5번의 선거에서 잇달아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됐다.

충주 현역 의원은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으로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했다. 직전 21대(2020년) 총선에서 김경욱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7.34%포인트(p) 차로 제쳤다. 이 의원과 김 후보는 오는 4월 총선에서 4년 만의 '리턴매치'를 펼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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