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9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비씨·우리·하나·NH농협)의 지난달 카드론 잔액은 39조474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39조2121억원에서 0.7%(2623억원) 늘었다. 지난달 카드론 잔액은 공시를 시작한 2021년 11월 이후 최고액이다.
신한·우리·하나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에서 카드론이 증가했다. 특히 업계 2위 삼성카드의 카드론 잔액이 크게 불면서 총잔액이 증가했다. 지난 1월 5조8992억원이던 삼성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지난달 6조858억원으로 3.2%(1866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의 카드론 잔액도 4조4307억원에서 4조5546억원으로 2.8%(1238억원) 확대됐다.
저축은행이 대출빗장을 걸어잠그면서 중·저신용자가 카드론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초부터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규대출을 최소화했다.
카드론 잔액이 정점을 찍었으나 현재 제도권에서 중·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주는 곳이 카드사밖에 없어 당분간 카드론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드사는 통상 신용점수 500점 이상 고객에게만 신용카드를 발급하는데 비씨·하나카드를 제외한 전업카드사는 지난달 500점대 구간 고객에게도 신규 카드론을 공급했다. 연체위험이 가장 높은 고객에게 대출을 내준 셈이다. 반면 지난달 신규 신용대출을 취급한 30개 저축은행 중 500점대 구간 고객에게 신용대출을 공급한 저축은행은 13곳에 그쳤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업권이 대출을 축소하면서 카드론으로 수요가 쏠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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