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지켜달라"…전의교협, 전국 수련병원장에 공문 보내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 2024.03.26 15:03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26일 전국 각 전공의 수련병원장에게 보낸 공문. /사진=전의교협
전국 39개 의과대학 소속 교수들이 참여하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주 52시간까지만 일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국의 전공의 수련병원 병원장에게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전공의들이 떠난 자리를 메운 교수들이 현재 100시간 전후로 일하는 가운데, 절반 가까이 줄여달라는 호소다.

26일 전의교협이 발송한 '의료진 법정근로시간 및 연장근로시간 준수 요청의 건'이란 제목의 공문엔 "현재 의료진의 과중한 업무, 피로도 증가 및 체력 소진으로 인해 환자 안전 문제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의료진의 응급환자 및 중환자에 대한 적절한 진료를 위해 법정근로시간 및 연장근로시간인 주 52시간 근무를 지켜주시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날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의료 사태가 발생한 지 6주가 지난 현재 의료진의 과중한 진료업무로 피로도가 증가했고 소진 상태에 이르렀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환자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증가하고 있기에, 의료진의 피로도를 줄여 '응급환자 및 중환자에 대한 적절한 진료'를 할 수 있도록 법정 근로시간 및 연장근로시간인 주52시간을 지켜주시기를 바라는 공문을 각 전공의 수련병원 병원장께 발송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수 회장은 "대학병원 내 입원환자·중환자·응급환자 치료에 최우선으로 역량을 쏟아부어야 해 외래 진료는 점차 축소하는 게 당연히 맞다"며 "그것이 환자를 위해서라도 현재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전공의 이탈 후 교수(전문의)들의 업무 시간은 주 100시간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가 주로 맡아온 당직 근무, 중환자실 관리, 수술 부위 처치 등 업무를 교수들이 메워오면서다.


이런 의사의 업무 과부하는 의료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전공의가 떠나면서 교수들이 당직을 주 3회 서고, 당직 선 다음 날에도 진료 보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그런데도 의료사고 발생 시 의사들을 범죄자 취급하는데 진료 시간을 줄이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날을 세웠다. 외래 진료를 최소화해 전체 근무 시간을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까지만 해야 의료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장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입장을 밝힌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3.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한편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고려대·전북대·울산대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냈고 서울대 의대 교수 400여 명은 25일 사직서 제출을 결의했다. 이어 가톨릭대(26일)와 성균관대(28일) 등 의대 교수들이 총회를 통해 사직서 제출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창수 회장도 25일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직서를 내고 한 달간 유예기간이 있는데 그 전에 이 사태가 해결되길 바란다"며 "총선 전, 더 이르면 다음 주에라도 해결되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발적 사직이니만큼 집단 사직을 결의한 적은 없고 교수들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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