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은행권 손실배상 2조 전망…국민은행만 1조 부담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24.03.24 15:45
주요 은행, H지수에 따른 '홍콩 ELS' 손실 및 배상 규모 추정/그래픽=최헌정

홍콩 H지수 기초 ELS(주가연계증권) 손실로 인한 배상 규모가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많이 판매한 KB국민은행만 1조원 규모의 배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은행은 이번 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자율배상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과 SC제일은행이 '홍콩 ELS' 손실 배상 규모는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홍콩 H지수가 5700선을 유지하고, 손실 배상률을 40%로 예상해 시뮬레이션한 결과다.

판매금액이 가장 많고, 손실 규모가 큰 국민은행은 손실 배상 규모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민은행은 올해 만기도래하는 '홍콩 ELS' 규모가 6조1500억원에 이른다. 국민은행은 손실 배상 규모 추정을 위해 관련 인원만 200여명을 투입한 상태다.

주요 은행은 이번 주 임시 이사회를 열고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기준안에 맞춘 자율배상을 확정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2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자율배상 추진을 결정했다. 우리은행은 자율조정 대상 ELS 판매금액은 415억원 수준으로 주요 은행 중 가장 적다.

H지수가 5700선에 머물 경우 6개 은행에서 발생하는 홍콩 ELS 손실 규모는 5조980억원(1~2월은 손실 확정액 반영)으로 추산된다. 이 중 40%를 배상할 경우 손실배상 규모는 2조3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손실과 배상 규모는 향후 H지수 향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H지수가 6000선까지 상승하면 손실 규모는 4조5960억원, 배상 규모는 1조8380억원까지 감소한다. 6500선을 넘어서면 배상 규모가 1조5830억원까지 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ELS 만기가 상반기에 몰려있어 H지수 상승이 늦어질수록 손실 규모에 미치는 영향은 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본배상비율과 대면판매에 따른 공통 가중비율을 고려하면 배상비율이 40%나 조금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며 "개인에 따라 배상비율은 더해지고, 빠지기 때문에 실제 배상비율은 천차만별 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 은행은 우선 배상 규모를 보수적으로 책정해 충당부채(배상준비금)와 영업외손실 등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올해 1분기에 모두 반영하거나 1, 2분기에 나눠 반영하는 방안 등이 검토된다. 과거 사건으로 현재 법적의무가 생기고, 비용 유출과 유출 규모가 추정이 가능할 경우 회계상 충당부채로 인식한다. 금융권에서는 과거 DLF(파생결합상품) 배상, 라임펀드 사태에 따른 손실 예상액 등을 충당부채로 인식했다. 우선 보수적으로 인식한 후 실제 배상이 적게 이뤄지면 환입하는 방식이다.

은행권은 구체적인 배상비율 등이 확정되면 외부인사 등으로 구성된 'ELS배상위원회' 등을 꾸려 실제 배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실제 배상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가 100% 배상을 주장하고 있어 배상 협의 단계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제재가 진행되면 예상되는 과징금 규모 등도 충당부채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선 보수적으로 쌓아 놓고, 배상을 진행하기 때문에 실제 배상 규모는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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