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총선,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기회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 2024.03.28 05:26
4.10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국회의원 후보들이 점점 더 바빠진다. 기자가 만난 한 국회의원 후보는 지역구에 있는 시민단체와의 간담회 등 10개 이상의 일정을 하루에 소화하기도 했다.

그의 일정 중엔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과의 면담도 있었다.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은 늘봄학교 확대 정책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했다. 늘봄학교는 초등학생이 오후 8시까지 학교에 머물며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올해부터 확대 시행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그동안 하교한 아이들을 돌보는 역할 등을 수행해 왔는데, 늘봄학교 확대 시행 이후 아이를 센터에 보내는 부모가 줄었다는 것이다.

늘봄학교는 분명 맞벌이 학부모들을 돕는 좋은 취지의 정책이지만 피해를 보는 곳도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이 후보에게 호소해 문제가 반드시 해결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입법기관이자 예산 심사권자인 국회의원이 관련 정책에 관심을 갖는다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대부분의 국회의원 후보들은 하루종일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온갖 요청을 듣는다. 길 가다 우연히 국회의원 후보를 만난 김에 평소 생각하던 것을 풀어놓는 유권자도 많지만,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처럼 자신들의 요구를 미리 준비해서 요청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주차 공간부터 쓰레기 처리 문제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넘쳐난다.

물론 국회의원 후보가 당선돼 4년 동안 활동하는 동안에도 주민들은 언제든 민원을 넣을 수 있다. 하지만 과연 당선을 위해 선거 운동을 할 때만큼 귀 기울여 듣고, 절실하게 해결책을 찾을까.


총선은 4년에 한 번 정치인이 철저한 '을'로 돌아가는 시간이다. 지역 유권자를 철저한 '갑'으로 모시는 시기다. 시민들 입장에선 민원을 전달하기에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28일 4.10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이제 유세차를 이용할 수 있으니 후보들의 기동력이 한층 좋아지고, 후보들을 만날 기회도 더욱 늘어날 것이다.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를 언제 마주칠지 모르니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미리 준비해두면 어떨까. 투표권 행사 뿐아니라 후보에게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을 하는 것이 본인과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한국 정치를 발전시키는 길이다.
안재용 기자 /사진=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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