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29일 서울 중구 소공동 OCI빌딩에서 열린 OCI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이 무산된 데 대해 "아쉽게도 좋은 결과로 보답하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그동안 전 세계 오지를 돌아다니며 사업을 성장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며 성장하겠다"고 했다.
OCI그룹은 올해 1월 한미그룹과 통합에 대한 합의 계약을 체결하고 공동 경영 체계 수립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전날 통합 계획에 반대하는 한미그룹 임종윤·종훈 형제가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통합은 중단됐다. 이 회장은 제약·바이오사업에 대한 동력을 얻어 석유·화학에서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변신한 독일 바이엘을 모델로 삼겠단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제약·바이오 사업 확대 움직임은 이어간다. 다만 한미그룹과의 재협력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이날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서로 힘을 합쳐서 같이 해도 사실 쉬운 일이 아닌데 생각이 다르면 강요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저희는 다른 기회를 찾아야겠다"고 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좋은 기회가 있다고도 언급했다.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이 업황 부진으로 부침을 겪고 있는 만큼, 고령화의 영향으로 성장성이 높은 제약·바이오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겠단 의지다.
기존 사업에서는 안정적인 수익구조 만들기에 집중한다. OCI홀딩스는 말레이시아에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공장 증설을 진행 중이다. 3년간 9000억원의 투자를 통해 현재 연산 3만5000t에서 오는 2027년까지 5만6600t으로 늘린단 계획이다. 이 회장은 "지난 10년간 태양광에서 등락을 경험해서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내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며 "태양광 전문기업 트리나솔라와 장기계약을 체결해 향후 7년간 생산량은 100% 솔드아웃 상태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던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사장은 자진사임하며 안건이 폐기됐다. 이 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고, 이현승 KB자산운용 경영자문역과 김옥진 서울미라마 유한회사 대표는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이 밖에 △재무제표 승인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일부 변경 △자기주식 소각을 위한 자본금 감소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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