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권자들도 트럼프 후보가 '당선 후 감옥에 갈 수 있다'는 걸 모르진 않는다. 반대 진영 사람들은 납득할 수 없다며 반문한다. "도대체 범죄 혐의자를 왜 지지하는가."
현지 언론은 '트럼프 현상'을 두고 각양각색의 해석을 내놓는다. '파시즘의 귀환'이란 해석이 그 중 하나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에 대해 "모호한 전체주의를 표방하면서 사안 별로 모순되는 권위주의적 선택을 한다"고 꼬집었다. 트럼프가 주로 좌절하고 불만에 쌓인 중산층을 부추겨 다른 계급을 적대시하거나 모든 형태의 비판에 대해 적대감을 갖게 하는 한편 엘리트와 권력을 선택적으로 추종하게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신드롬을 신앙적 음모론이 고착화되는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검찰 기소와 법원의 재판도 그저 '바이든 사법부'의 음모에 불과하며 트럼프가 정치적 희생자라고 믿는다. 트럼프는 지금까지 자신에 대한 수사가 "보통의 미국인을 위해 싸우는 자신을 저지하려는 엘리트층의 방해 공작"라고 일관되게 주장한다. 민주주의에 대한 진정한 위협은 의회 전복 시도나 거짓 선거 캠페인이 아니라 사법권을 휘두르는 바이든 정권이라는 식이다.
트럼프가 미국 대선 후보로 건재한 이유 중 하나로 정치와 법의 근본적 차이에 주목하는 의견도 있다. 법조는 증거로 유무죄만 다투지만 정치는 유무죄를 떠나 국민의 감성이 더 우선한다. 정치는 국민의 감성에 기대 공감하는 능력이 중요한데, 트럼프는 그야말로 대중의 분노·증오를 조절하고 '가지고 노는데' 탁월하다. 이른바 포퓰리즘에 최적화된 캐릭터인 셈이다.
이런 논란의 와중에도 트럼프는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 기업 트루스소셜을 우회 상장시켜 세계 500대 부자 반열에 올랐다. 회사 주가는 증시 데뷔 첫날인 지난 26일 16.1%, 이튿날에는 14.19%가 올라 시가총액이 94억440만달러(약 12조7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지분 약 60%를 소유한 트럼프는 7조6000억원의 대박을 터트렸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트럼프의 재산 규모는 26억달러(약 3조 5000억원). 평생 부동산 개발로 일군 자산보다 미국 대선에 재도전하며 2년 만에 회사 하나 상장시켜 번 돈이 더 많다. 당장 보유지분을 팔 수는 없으나 그가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는데 필요한 쌈짓돈을 참으로 그답게 확보했다. 트루스쇼셜의 기업가치가 과대 평가돼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정치 지형의 변화가 남 일 같지 않다. 어쩌면 우리의 정치의 가까운 미래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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