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교수들 "400여 명 사표 낼 것…전공의 안 오면 한국의료 5년 후퇴"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 2024.03.25 20:48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방재승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비대위 비상총회 결과 브리핑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이날부터 자발적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2024.3.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의대 증원에 반대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 복귀와 의대 2000명 증원 철회를 요구하는 의대교수들의 줄사직이 현실화했다. 고려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 전북대병원, 연세대 의대, 울산대 의대 교수 등에 이어 서울대 의대 교수 400여 명도 25일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서울대 의대 비대위)는 25일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강남센터 등 4개 병원 교수진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총회를 열고 이날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방재승 서울대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에 열린 총회 결과에 대해 "오늘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방 위원장은 "자율적 제출이라 몇 명 제출했는지 알고 있지 않다"며 "며칠 전 투표로 총 1400여 명의 교수진 중 900여 명이 답했고 그중 절반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는 답장을 줬다"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 비대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날 총회는 교수 400여 명이 참석해 서울의대 비대위의 활동 보고를 받고, 오늘(25일)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며 "정부는 국민과 대한민국 의료를 위해 의대 증원 정책을 즉시 멈추고 진정한 의료 개혁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을 포함한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 발표 이후, 전공의 1만 명과 의대생 1만3000명이 병원과 학교를 떠났다"면서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이자,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교육해야 하는 스승으로서 참담함을 넘어 절망적인 마음"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비상총회에 한 의료진이 참석하고 있다. 2024.3.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이어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의 파국을 막고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의대 증원 정책의 객관적 재검증"을 정부에 지속해서 호소해왔지만 독단적·고압적으로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는 정부의 태도에는 여전히 미동이 없고, 제자들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비대위는 "사직서는 환자 곁을 떠나는 것이 아닌 정부와의 대화를 위한 최후의 수단이었다"면서 "사직서를 제출하고도 병원을 지킬 것이라 천명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가 떠난 빈자리를 메꾸고 환자 곁을 지켜왔다"면서 "낮에는 진료와 수술, 밤에는 당직, 48시간, 72시간 연속 근무를 하면서 버티었던 이유는 직업적, 윤리적 책무를 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며 제자들이 돌아올 수 있을 거라는 희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실낱같은 희망도 사라져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단 두 달 만에 세계 최고 수준으로 모두가 부러워하던 대한민국 의료가 파국 직전에 놓였다"면서 "1만 명의 전공의가 돌아오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의료는 최소 5년을 후퇴할 것이며 이렇게 망가진 의료를 회복하는 데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선택의 기로에 섰다"고 말했다.

또 "의대 증원 정책의 일방적인 추진은 의료 현장에 엄청난 혼란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국민과 의사들을 분열시키고 있다"면서 "극심한 분열과 갈등을 봉합하고, 추락하는 대한민국 의료를 제자리로 돌릴 수 있는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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