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일본 산케이신문은 복수의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아프리카 콩고공화국 건설 현장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수십 명이 2월로 예정됐던 귀국이 연기되자 이에 항의하며 폭동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북한 노동자들의 폭동 사태는 지난 1월 중국 지린성 의류 공장과 해산물 가공 공장에서 처음 발생했다. 해당 공장은 북한 국방부 산하 업체가 노동자들을 파견한 곳이다. 당시 이 회사가 노동자들에게 4년간 총 1200만달러(약 160억7760만원) 임금을 체불하고 이를 '전시 준비 자금' 명분으로 북한에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첫 폭동이 발생했다. 노동자들은 공장의 북한 측 관리자들을 인질로 잡고 화염병을 던지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북한 당국은 4개월 치 임금을 우선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면서도 폭동에 가담한 사람들을 심문하기 위해 비밀경찰들을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폭동으로 공장에 근무하는 북한 측 대표는 크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으며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도 있었다. 이를 주도한 200여명의 노동자들은 구금된 후 두 차례에 걸쳐 북한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이들은 처형과 함께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지는 등 엄한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산케이는 이번 폭동을 30세 전후의 '장마당 세대'가 주도했다며 북한 당국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신문은 "김정은 정권은 자본주의 사회를 동경하는 이 세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젊은 세대의 반발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은 이전 세대와 확연히 다르다"고 덧붙였다.
장마당은 1990년대 후반 북한의 '고난에 행군' 시절에 형성된 암시장을 말한다. 당시 북한에서는 수백만 명이 굶어 죽을만큼 기근이 심각했는데, 배급제가 무너지고 노동당에 대한 충성심보다 돈이 더 중요했던 시대에 태어나고 자란 20~30대를 '장마당 세대'라고 부른다. 매체에 따르면 장마당 세대는 이번 폭동에서 2~3개의 이층 침대가 있는 작은 방에 수십명이 꽉 들어찬 채 열악한 생활을 하는데 따른 불만과 스마트폰 사용 및 외출 금지 등 사생활의 자유를 박탈한 걸 동기로 삼았다.
산케이는 "북한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러시아, 기타 해외 지역에 있는 약 10만명의 북한 노동자들 사이에서 최초의 대규모 폭동에 대한 소문이 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권리의식에 눈을 뜬 젊은 세대가 일으킨 이번 폭동은 정권의 외화원을 뒤흔드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지난달에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의 한 의류 공장에서 노동자 10여명이 북한으로의 귀국을 요청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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