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만의 일본 금리 인상…한국 '밸류업'엔 호재?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 2024.03.21 16:29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지난 19일 일본 도쿄 BOJ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2024.03.19/로이터=뉴스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로이터 도쿄=뉴스1) 조소영 기자
17년 간 요지부동이던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추세가 끝났지만 아직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본격적 긴축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 때문인데, 엔화는 미국 금리인하와 함께 하반기부터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엔저에 피해를 본 한국 증시는 '밸류업' 정책과 맞물려 수혜 기회가 생겼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은행(BOJ)는 지난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 정책금리를 기존 -0.1%에서 0~0.1%로 인상했다. 2007년 2월 이후 17년 만의 금리 인상이며 2016년 2월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도 종료됐다.

다만 BOJ는 완화적인 금융환경을 유지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특히 YCC(수익률 곡선 제어) 정책 폐지 뒤에도 일부 국채 매입은 계속하고, 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경우 매입을 늘릴 것이라고 했다.

이에 마이너스 금리 종료에도 불구하고 엔화 가격은 약세를 이어 갔다. 19일(현지시간) 오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150.96엔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최약세다. 이는 BOJ의 결정이 이미 시장에서 예상하던 바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BOJ의 입장은 긴축 전환보다는 '정상화'에 가까운 것으로 받아들여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엔화 가격이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과 일본 간의 금리차가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서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BOJ는 정상화 이후에도 완화적인 금융시장을 유지할 것으로 발표한 만큼 연속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제한될 것"이라면서도 "2분기까지 엔화 약세 이후 연준의 금리 인하와 함께 점진적인 강세 전환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했다.
일본은행(BOJ)는 지난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 정책금리를 기존 -0.1%에서 0~0.1%로 인상했다/사진=뉴시스
엔화가 지금의 약세를 벗어나서 강세로 전환한다면 이는 한국 증시에는 상승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엔저는 일본의 밸류업 정책과 맞물려 외국인 투자자들을 일본 증시에 끌어들이는 요소로 작용했다. 환차익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와 주식시장 입장에서 슈퍼 엔저 현상은 달갑지 않은 현상"이라며 "슈퍼 엔저가 일본 증시의 투자 매력도를 지지해준다는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국내 증시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2분기 이후 엔화의 강세는 한국 증시 내 외국인 투자자 유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3분기부터는 한국 금융 당국의 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해 증시 활성화를 더 자극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한국거래소와 함께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개발 중이다. 기업가치 제고와 그 노력이 우수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올 3분기 개발이 마무리 된다. 이어 4분기에는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장할 예정이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가치 변화는 엔화 약세의 피해국이었던 것을 고려할 때 한국시장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일본시장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많이 억압돼있던 업종들에서 먼저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이 해당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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