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6시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앞 만남의광장. 어두웠던 하늘이 점점 밝아질 때쯤 유동철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4.10 총선 출정 선언을 응원하기 위해 지지자 20여명이 모여들었다. 유 후보는 "오늘 수영구의 새로운 미래를 향해 큰 걸음을 내딛으려 한다"며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겠다. 수영구의 자존심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듣고 있던 지지자들은 "이번에는 기호 1번으로 바꿔보입시더" "분위기가 예전과는 달라요" "무조건 된데이"라며 환호했다. 한 여성 지지자는 유 후보에게 남색 운동화 한 켤레를 선물하며 "우리 수영구민의 염원은 이번에는 (민주당) 의원을 꼭 만드는 것"이라며 "유 후보, 반드시 국회로 보내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평생 받은 선물 중 가장 뜻깊은 선물"이라며 곧바로 신발을 갈아 신은 뒤 "신발 끈 동여매고 끝까지 달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수영구는 1995년 남구에서 분리된 후 민주당 출신 국회의원이나 구청장이 한 번도 당선되지 못한 곳으로 '부산 최고 험지'라고 불린다"며 "우리가 부족했기 때문에 수영구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제대로 싸워보겠다"고 말했다.
동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인 유 후보는 이번에 '사회복지 전문가'라는 타이틀로 등장한 민주당 영입인재 18호다. 부산참여연대에서 활동하며 '이동·보행권 확보를 위한 모임'을 통해 육교 없애기 운동을 벌여 당시 수영 팔도시장 앞에 있는 육교를 없애는 데 공헌했다. 또 '복지예산 20% 운동'을 통해 부산의 복지예산 비중이 40%를 넘어서도록 주도하기도 했다.
유 후보는 "저는 부산의 아들이고 연구, 정책, 실천 전부 가능하다는 게 제 강점"이라며 "연구도 늘 해왔고 정책 대안을 실제로 만드는 작업 역시 오랫동안 했다.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오래 해서 실천력도 가지고 있다. 수영구 복지가 생활의 편리함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출정 선언을 마친 직후 출근길 인사가 예정된 수영교차로까지 30여분을 걸어서 이동했다. 이른 시각 출근길에 유 후보의 명함만 받고 빠르게 지나치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유 후보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시민들도 있었다. 편의점 앞에 서 있던 한 70대 여성은 유 후보와 악수한 뒤 머니투데이 더 300(the300)에 "인물 좋고 능력 좋은 후보가 수영구에는 처음 나왔다"며 "꼭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이날 오전 7시30분쯤 부산 수영교차로에서 첫 공식 선거 유세에 나섰다. 유세차에 올라탄 유 후보는 약 1시간 동안 정면과 측면 번갈아 가면서 두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약 10초에 한 번씩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교차로를 지나던 운전자 중에서는 창문을 내리고 유 후보에게 큰 목소리로 "화이팅!"이라며 주먹을 쥐어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출근길에 유 후보를 응원하러 잠깐 들렀다는 한 50대 여성은 "저녁에 퇴근하고 또 올 것"이라며 "제가 사회복지에 관심이 많은데 관련 현장에서 15년 동안 후보님을 봤고 좋은 이야기도 많이 들어서 이렇게 진정성 있는 분이 정치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광안리 해변 차도 지하화, △수영구 제2청사 건립, △편안하고 쾌적한 안전도시 수영 등 3대 공약을 밝혔다. 유 후보는 "국회에 입성하고 나서는 기본소득 법제화를 제일 먼저 하고 싶다“며 ”4차산업혁명에 맞게 복지시스템을 재설계하는 데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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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구는?━
부산의 대표 명소 광안리를 품은 부산 수영구는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구다. 2000년대 이후 모든 국회의원 선거에서 보수당 출신 후보가 당선됐다. 따라서 보수당의 공천 경선 과정이 본 선거보다 더 치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국민의힘의 부산 수영구 경선에서는 장예찬 무소속 후보(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현역인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을 꺾고 승리했다. 장 후보의 공천이 확정됐지만, 직후 설화가 터졌다. 장 후보가 20대 때 올렸던 페이스북 글들의 내용이 문제가 됐다. 이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공천 취소를 결정한 후 부산 진구을 경선에서 탈락한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를 수영구에 전략 공천했다.
장 후보가 공천 취소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수영구는 '3자 구도'가 됐다. 국민의힘에서 최고위원까지 지냈던 장 후보의 무소속 출마로 보수 지지자들의 표가 갈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동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수영구의 판세는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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