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원자폭탄 피폭 당사국인 일본에서 영화 '오펜하이머'가 논란 끝에 개봉했다.
29일(현지 시각) AFP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일본에서 '원자폭탄의 아버지' 오펜하이머의 생애를 다룬 영화 '오펜하이머'가 개봉했다. 지난해 7월 미국에서 개봉한 지 8개월 만이다. 한국엔 광복절인 8월15일에 개봉했다.
그간 일본에서 명확한 설명 없이 '오펜하이머' 개봉을 연기한 걸 두고 일각에선 '원자폭탄 피폭국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예민한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라는 추정만 있었다.
실제로 세계 2차대전 당시 일본은 1945년 8월6일 히로시마와 사흘 뒤인 8월 9일 나가사키에 각각 원자폭탄 리틀 보이와 팻 맨이 투하된다. 이 공격으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합쳐 최대 24만6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적 히트작'이라는 명성과 걸맞지 않게 이날 도쿄 중심부의 한 대형 영화관에선 영화 포스터 외의 홍보 자료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 히로시마에서 열린 특별 상영회에서 원자폭탄 생존자이자 전 히로시마 시장인 히라오카 다카시(96)는 "영화에서 원자폭탄의 위험성과 공포심을 더 실감 나게 표현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고 했다.
피폭 도시 중 하나인 나가사키에서 열린 사전 상영회에서 마사오 토모나가(80)는 "원폭 생존자들의 처참한 모습을 담아내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면서 "그래도 원자폭탄의 위험성과 충격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제작한 영화 '오펜하이머'는 핵무기 개발에 참여한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일대기를 담고 있다.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펜하이머'는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편집상, 음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7개 부문을 석권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