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 다녀왔다"…전 의협회장이 전한 의대생 근황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 2024.03.24 16:43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은 정부의 의대증원과 전공의 징계 방침에 반발한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 기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24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에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이 이어지는 가운데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한 의대생과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노 전 회장은 지난 23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의과대학생을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며 "예상은 했었지만 직접 들으니 더욱더 충격적이었다"고 하며 나눈 대화를 질문과 답변 형태로 정리했다.

'언론에서 의학생 휴학 참여 비율이 30%대라고 하던데, 실제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의대생은 "그것은 부모와 학과장의 도장 등 모든 요건을 갖춘 비율을 말하는 것. 실제 참여율은 90%가 넘는다"고 답했다.

학생들 분위기에 대해서는 "처음엔 휩쓸려서 낸 사람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자포자기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일단 빨리 복귀하고 싶어 하거나 복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 1년 휴학은 모두 당연시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해당 질문에 이어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냐는 질문에는 "일주일간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고 의대생은 답했다. 이 학생은 "아~ 세상은 이렇게 사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동안 너무 열심히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의대생들이 자포자기한 이유를 묻자 "정부가 이렇게까지 악할지, 의사들이 이렇게까지 무기력한지 몰랐다. 솔직히 이제는 잘못된 것을 고쳐야 한다는 생각도 옅어졌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회가 정의로운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는 것에 대한 충격이 크다. 그리고 의사를 악마화하는 것을 보고 가슴에 멍이 많이 들었다. 특히 보수층이 의사를 공격하는 것에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토로했다.

의료계와 정부의 합의 전망에 대한 질문에는 "불가능하다. 이전 상태로 돌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리고 의대생들은 대표들도 없는 상태"라고 했다.

그는 "의대협은 설문조사를 통해 통계만 낼 뿐 대표성이 없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고, 아무 생각도 없는 상태다. 그냥 돌아갈 의욕이 없고 어떻게 될지에 대한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노 전 회장은 이 대화를 전하면서 "학생은 대화 내내 힘이 없어 보였다"며 "그리고 한숨이 계속되었다'고 적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전국 40개 의대에 접수된 유효 휴학 신청 건수는 누적 8951건이다.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의대 재학생(1만8793명)의 47.6% 수준이다. 유효 휴학 신청은 학부모 동의와 학과장 서명 등 학칙에 따른 절차를 지켜 제출된 휴학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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