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 사장은 27일 경기 이천 본사에서 열린 SK하이닉스 정기주주총회에서 "고객과 소통하며 내년도 공급을 준비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3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도"현 시점에서 HBM3와 HBM3E까지 2024년도 모든 물량이 솔드아웃(주문완료)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HBM3 매출액은 전년도 대비 5배 이상 성장했다. 같은 기간 DDR(더블데이터레이트)5 매출액도 전년 대비 4배 이상 성장해 두 제품 모두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HBM 현황과 관련한 질문엔 "경쟁사 언급은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지난달 말 마이크론이 현존 최고 사양인 5세대 HBM3E를 엔비디아에 공급했다고 밝힌 것과 삼성전자가 12단 36GB(기가바이트) HBM3E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곽 사장은 사내 소통행사에서 "우리의 자존심에 hurt(아픔)은 하나도 없다. 자만하지 말라는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주는 정도로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8단 24GB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해 이달부터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다.
곽 사장은 올해 역시 AI(인공지능)반도체 붐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HBM 시장 전망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지난해 자사 전체 D램 판매량 중 HBM 판매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출하량 증가율)가 싱글 디짓(한자릿수)이었는데 올해 더블디짓(두자릿수)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HBM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반도체 경기도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반등 중이라고 평가했다. 곽 사장은 "최근 모바일 (응용처) 기점으로 시황 반등 기미가 확연히 보이고 있고, 그 뒤를 PC와 서버가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유럽의 경우 오토모티브(차량용 반도체)쪽으로 관심을 기울이면서 고객 발굴 중이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에 대한 질문엔 "여전히 (상황이)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 VEU(검증된 최종사용자)지정으로 1a(4세대)nm(나노미터·10억분의 1m)공정까지 생산가능한 상황이라 당장 큰 문제는 없다. 정상적 생산활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 공정을 위해 필요한 EUV(극자외선) 노광기를 중국에 반입하는 것을 불허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40억달러(약 5조3000억원)을 들여 미국 인디애나주에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건설한다는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보도를 두고선 "검토 중이지만 확정되진 않았다"며 "확정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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