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꼭 끌어안은 엄마…화장실·계단 무더기 시신 '참혹'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24.03.25 05:50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총격과 방화 공격으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해 137명이 사망한(24일 오후 기준) 이번 테러는 모스크바 시 중심부에서 24㎞ 떨어진 크라스노고르스크의 인기 콘서트장인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발생했다. 6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명소로 쇼핑몰과 여러 전시장을 포함한 대규모 고급 건물 단지의 일부다.

22일 (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에 무장 괴한들이 총기를 난사해 최소 143명이 숨진 현장서 불길에 휩싸여 있다.(모스크바 AFP=뉴스1)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현장 영상에는 가해자들이 '파빌리온 3'(공연장 3)라는 건물 안에 위치한 콘서트홀 입구 밖에서 총격을 가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다른 여러 영상에서도 이들이 콘서트 원형극장 내부에서 총격을 가하는 모습이 담겼다. 공격자들은 또 폭발물과 인화성 액체를 혼합해 건물에 불을 지르고, 부상자들을 내부에 가두어 일부 희생자들을 연기로 중독시켰다고 러시아 조사관이 말했다.

영상에는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가 비명 소리와 함께 계속해서 총성이 울려 퍼지자 출구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총격은 공연 직전에 시작돼 이를 해당 밴드의 등장으로 착각한 사람도 있었고, "엎드려 죽은 척했다"는 현장 관객의 말도 전해졌다. 러시아 보안 및 법 집행 기관과 가까운 언론매체 바자는 화장실에서 시신 28구, 계단에서 시신 14구가 발견됐다며 "많은 어머니들이 자녀를 안고 있는 모습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알렉산더 킨슈테인 러시아 의원에 따르면 범인들은 테러 당일 밤 모스크바에서 남서쪽으로 약 340㎞ 떨어진 브랸스크 지역에서 흰색 르노 차량을 타고 도주하다 경찰에 발견됐고, 정지 명령을 따르지 않자 차량 추격전이 벌어졌다. 이들의 차량에서 권총과 돌격소총 탄창, 이슬람 국가인 타지키스탄 여권이 발견됐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는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브랸스크 지역에서 이번 테러 핵심 용의자 4명을 포함해 총 1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FSB 텔레그램에는 타지키스탄 출신 남성 여러 명을 구금하고, 피 흘리는 한 남성이 숲 속으로 끌려가는 장면, 브랸스크 지역 길가에 무릎을 꿇고 있는 다른 남성을 심문하는 영상이 유포됐다.

한편 이번 테러를 주도했다고 밝힌 이슬람국가-호라산(ISIS-K)에 대해, 미국 안보 컨설팅업체 수판그룹의 콜린 클라크 대테러 분석가는 뉴욕타임스에 "이들은 러시아의 아프가니스탄, 체첸, 시리아 개입 사례를 언급하며 러시아가 무슬림의 피를 흘리게 했다고 비난한다"고 지적했다. 이슬람국가(IS) 측 뉴스매체인 아마크는 "이번 공격은 IS와 반이슬람 국가들 사이에 통상적으로 진행 중인 전쟁의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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