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가 큰 인물" "동네 잘 될라믄 전재수"...부산 북구 5선 vs 현역

머니투데이 부산=오석진 기자, 부산=한정수 기자 | 2024.03.25 05:50

[the300][2024 빅매치 르포] '낙동강 벨트' 부산 북구 갑

"큰 인물이 온 건 맞지"…'부산시장 출신' 서병수의 6선 도전기

'낙동강 벨트' 부산 북구 갑-서병수 국민의힘 후보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1일 구포 동원로얄듀크비스타 아파트 앞에서 시민들에게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서병수 의원실 제공
"서병수라는 큰 인물이 온 건 사실이잖아."

20일 오전 7시 부산 북구 광덕물산패션아울렛, 남산정역 인근 교차로 횡단보도를 지나던 한 시민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 의원이 4·10 총선 북구갑으로 출마한 것이) 구민으로서 기분 좋은 일"이라며 웃어 보였다.

이날 부산의 최저기온은 섭씨 4도. 부산치곤 쌀쌀한 날씨에도 서 의원은 '북구, 위대한 변화! 서병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길거리에 서서 유세를 시작했다. 서 의원은 길을 지나는 사람들과 차량들에 대고 "날씨가 쌀쌀합니데이" 등의 말을 건네고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손으로 숫자 2 모양의 'V' 표시를 만들어 흔들기도 했다.

시민들은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이었다. 속도를 줄이고 창문 밖으로 꽉 쥔 주먹을 내보이며 "힘내시라" "화이팅" 등을 외치는 사람들이 있었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시민들은 "2번 찍어야지" "이번에 해야지"라며 살갑게 서 의원에게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서 의원은 부산 해운대구·기장군갑과 진구갑 5선 중진이다. 부산시장도 경험했다. 이번 총선 북구갑으로 분구되기 전 선거구였던 북·강서갑은 지난 두 차례 총선에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차지했다. 국민의힘은 이 지역을 되찾아오기 위해 서 의원에게 '희생'을 요청했고 서 의원이 이를 수용했다.

북구의 발전을 바라는 주민들은 서 의원의 풍부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북구 토박이라는 50대 남성 A씨는 "북구가 사실은 부산의 변방이다. (경남) 양산, 김해를 지나 부산 사하구까지 넘어갈 수 있는 '부산으로 들어오는 골목'인데 발전이 더디다"며 "지역이 더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큰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여당 6선이 북구 의원이면 정부 예산이라도 좀 더 따오지 않겠나 하는 기대감이 있다"며 "과거 북구 의원을 두 번씩 지낸 박민식, 전재수 둘 다 열심히는 했지만 생계형 의원의 느낌이 강했다"고 밝혔다.

구포시장에서 만난 60대 여성 B씨는 "서병수는 부산시장까지 한 유명한 사람이라 전 국민이 다 알잖아요"라며 "시장을 할 때도 괜찮은 기억이 많지"라고 말했다. 또 "전재수가 두 번 할 동안 한 게 뭐가 있냐"고도 했다. 이어 "서병수도 좋지만 민주당이 싫기도 하다"며 "이재명은 고집도 세고 반대만 자꾸 하니 진행이 안되는데 이게 머릿수 갖고 도둑질하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지난 23일 경부선 철도지하화 공약 현장을 방문한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 /사진=서병수 의원실 제공
반면 지역구 현역인 전 의원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적지는 않았다. 구포시장에서 옷가게를 하는 40대 여성 C씨는 "전재수가 사람 참 괜찮다"며 "8년 동안 큰 문제가 있던 적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래도 북구를 더 잘 아는 건 전재수"라고 했다.

서 후보의 핵심 공약은 교통 요충지 북구의 장점 살리기다. 서 후보는 "북구 주민들이 발전에 대한 염원이 굉장히 높다"며 "북구가 2호선과 3호선이 지나며 환승하는 지점이고 경부선 철도가 구포를 거쳐가는 특징이 있는데 이를 잘 살려 발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항, 항공, 철도 버스 지하철이 연결되는 교통 요지로 기반시설을 갖추게 되면 북구가 서부산권의 대표적 도시로 발전할 것"이라며 "KTX 노선을 구포역을 통과해 김해공항과 가덕신공항까지 연결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서 후보는 또 "유세를 다니면 '서병수네? 서병수 잘 왔다. 안 올 줄 알았는데 왔네. 우리도 이제 해볼만 하다'는 반응이 많이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구민들 목소리를 들어보면 구포시장 앞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 달라는 말과 수영장이 딸린 센터나 문화시설이 없다고들 하시더라"며 "국회의원이 마음만 먹고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 할 수 있던 건데 왜 여태까지 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서 후보는 마지막으로 "북구 지역이 과거 사례를 보면 보수 성향이 상당히 있기도 했지만 최근 총선에서 두 번 졌고 정치상황에 따라서 우리 주민들이 선택의 폭을 달리하고 있다"며 "반드시 국회의원이 돼 북구 전체의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4·10 총선 부산 북구갑 후보 등록을 하는 서병수 의원의 모습 /사진=서병수 의원실 제공
◇부산 북구갑은?

부산 북구갑은 이번 총선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선거구다. 당초 부산 북·강서갑과 북·강서을이던 2개의 지역구가 북구갑, 북구을, 강서구 3개로 쪼개졌다.

북·강서갑은 전통적으로 보수당의 텃밭이었다. 그러나 최근 두 차례 선거에서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통상 부산은 보수층이 강한 곳으로 인식되지만 낙동강에 인접한 '낙동강 벨트'에 속하는 지역은 부산 내에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편이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북·강서갑에서 재선을 한 현역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북구갑에서 3선에 도전한다. 그 전인 18대와 19대 총선에서 당선됐던 박민식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가 출마지를 서울 강서구을로 옮기면서 국민의힘에서는 해운대구·기장군갑과 진구갑 5선 중진 서병수 의원을 이 지역에 배치했다.

북구는 부산에서 변방 취급을 받았다. 지역 발전에 대한 염원이 큰 곳으로 평가받는다. 보수나 진보 등의 정치 성향을 떠나 지역 밀착형 공약을 잘 펼치는 쪽이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재선과 5선의 대결인 만큼 부산 내에서도 관심이 높다.
부산 북구갑은/그래픽=윤선정




"북구 잘 될라믄 이 사람 뿐"…'부산 재선' 전재수의 수성전

'낙동강 벨트' 부산 북구 갑-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난 19일 부산 북구 덕천동 젊음의거리를 찾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 /사진=오석진 기자
"(부산) 북구 잘 될라믄 전재수(의원) 뿐이다."

지난 19일 오후 1시쯤, 부산 북구 덕천동 젊음의 거리. 운동복을 입고 선글라스를 쓴 채 자전거를 끌고 가던 주민이 4·10 총선에서 3선에 도전하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마주치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친숙하게 전 의원에게 말을 걸며 "북구 출신이 3선, 4선을 해야 북구가 잘 되거든"이라고 했다.

전 의원은 이날 '우리 일꾼 우리 전재수'라고 적힌 피켓을 목에 걸고 젊음의 거리 일대를 누볐다. 마주치는 시민들의 손을 잡고 "점심은 잡수셨어예"라고 인사를 건넸다. 어린 아이 손을 잡고 지나가는 엄마에게 인사를 하자 노란 옷을 입은 아이는 전 의원에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시민들은 스스럼없이 전 의원에게 말을 건넸다. 한 시민은 "아이고, 지난 번에 우리 가게 오셨지예"라고 살갑게 인사했다. 또 다른 시민은 "지난 번보다 야위셨네예"라며 안부를 물었다. 인근 카페에서 커피 두 잔을 사서 전 의원에게 주고 가는 시민도 있었다.

'부산은 보수의 텃밭'이라는 건 이제 옛말이다. 이번 총선 북구갑으로 분구되기 전 선거구였던 북·강서갑은 지난 네 차례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와 민주당 후보가 각각 두 번씩 당선됐다. 지난 두 차례 승리를 이끈 것이 바로 전 의원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지역을 다시 찾아오기 위해 부산 해운대구·기장군갑과 진구갑 5선 서병수 의원을 투입했다.

구포시장에서 약초가게를 하는 60대 남성 A씨는 "내 친구들도 7~8명 모이면 전부 다 전재수 찍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옛날엔 여기도 저기도 민주당 욕이었는데 요즘은 (욕하는 사람) 한 사람도 못봤다"며 "민주당 욕하는 건 옛날 일"이라고 했다.

A씨는 또 "전재수가 8년 하며 잘 하기도 했지만 발전을 떠나서 국민들한테 와 닿는 건 겸손한 것"이라며 "전 의원은 사람이 인간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의원의) 부인도 가끔 시장을 오는데 사람이 참 순하고 착하다"고 했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전 의원에게 표를 주겠다는 시민도 있었다. 구포시장에서 만난 40대 여성 B씨는 "민주당을 좋아하지 않지만 전재수는 사람도 괜찮고 일을 참 잘 한다"며 "이재명과 한동훈만 보면 비례는 민주당을 찍기는 싫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은 항상 말을 잘 못해서 문제가 터지는데 전재수는 그런 것도 없었다"며 "전재수를 이기려고 서병수가 온 것 같은데 북구는 전재수가 더 잘 안다"고 덧붙였다.
지난 19일 부산 북구 덕천동 젊음의거리를 찾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유세중 만난 아이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오석진 기자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북구에서 10년째 거주 중이라는 70대 남성 C씨는 "전재수는 북구에서 2선을 했는데 또 하냐"며 "한 번 바뀌어야 할 때도 됐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의석이 많아서 매번 들고 일어나 되는 게 없다"며 "국회 의석이 반반은 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전 의원의 핵심 공약은 '북구 1000만 방문객 2000억 경제효과시대'다. 금빛노을 관광여가벨트를 조성하고 경부선 철길을 지하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전 의원은 "북구가 정체됐던 세월이 있다"며 "제가 국회의원을 하면서 변화 기운이 태동하는 등 다른 국면을 맞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변화를 만들고 추동했던 재수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게 맞지 않나, 우리 일꾼이 필요하다는 민심과도 맞닿아있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 임하는 각오를 묻자 전 의원은 "부산에서 민주당이 3선을 한다는 게 개인적으로도, 민주당 차원에서도, 부산 입장에서도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구가 부산을 살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현재 정치가 너무 정쟁에만 집중하는데 미래에 집중하도록 바꾸겠다"고 했다.

전 의원은 "이번 북구갑 선거는 민심과 욕심의 대결"이라며 "북구 민심 전재수와 국회의원을 5번 하고도 한 번 더 하겠다며 동네를 넘어온 서병수의 욕심의 대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공약이행률이 98%로 부산 국회의원 18명 중에 1등"이라며 "구민들의 말씀을 잘 듣고 한 귀로 흘리지 않은 지난 세월이 축적되고 누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21일 부산 북구 갑 후보자 등록하는 전재수 후보/사진=뉴스1
◇부산 북구갑은?

부산 북구갑은 이번 총선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선거구다. 당초 부산 북·강서갑과 북·강서을이던 2개의 지역구가 북구갑, 북구을, 강서구 3개로 쪼개졌다.

북·강서갑은 전통적으로 보수당의 텃밭이었다. 그러나 최근 두 차례 선거에서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통상 부산은 보수층이 강한 곳으로 인식되지만 낙동강에 인접한 '낙동강 벨트'에 속하는 지역은 부산 내에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높은 편이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북·강서갑에서 재선을 한 현역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북구갑에서 3선에 도전한다. 그 전인 18대와 19대 총선에서 당선됐던 박민식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후보가 출마지를 서울 강서구을로 옮기면서 국민의힘에서는 해운대구·기장군갑과 진구갑 5선 중진 서병수 의원을 이 지역에 배치했다.

북구는 부산에서 변방 취급을 받았다. 지역 발전에 대한 염원이 큰 곳으로 평가받는다. 보수나 진보 등의 정치 성향을 떠나 지역 밀착형 공약을 잘 펼치는 쪽이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재선과 5선의 대결인 만큼 부산 내에서도 관심이 높다.
부산 북구갑은/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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