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에는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가 비명 소리와 함께 계속해서 총성이 울려 퍼지자 출구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총격은 공연 직전에 시작돼 이를 해당 밴드의 등장으로 착각한 사람도 있었고, "엎드려 죽은 척했다"는 현장 관객의 말도 전해졌다. 러시아 보안 및 법 집행 기관과 가까운 언론매체 바자는 화장실에서 시신 28구, 계단에서 시신 14구가 발견됐다며 "많은 어머니들이 자녀를 안고 있는 모습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알렉산더 킨슈테인 러시아 의원에 따르면 범인들은 테러 당일 밤 모스크바에서 남서쪽으로 약 340㎞ 떨어진 브랸스크 지역에서 흰색 르노 차량을 타고 도주하다 경찰에 발견됐고, 정지 명령을 따르지 않자 차량 추격전이 벌어졌다. 이들의 차량에서 권총과 돌격소총 탄창, 타지키스탄 여권이 발견됐다. 타지키스탄은 중앙아시아 이슬람 국가로 한 때 소련에 속해 있었다.
TV 편집자 시몬얀은 용의자 중 한 명인 수염을 기른 젊은 남자가 길가에서 공격적으로 심문을 받고 질문에 강한 억양의 러시아어로 대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을 게시했다. 이 용의자는 지난 4일 튀르키예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고 텔레그램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로부터 돈을 받고 공격을 수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는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브랸스크 지역에서 이번 테러 핵심 용의자 4명을 포함해 총 1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FSB 텔레그램에는 타지키스탄 출신 남성 여러 명을 구금하고, 피 흘리는 한 남성이 숲 속으로 끌려가는 장면, 브랸스크 지역 길가에 무릎을 꿇고 있는 다른 남성을 심문하는 영상이 유포됐다.
한편 이번 테러를 주도했다고 밝힌 이슬람국가-호라산(ISIS-K)에 대해, 미국 안보 컨설팅업체 수판그룹의 콜린 클라크 대테러 분석가는 뉴욕타임스에 "이들은 러시아의 아프가니스탄, 체첸, 시리아 개입 사례를 언급하며 러시아가 무슬림의 피를 흘리게 했다고 비난한다"고 지적했다. 이슬람국가(IS) 측 뉴스매체인 아마크는 "이번 공격은 IS와 반이슬람 국가들 사이에 통상적으로 진행 중인 전쟁의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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