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강? 낙동강도 위험하다…"개헌저지 100석, 무너질판" 위기감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 2024.03.27 02:30

[the300]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울산 남구 신정시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3.26. /사진=뉴시스
4·10 총선을 보름 앞두고 여권 내 위기론이 심상찮다. 정권심판론이 선거판을 장악하며 수도권 한강벨트는 물론 여권의 상대적 강세 지역으로 평가받아온 PK(부산·경남) 낙동강벨트마저 위기에 몰렸다. 여권에선 현재 판세가 유지될 경우 최악의 경우 개헌 저지선인 100석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일각에선 이 같은 위기론이 보수 세력을 결집해 여권 지지층의 투표율을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26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25~26일 등록된 최근 여론조사 결과 최대 격전지 '낙동강벨트' 4곳 중 3곳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부산·국제신문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21~24일 조사(성인 500명 대상, 무선 100%,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한 결과, 부산 사하갑에서 현역 최인호 민주당 후보가 50%, 이성권 국민의힘 후보 39%로 나타났다.

부산 북구갑에선 전재수 민주당 후보가 53%, 5선의 서병수 국민의힘 후보 36%였다. 경남 양산을은 김두관 민주당 후보 49% 국민의힘 김태호 후보 37%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부산 사하구 괴정골목시장을 방문해 이성권·조경태·백종헌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14. /사진=뉴시스
다만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1∼22일 진행한 조사(성인 500명 대상, 무선 100%,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에서 양산을은 김두관 후보 47.2%, 김태호 후보 40.9%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부산 사상은 KBS부산·국제신문 조사에서 배재정 민주당 후보 43%, 김대식 국민의힘 후보 39%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였다.

낙동강벨트 이외 PK 지역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같은 조사에선 보수진영의 텃밭인 해운대갑에서 해운대구청장 출신인 홍순헌 민주당 후보가 43%, 대통령실 법률비서관 출신의 친윤(친윤석열)계 주진우 국민의힘 후보(39%)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역 의원끼리 맞붙는 부산 남구에선 박재호 민주당 후보 44%, 박수영 국민의힘 후보 42%로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나타났다.

여권에선 믿었던 부산 내 민심 이반에 적잖이 당황하는 기색이다. 4년 전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수도권 선거에서 고전한 가운데서도 부산 18개 의석 중 15석을 사수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낙동강벨트 사수를 위해 중진들을 전략적 재배치했으나 정권심판론이 정국을 강타하면서 백약이 무효한 상태란 평가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후보 및 당직자 성인지 감수성 향상 교육 및 역량 강화 세미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부산지역 후보 캠프 한 관계자는 "과거엔 중앙에서 부정적 이슈가 터지면 그 여파가 2,3주는 돼야 부산에 전달됐다"며 "근데 이번엔 이종섭·황상무 논란이 거의 실시간으로 거리에서 느껴졌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 공천 논란이 컸을 땐 지지율이 높다가 3주 만에 급락했는데, 이 정도 큰 폭으로 흔들리는 건 중도층이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부산 내 민주당, 국민의힘 고정 지지층이 각각 20%뿐이고 60%는 사안 따라 출렁이는 느낌"이라고 했다.


부산일보·부산MBC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8~19일 부산 연제구의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3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노정현 진보당 후보(47.6%)가 김희정 국민의힘 후보(38.3%)를 오차범위(±4.4%p) 밖으로 따돌린 데 대해서도 지역 내에서 충격적이란 반응이 많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부산에서 3석밖에 못 가져갔지만 후보 득표율로 보면 40%가 넘는 경우가 많았다"며 "TK(대구경북)와 달리 부산은 노무현, 문재인을 거치면서 기본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30% 정도 생겼기 때문에 조금만 삐끗하면 뒤집어질 수 있다"고 했다. 또 "조국 지지율이 부산에서 높다. 조국을 통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단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제공) /사진=뉴시스
여권 일각에서는 최근 여론조사대로라면 국민의힘의 의석이 개헌 저지선인 100석 이하로 내려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25~26일 등록된 여론조사 기준으로 한강벨트 5곳(서울 중성동갑, 마포을, 동작갑·을, 광진을) 중 동작을 1곳에만 여당이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에선 위기론 진화에 나섰다. 홍석준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부실장은 "(당 지지율이) 지난주에 최저치를 찍었다. 이번주부터는 반등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는 '254개 지역구 중 여당 우세지역이 82곳'이란 언론보도에 대해선 "정확하지 않은 자료다. 그 이상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판세에 대해 "국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하면서 새롭게 반등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다만 위기를 반전시킬 뚜렷한 카드는 아직 당에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원톱 체제 한계론이 거론되면서 유승민 전 의원의 '구원등판론'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한 위원장은 "제가 특별히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하며 보수 결집 효과를 노렸다. 오후엔 격전지로 부상한 울산과 부산, 경남 지역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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