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머리에 노란 블록... 화난 레고그룹, 캘리포니아 경찰에 항의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24.03.26 09:55
현행범으로 체포된 범죄 용의자들/사진=뮤리에타 경찰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도시에서 '레고' 머리를 한 범죄 용의자들을 체포하는 장면이 공개된 가운데 레고 본사가 유감을 표시하고 나섰다.

25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매체들은 세계 최대 블록 장난감 회사 레고가 범죄 용의자 머리에 디지털 장난감 머리를 그려 넣는 것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제레미 듀란트 캘리포니아 경찰 대변인은 "레고 그룹이 연락해와 자신들의 지식재산권을 남용하지 말 것을 '정중하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사연은 이렇다. 1주일 전 캘리포니아주 뮤리에타시 경찰국이 범죄자 체포 장면을 공개하면서 용의자들 머리에 레고 머리를 그려 넣기 시작했다.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들마다 표정은 제각각이다. 분한 표정의 레고, 황망한 표정의 레고, 술에 취한 듯 눈이 풀린 레고, 울상인 레고, 약 올리는 표정의 레고까지 다양하다.

백미는 머그샷이다. 용의자들이 일렬로 서서 카메라를 응시하는 데 전부 레고 머리다.


범죄 용의자 머그샷/사진=뮤리에타 경찰
'레고 머리=범죄자 얼굴'이 돼버린 건 캘리포니아 범죄자 인권 신장을 위한 주법 개정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 의회는 2021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용의자 머그샷을 14일 이상 공개하거나 비폭력 범죄로 체포된 용의자 신체를 온라인상에 노출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올 1월부터 법이 시행되자 뮤리에타 경찰국이 '레고 머리'를 들이댄 것이다.

방식만 달랐지 중대 범죄 용의자가 아닌 경우 장난스러운 그 무엇으로 대체되는 일은 간헐적으로 있었다. 슈렉이나 바비 인형이 활용된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레고 머리가 범죄자 인권 보호 수단으로서 일상화 단계에 접어들며 새로운 논란을 낳고 있다. 피터 해닝크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 포모나캠퍼스 사회학·범죄학 교수는 "모자이크가 아닌 캐릭터로 신원을 가리는 건 용의자들을 희화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불기소 처분되거나 무죄 판결을 받는다면 이들의 명예가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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