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LG이노텍 카메라모듈, 모바일 떠나 '전장'에서 맞짱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 2024.03.26 06:21
삼성전기·LG이노텍 전장용 카메라모듈 경쟁/그래픽=김다나
삼성전기LG이노텍이 전장용 카메라모듈 시장에서 맞붙는다. 자율주행차 트렌드에 따라 차량에 탑재되는 카메라 수가 늘면서 전장용 카메라모듈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삼성전기는 전장을 콕 집어 '자동차'부품회사로 다시 태어나겠고 밝혔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대 부품회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전장용 카메라모듈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그간 카메라모듈의 주요 응용처였던 모바일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전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여겨지면서다. 통상 일반 차량엔 카메라가 2~3개 필요하다면, 최근엔 7~8개, 미래 자율주행차엔 20개까지 탑재될 것으로 업계는 본다.

전장용 카메라모듈의 기술력은 '발수'성능에서 갈린다. 차량의 '눈'이 되는 카메라모듈이 비와 눈, 성에 등 날씨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면 자동차 운행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안에 '웨더 프루프'(weather proof)전장용 카메라를 양산하겠단 계획이다. 말 그대로 어떤 날씨에도 구애받지 않고 구동되는 카메라모듈이다. 발수 코팅에 더해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 히팅 기능을 내재했다. 안개와 성에 등이 끼더라도 바로 이를 녹여 안정적인 환경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LG이노텍은 지난달 말 고성능 히팅 카메라모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박람회 'CES 2024'에서 미리 공개하기도 했다. 2027년 양산 계획이다. LG이노텍은 "영하 18도의 극저온 환경에서 자사 고성능 히팅 카메라모듈을 사용하면 4분만에 얼어붙은 렌즈 해상도가 상온과 동일한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에 따르면 기존 제품들은 같은 조건일 때 성에 제거에 8분이 소요된다.

기술 개발에 이어 대량 양산을 위한 투자도 진행 중이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하반기 멕시코에 전장용 카메라모듈 생산 기지 구축을 위한 현지 법인을 신규설립했다. GM과 테슬라 등 북미 완성차 업체와의 긴밀한 공급망 협력을 겨냥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9월 테슬라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한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LG이노텍은 2014년부터 이미 멕시코에서 차량용 카메라모듈을 생산해왔는데, 올해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CES 2024에서 "기존 부지가 3000평 규모인데, 지난해 3만평 용지를 사 건물을 짓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상반기 양산 예정이다. 지난해 7월부턴 베트남 카메라모듈 생산법인에 1조 300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2배 이상 늘렸다.


두 회사 모두 전장용 카메라모듈을 바탕으로 전장 부문 매출 확대에 대한 목표도 밝혔다.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 LG이노텍은 모터와 센서 등도 만들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이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동차용 카메라 시장은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올해 전장 분야로만 매출 2조원 이상을 내겠다"고 밝혔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 역시 "모바일 시장에서의 경험을 확장해 자동차 등으로 마켓쉐어를 확대할 방침"이라며 "전장 분야에서 5년내 5조원대 매출 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현재 수주잔고 13조원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콘세직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장용 카메라 모듈 시장 규모는 지난해 31억 달러에서 2030년 85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약 13.8% 성장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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