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지난 몇 년 동안 수시로 몽테뉴 가에 위치한 자신의 럭셔리 제국 본사에 측근들을 소집해 브리핑을 받았다. 주제는 하나, '중국'이었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한 전직 중국 정부 경제 고문이 고령화되는 중국 인구 구성이 럭셔리 대기업 LVMH에게 심각한 문제를 안겨줄 수 있다고 아르노와 그의 팀원들에게 경고했다. 그 고문은 중국 소비자들이 고령화되면서 럭셔리 상품에 물쓰듯 돈을 쓰는 성향 대신 절약하려는 성향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국제 무역을 분열시키고 전 세계적 위기를 초래할 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를 분석하기도 했다.
아르노 제국의 본거지는 유럽이지만 지난 30년 동안 LVMH의 엄청난 성장을 이끌어준 나라는 중국이었다.
중국 소비자들은 비행기를 타고 파리를 비롯한 여러 패션의 중심지로 날아와 사냥하듯 핸드백을 구입했고,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막히자 LVMH가 최근 수십 년간 중국 전역에 박물관 규모로 세워둔 루이비통과 디올 등의 브랜드 부티크로 모여들었다.
거액을 쓰는 중국 쇼핑객의 등장은 럭셔리 시장의 판세를 바꿨고 중국은 LVMH의 글로벌 매출에서 약 20%를 차지하는 나라가 됐다.
현재 중국 경제의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고 지정학적 긴장은 고조되고 있으며 GDP의 4분의1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은 불안불안하다. 젊은 세대의 실업률은 작년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외 기업들은 홍콩에서 자행되는 정치적 탄압 때문에 홍콩을 떠났다. 중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서로를 정치적, 경제적으로 주된 경쟁자로 평가하면서 반목이 깊어지는 바람에 기업들은 대중국 투자를 줄여야 했다.
LVMH 또한 중국발 불확실성 때문에 주가에 타격을 입었고 이로 인해 아르노 회장도 세계 최고 부자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중국 시장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
사안에 밝은 이들에 따르면 아르노는 작년 여름 중국을 방문했을 때 LVMH 임원들에게 예정된 투자를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일부 프로젝트는 지연되었지만 취소된 것은 없었다.
한 LVMH 임원은 이 조치를 보고 아르노가 사업에서 고수하는 원칙, '불확실한 시기에는 인내심을 가지라'는 말이 떠올랐다고 한다.
아르노는 중국 시장 확장의 잠재적 이익이 위험보다 크다고 본다. 수년 내 수백만 명에 달하는 잠재적 럭셔리 소비자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됐고, 아르노는 이들을 겨냥해 디자이너 군단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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