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셀리버리, 상폐위기에 성난 주주 피하려 주총장도 안잡아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 2024.03.27 11:25
2018년 11월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열린 셀리버리의 코스닥 신규상장기념식 사진.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이사(우측에서 3번째). /사진제공=한국거래소
1호 성장성 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했으나 또다시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셀리버리가 다트(전자공시시스템)를 통해 공시한 주주총회장소가 아직 예약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이사를 포함해 현 경영진이 상장 폐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총을 파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7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셀리버리는 오는 29일 서울시 영등포구 선유로에 위치한 한 건물 1층 홀을 빌려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겠다고 지난 14일 공시했다. 하지만 이날 해당 건물 담당자 A씨와 전화 통화를 한 결과 29일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예약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해당 건물 1층에 예약할 수 있는 홀은 하나밖에 없다.

A씨는 "오는 29일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1층 홀 대관은 가능하다"며 "지난 1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었을 때 물의를 일으켜 셀리버리 측과는 더 이상 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셀리버리 소액주주들이 조대웅 셀리버리 대표이사를 포함해 현 경영진과 표 대결을 예고하자 회사 측에서 소액주주들의 권리 행사를 무효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셀리버리는 약리 물질 생체 내 전송 기술(TSDT)을 기반으로 파킨슨병, 췌장암 등 난치성 질병 치료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등 기술을 인정받아 2018년 11월9일 코스닥 1호 특례상장사가 됐다. 한때 주가가 10만원을 상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적이 나오지 않은 탓에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2022년 감사보고서 '의견거절'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 데 이어 지난해 감사에서도 '의견거절'을 받았다. 지난해 연결 기준 자본금은 184억원이었으나 자기자본이 마이너스(-) 245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은 233%에 달한다.


조 대표는 지난해 3월 주총장에서 무릎을 꿇고 회사 정상화를 위해 목숨을 걸겠다고 주주들에게 약속했으나, 이후 법인카드 사적 남용 의혹을 받으며 주주들로부터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셀리버리 주가는 고점 대비 90% 넘게 하락한 6680원에 거래 정지된 상태다.

이에 주주들은 지난 13일 임시주총을 열고 주주명부열람 등을 통해 26.04%의 우호 지분을 모아 조 대표를 포함해 현 경영진을 해임함으로써 책임을 묻고자 했으나, 조 대표가 대관 종료 직전 모습을 드러낸 탓에 파행됐다. 오는 29일 열릴 주총에서 회사 측은 사측 인사를 사내이사로 선임함과 동시에 최소한의 보수를 받겠다는 회유책을 내놓았으나, 소액주주들은 여전히 현 경영진의 퇴임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조 대표의 보유 지분율은 13% 안팎이나, 주주연대는 두배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셀리버리 주주 B씨는 "전날 전화 통화에서 회사 IR(기업 소개) 담당자가 아직 주총 장소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지난번 임시주총에서 그랬듯 이번에도 주주들이 참석하지 못하도록 장소 공지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총장이 변경됐으면 미리 주주들에게 공지해야 하는 게 아니냐, 이는 명백한 상법 위반이고 주주총회 소집 절차가 불공정한 것이다"고 토로했다.

머니투데이는 셀리버리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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