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테러 서방이 조장"… 푸틴의 의심 미국·영국으로 번져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 2024.03.27 15:08

러 연방보안국, "우크라이나가 중동서 무장세력 훈련" 주장도

(크라스노고르스크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24일 (현지시간) 모스크바 외곽 크라스노고르스크의 총격·방화 테러로 최소 137명이 숨진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앞에 마련된 임시 추모소에 촛불로 만든 ‘우리는 2024.3.24일을 추모한다’ 문구가 보인다. 2024. 3. 25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크라스노고르스크 AFP=뉴스1) 우동명 기자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 테러에 대한 러시아의 의심이 급기야 미국과 영국으로 번졌다. 범행 자체는 이슬람 무장단체가 저질렀지만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서방이 조장한 사건이란 주장이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및 AFP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연방보안국(FSB) 국장은 러시아 연방검찰청 확대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 영국, 우크라이나가 공격 배후에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믿는다"고 답했다.

현재 구금 중인 테러 피의자들로부터 확보한 자료에서 '우크라이나 흔적'이 확인됐다는 게 FSB의 주장이다. 러시아 측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직접 테러를 저질렀지만, 그 과정에 우크라이나가 개입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보르트니코프 국장은 "이번 사건은 이슬람 급진주의자들이 준비했지만, 서방 특수부대가 조장했다고 본다"며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이번 사건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가 중동에서 (이번 공격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무장 세력들을 훈련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키이우 정권 대표들이 그곳의 테러리스트 기지를 방문했다"고 덧붙였다.

보르트니코프 국장은 또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을 테러단체로 지정해야 하며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HUR) 국장이 러시아군의 합법적 표적이 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모스크바 공연장을 습격했던 테러리스트들이 사건 이후 우크라이나로 향하고 있었다는 점을 또 언급하며 이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영웅으로 환영받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22일(현지시간) 139명이 사망한 모스크바 외곽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테러 공격 직후 IS는 성명을 통해 공격 배후를 자처했다. 우크라이나는 연관성을 극구 부인하고 미국도 우크라이나가 관련됐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으나 러시아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와 동맹인 벨라루스는 러시아 측 입장과 대치되는 주장을 내놨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이날 "그(테러범)들이 벨라루스에 들어올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라며 "그래서 그들은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모스크바 테러와 관련해 구금된 용의자는 8명으로 늘었다. 러시아 법원은 3주 전 테러범들에 아파트를 임대한 집 주인을 테러 연루 혐의로 구금하라고 결정했다. 8번째 용의자는 테러 핵심용의자 중 한 명인 샴시딘 파리두니에게 아파트를 임대한 것으로 밝혀져 용의선상에 올랐다.

FSB는 지난 23일 테러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11명을 체포, 모스크바에 있는 조사위원회 본부로 이송했다. 가장 먼저 구금된 테러 공격 피의자 4명은 법정에 출석했을 때 고문의 흔적이 역력했다. 이에 대해 타티아나 모스칼코바 러시아 인권위원장은 "구금자에 대한 고문은 용납될 수 없다"며 "모든 절차와 조치는 법에 따라 수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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