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저지선 100석 뚫릴 수도"...與, 한강 이어 낙동강도 위험하다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 2024.03.26 17:50

[the300]부산 북갑·사하갑·양산을서 민주당 우세…연제구·해운대갑서 충격적 결과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부산 사하구 괴정골목시장을 방문, 이성권·조경태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3.14. /사진=뉴시스 /사진=
4·10 총선을 보름 앞두고 여권 내 위기론이 심상찮다. 정권심판론이 선거판을 장악하며 수도권 한강벨트는 물론 여권의 상대적 강세 지역으로 평가받아온 PK(부산·경남) 낙동강벨트마저 위기에 몰렸다. 여권에선 현재 판세가 유지될 경우 최악의 경우 개헌 저지선인 100석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일각에선 이 같은 위기론이 보수 세력을 결집해 여권 지지층의 투표율을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26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25~26일 등록된 최근 여론조사 결과 최대 격전지 '낙동강벨트' 4곳 중 3곳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부산·국제신문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21~24일 조사(성인 500명 대상, 무선 100%,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한 결과, 부산 사하갑에서 현역 최인호 민주당 후보가 50%, 이성권 국민의힘 후보 39%로 나타났다.

부산 북구갑에선 전재수 민주당 후보가 53%, 5선의 서병수 국민의힘 후보 36%였다. 경남 양산을은 김두관 민주당 후보 49% 국민의힘 김태호 후보 37%였다.

다만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1∼22일 진행한 조사(성인 500명 대상, 무선 100%,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에서 양산을은 김두관 후보 47.2%, 김태호 후보 40.9%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충북 청주시 한국병원을 방문해 현장 의료진과 간담회를 진행한 후 환송 나온 의료진을 격려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부산 사상은 KBS부산·국제신문 조사에서 배재정 민주당 후보 43%, 김대식 국민의힘 후보 39%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였다.

낙동강벨트 이외 PK 지역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같은 조사에선 보수진영의 텃밭인 해운대갑에서 해운대구청장 출신인 홍순헌 민주당 후보가 43%, 대통령실 법률비서관 출신의 친윤(친윤석열)계 주진우 국민의힘 후보(39%)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역 의원끼리 맞붙는 부산 남구에선 박재호 민주당 후보 44%, 박수영 국민의힘 후보 42%로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나타났다.

여권에선 믿었던 부산 내 민심 이반에 적잖이 당황하는 기색이다. 4년 전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수도권 선거에서 고전한 가운데서도 부산 18개 의석 중 15석을 사수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낙동강벨트 사수를 위해 중진들을 전략적 재배치했으나 정권심판론이 정국을 강타하면서 백약이 무효한 상태란 평가다.

국민의힘 부산지역 후보 캠프 한 관계자는 "과거엔 중앙에서 부정적 이슈가 터지면 그 여파가 2,3주는 돼야 부산에 전달됐다"며 "근데 이번엔 이종섭·황상무 논란이 거의 실시간으로 거리에서 느껴졌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 공천 논란이 컸을 땐 지지율이 높다가 3주 만에 급락했는데, 이 정도 큰 폭으로 흔들리는 건 중도층이 그만큼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부산 내 민주당, 국민의힘 고정 지지층이 각각 20%뿐이고 60%는 사안 따라 출렁이는 느낌"이라고 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후보 및 당직자 성인지 감수성 향상 교육 및 역량 강화 세미나에서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부산일보·부산MBC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8~19일 부산 연제구의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3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노정현 진보당 후보(47.6%)가 김희정 국민의힘 후보(38.3%)를 오차범위(±4.4%p) 밖으로 따돌린 데 대해서도 지역 내에서 충격적이란 반응이 많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부산에서 3석밖에 못 가져갔지만 후보 득표율로 보면 40%가 넘는 경우가 많았다"며 "TK(대구경북)와 달리 부산은 노무현, 문재인을 거치면서 기본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30% 정도 생겼기 때문에 조금만 삐끗하면 뒤집어질 수 있다"고 했다. 또 "조국 지지율이 부산에서 높다. 조국을 통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단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권 일각에서는 최근 여론조사대로라면 국민의힘의 의석이 개헌 저지선인 100석 이하로 내려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25~26일 등록된 여론조사 기준으로 한강벨트 5곳(서울 중성동갑, 마포을, 동작갑·을, 광진을) 중 동작을 1곳에만 여당이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재옥 원내대표, 박 전 대통령, 한 비대위원장.(사진=국민의힘 제공) /사진=뉴시스 /사진=조성봉
국민의힘에선 위기론 진화에 나섰다. 홍석준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부실장은 "(당 지지율이) 지난주에 최저치를 찍었다. 이번주부터는 반등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는 '254개 지역구 중 여당 우세지역이 82곳'이란 언론보도에 대해선 "정확하지 않은 자료다. 그 이상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판세에 대해 "국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하면서 새롭게 반등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다만 위기를 반전시킬 뚜렷한 카드는 아직 당에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원톱 체제 한계론이 거론되면서 유승민 전 의원의 '구원등판론'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한 위원장은 "제가 특별히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하며 보수 결집 효과를 노렸다. 오후엔 격전지로 부상한 울산과 부산, 경남 지역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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